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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셰익스피어가 추락시킨 비행기,이스턴항공 375편 추락사고[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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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옛적의(사실 200년전의) 미국 뉴욕 주에는 전미순화협회의 회장이자 부유한 의료계 종사자였던 '유진 시펠린'이라는 사람이 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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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주위사람들에게 착하고 정직하다는 평을 들어온 유진 시펠린에겐 한가지 취미가 있었다.

그 취미는 바로 셰익스피어의 소설들을 읽는것이었다.

시펠린은 셰익스피어의 소설을 읽으며 셰익스피어의 뛰어난 필력에 감탄햇고,자신이 셰익스피어의 소설을 읽으며 느낀 감정을 다른사람들도 느낄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어떻게하면 다른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느끼게될지 한참을 생각하던 시펠린은 한가지 묘안을 떠올리게 된다...

 

 

종달새.jpg

종달새

 

시펠린이 떠올린 묘안은 종달새,지빠귀,찌르레기등의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온 새들을 미국으로 수입해서 뉴욕 주에 방생한다는 것이었다.

시펠린은 다른 셰익스피어 소설 독자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의 나온 새들을 보면서 소설속 등장인물들의 심경에 공감하고 셰익스피어 작품을 더 잘 이해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곧바로 시펠린은 종달새와 멋쟁이새같은 셰익스피어 소설에 나온 새들을 미국으로 수입해와 뉴욕 주에 풀어놓았다.

처음에는 다수의 새들이 미국의 환경을 버티지 못하고 죽었지만,시펠린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새들을 방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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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종달새와 멋쟁이새,지빠귀들이 마구 뉴욕에 강제로 투입되어 죽어나가던 와중에 시펠린은 또다른 새 역시 뉴욕에 풀어놓기로 했다.

그 새의 이름은 바로 찌르레기였다.

 

찌르레기가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란 작품에 딱 한번만 등장하는 새이긴 했지만 시펠린은 찌르레기 역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새이니 뉴욕에 풀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던것이다.

1890년,시펠린은 뉴욕주에 1차로 60마리,2차로 40마리 총 100마리의 찌르레기를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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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찌르레기들 역시 미국의 혹독한 환경에 버티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행히 일부 찌르레기가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 둥지를 틀고 버티는데 성공했다.

이 생존왕 찌르레기들은 날이 좋아지자 곧바로 번식하기 시작했고,얼마후 수가 불어난 찌르레기들이 뉴욕 곳곳에서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시펠린은 이제 사람들이 셰익스피어의 소설을 더 잘 이해할수 있을거라며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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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도 찌르레기들은 번식을 거듭하며 뉴욕 주를 넘어 다른 미국의 주로도 퍼져나갔고 20세기 초에는 미국 동부로,그후에는 북미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곧 수억마리의 찌르레기가 미국 전역에서 살게되었다.

20세기 중반쯤 되면 찌르레기는 미국에선 한국의 닭둘기들 급으로 흔한 새가 되었다.

찌르레기는 시펠린이 생각한것보다 적응력과 번식력이 더 강한 새였던 것이다.

그리고...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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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펠린이 찌르레기들을 풀어놓은 때로부터 약 70년후인 1960년 7월 4일 저녁 5시경에 한 항공기(L-188A 엘렉트라)가 하늘위를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있었다.

이 항공기는 바로 72명이 탄 이스턴항공 375편.

보스턴을 출발해 필라델피아,샬럿,그린빌을 경유하여 그린빌까지 가는 항공편으로 기장은 커티스 피츠,부기장은 마틴 켈로웨이,항공기관사는 말콤 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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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35분이 되자 375편은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의 9번 활주로로 이동해서 첫 목적지인 필라델피아로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4분후 관제탑으로부터 이륙허가가 떨어졌고,375편은 평상시와 같이 부드럽게 활주로 위를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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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에어 캐나다 소속 항공기와 철새들의 버드 스트라이크 위기

 

그런데,이륙 6초만에 375편은 크나큰 위기에 빠졌다.

수백마리의 찌르레기 무리가 375편을 향해 날아들어온 것이었다.

곧바로 375편의 네 엔진엔 수십마리의 찌르레기가 빨려들어갔고 1번,2번,4번엔진이 고장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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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들은 필사적으로 엔진들을 재가동하며 추락을 막으려 했지만,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375편은 왼쪽으로 크게 기울어버리며 이륙 47초후 보스턴 항구에 추락했다.

