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우주/의학 세상 속의 공식 4) 기린의 심장[발롱도르~]

세상 속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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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육상동물 중 가장 심장이 큰 동물은 무엇일까?

긴 목 위의 뇌까지 혈액을 끌어올려야 하는 기린의 심장이 중요하지 않을까?

기린의 심장이 크긴하지만 아쉽게도 긴 목의 혈액을 감당하는 주 요인은 아니야

기린은 어떻게 치명적인 키와 비율에도 불구하고 생존할 수 있을까?

그 비밀은 바로 순환계에 기발한 설계상 특징이 있기 때문이야

스위스의 수학자이자 이론물리학자 다니엘 베르누이는

유체역학의 원리를 세운 인물이야

심장은 몸 속의 펌프이고, 그 펌프가 퍼 올리는 혈액은 액체이지

즉 혈액도 베르누이가 270여년 전에 밝힌 유체운동 원칙의 지배를 받아

유체역학적 관점으로 보면 기린의 큰 키는 사는데 매우 큰 고충을 갖게 하지

다 자란 기린의 키는 4~5m에 이르고 평균 체중은 1t에 육박해

1900년대 중반 어느 부정확한 데이터 탓에 기린의 심장이 거대하다는 환상이 생겼어

하지만 2009년 조사로 기린의 심장 무게는 전체 몸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동물들과 비슷하다는 것이 밝혀졌지

다만 두드러지게 두꺼워

다 자란 기린의 좌심실 벽은 두께가 8cm에 육박하지

어떤 동물이든 심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뇌에 혈액을 충분히,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이야

피가 통하지 않아 뇌에 산소 공급이 모자라면 의식을 잃게 되지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제트전투기 조종사가 입는 것이 G-슈트야

G-슈트는 공기주머니가 붙어 있는 바지로

공기주머니를 부풀려 다리와 복부를 압박하고

피가 하반신으로 몰려 뇌에 산소공급이 달리는 현상을 완화시켜주지

기린도 이러한 G-슈트를 선천적으로 탑재하고있어

기린의 하퇴는 두껍고 꽉 끼는 가죽으로 덮혀있고

심장이 매우 두꺼워 높은 압력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지

그러나 이러한 G-슈트는

기린 목의 격렬한 움직임은 염두에 두지 않았어

기린이 물을 마시기 위해 목을 내렸다가 다 마시고 고개를 휙 들어올리면

아마 우리가 느끼는 기립성 어지럼증 쯤은 장난정도가 아닐까?

이러한 가혹한 고행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기린은 여러 순환계 매커니즘을 개발했지만

그중에 황당하게 거대한 심장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