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여행/사진 대화 안녕하세요 저는 플스에서 일본여행 일기를 쓰고 있는 한프놈입니다[발롱도르~]

먼저 저의 늦은 연재로 안해 큰 피해를 끼치고 실망을 드린 음여갤 갤러분들에게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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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위에 건 농담이고. 아무튼 그냥 오늘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이제 진짜 밀린 글 쓰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여행하러 왔지, 글 쓰러 온 건 아니지 않나?

사실 며칠 쓰지 않기도 했지만... 1일차는 그냥 숙소에서 아무 생각 없이 쓴 글인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쭉 써보려고 했는데 사실 2일차 되자마자 글이 잘 안 써졌어요. 아마 읽으면서 님들도 느꼈을 겁니다. 역시 의무감으로 쓰는 글은 잘 안 뽑히는 게 맞나 봅니다. 그래서 제가 글 쓰는 걸 업으로 삼지 못하는 거겠죠?

아무튼, 여기저기 싸돌아 다니다 오늘에야 말로 밀린 글 쓰겠다는 심정으로 편의점 도시락 사들고 숙소에 놓인 책상에 앉았는데, 작은 폰 화면으로 글씨를 치고 있노라니 읽으면서 눈썹이 살짝 찌푸려지덥니다. '지금 내 모습이 한국에서의 생활과 뭐가 다르더냐?'

(사실 도시락만 먹진 않았습니다)

그 길로 도시락을 빠르게 해치우고 무작정 거리로 나섰습니다. 숙소 근처 딸린 수상한 상가에 들어서니 제가 한국인인 걸 어찌 알아보고는 "오빠~ 이리와~" 라며 호객하는 가라오케 주점 누나들도 보고, 일본에서 처음으로 노숙자도 봤습니다. 그런데 노숙자들은 어딜 가든 피부가 잿빛인 걸까요? 눈가에 검은 꽃이 핀 채 축 처진 눈으로 저를 바라보던 실눈을 마주하고는 도망치듯이 높은 빌딩이 늘어선 도시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숙소가 엄청 싸길래 잡았더니, 치안이 좋은 동네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방 안에서 열심히 글을 썼다면 이런 경험은 오늘 아니면 못 했을 것 같습니다. 산타복을 입고는 저에게 달라붙던 주점의 누나가 내일은 출근을 안 할 지도 모르고, 그 노숙자도 내일이면 자리를 옮겼을 수도 있으니까요.

결론이 뭐냐면... 앞으로 여행 일기를 쓴다 해도 지금까지의 일기처럼 초장문은 못 쓸 것 같습니다. 제가 노트북이나 키보드가 딸린 태블릿을 가져왔다면 모르겠지만(글 쓰기가 한결 편하니까), 조그마한 휴대폰 화면으로 장문의 글을 쓰는 건 나름 고역이네요.

그래도 일기를 안 쓰겠다는 건 아니고, 사진 위주의 간단한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날마다 적당히 써놓은 다음 한국 돌아가서 제대로 써도 되는 걸, 너무 욕심을 부렸네요.

음... 이런 글을 쓸 땐 항상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입니다. 제 고질병이기도 하죠. 그러면 이 글을 마무리하고4일차, 그러니까 '유니버셜 스튜디오'부터 시작하면 되겠죠? 이 글이 올라가고 빠른 시간 안에 3일차 후기가 올라갈 겁니다. 그냥 유니버셜 스튜디오 사진들 위주로 올라갈 거니까. 가볍게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