급히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이미 수십명이 물에 빠져 익사한 상황이었고,72명중 오직 10명만이 목숨을 건질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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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직후 CAB(민간항공위원회,NTSB 전신)은 조사단을 꾸려 375편이 왜 추락한것인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375편의 잔해들 다수가 해안경비대 도움으로 무사히 건져질수 있었고,생존자가 있는데다가 사고가 미국 최대의 도시중 하나인 보스턴에서 벌어진 덕분에 조사단은 엄청난 수의 증언들을 별탈없이 확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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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생존자와 목격자들의 증언들을 조사하고 사건현장과 잔해들을 조사하면서 중요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증언,사건현장의 흔적,잔해 조사결과 모두가 새와의 충돌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생존자들과 목격자들은 375편이 찌르레기떼와 충돌한 직후 엔진이 불탔다고 증언했고 사건당시 375편이 이륙한 9번 활주로엔 다수의 찌르레기 시체들이 널려있었다.

결정적으로,375편의 1/2/4번 엔진에는 찌르레기들의 갈려진 시체와 깃털이 들어가있었다.

 

조사단은 L-188A의 엔진을 가져와 찌르레기와의 충돌이 추락의 원인이 맞는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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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L-188A의 엔진인 ALLISON 501-D13 엔진에 마취시킨 찌르레기들을 발사하면서 과연 엔진에 찌르레기가 들어가면 무슨일이 생기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실험결과는 충격적이었다.

ALLISON 501-D13 엔진은 1~3마리 정도의 찌르레기 투입은 어느정도 출력을 유지하며 버틸수 있었지만 4마리 이상이 들어가면 엔진출력이 극심하게 떨어지거나 엔진고장,강제정지가 발생했다.

 

사고당시 375편의 1번엔진엔 잔해분석결과 최소 4마리의 찌르레기가,2번엔진엔 무려 6마리의 찌르레기가,4번엔진엔 한두마리 정도의 찌르레기가 들어가있었다.

실험결과대로라면 375편의 엔진중 최소 3개가 찌르레기로 인해 극심한 출력 저하를 겪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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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이제 375편의 추락원인을 알수 있었다.

추락원인은 바로 찌르레기들이었던 것이다.

375편은 이륙직후 수백마리의 찌르레기들과 충돌했고,이때 다수의 찌르레기가 1번/2번/4번엔진에 들어가며 엔진을 고장내고 출력을 약하게했다.

다행히 3번엔진은 피해가 없었고 4번엔진은 빨려들어간 찌르레기의 수가 적어 잠시후 다시 출력을 회복할수 있었지만 1번엔진과 2번엔진은 이미 크게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고,결국 375편은 좌측과 우측의 추력 불균형이 일어나 1번엔진과 2번엔진이 달린 좌측 날개가 실속하게 되어(사고당시 목격자가 찍은 사진이 있어 조사단이 당시 375편이 실속한 상황이었다는걸 확인할 수 있었음) 왼쪽으로 기울어버린채 추락하게 된 것이었다.

조사단들은 이외에도 이륙부터 추락까지의 시간이 40~50초정도밖에 안되어서 조종사들이 제대로 대응을 할수 없었다는것 역시 사고에 기여했다고 결론지었다.

 

결과적으로 셰익스피어 덕후 시펠린이 방생시킨 찌르레기들이 대참사를 초래해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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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최종보고서에서 찌르레기와의 충돌로 인한 실속이 원인이라고 발표했고 공항주변 조류 개체수 관리와 항공기 엔진 개선을 권고했다.

 

사고이후 새와 비행기와의 충돌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고 터보프롭 엔진이 조류와 충돌했을시 다른 엔진들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이 밝혀져 다수의 터보프롭 항공기가 사장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추락한 375편의 기종이었던 L-188A는 이 사건으로 인해 인기가 바닥으로 추락했고,결국 록히드는 60년 초에 L-188 기종들을 단종시키게되었다.

한편,이 사건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조류때문에 벌어진 참사로 기억되고 있다.

 

 

375편 사고로 희생된 62명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5

백곰따까리 작성자 2021.10.26. 12:06
이번달에 10편 쓰기로 했는데 이렇게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이번주안에는 반드시 10편이상 쓸테니 좀만 기다려주십쇼
댓글
Bleoh 2021.10.26. 12:19
 백곰따까리
천천히 하셔도 조아욥
댓글
ParaConREDs 2021.10.26. 13:28
항공종사자에겐 찌르레기가 찌끄레기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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