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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사 [김현회] 전북과 PSG, 억지 친선전이 엑스포 유치에 도움되나?

http://www.sports-g.com/news/articleView.html?idxno=203406

 

그런데 이 경기를 속속들이 뜯어보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경기다. 시기나 장소, 개최 이유 모두 억지스럽기 때문이다. 

 

일단 시기를 살펴보자. K리그는 한창 시즌 중이다. 일주일에 두세 경기씩 치르는 강행군 중이다. 여기에 잠시 휴식기가 있지만 주축 선수들은 혹사의 연속이다. 유럽 축구 팀을 어떻게든 데려와 돈을 벌기 위한 쿠팡플레이는 K리그 올스타를 선발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친선전을 성사시켰다. 오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격돌해야 한다. 휴식을 취해도 모자랄 판에 K리그 핵심 선수 22명이 차출됐다. 그리고 오는 30일 맨체스터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한 경기를 치르고 내달 3일에는 전북현대와 PSG가 격돌한다. 일주일 동안 세 경기가 잡혔다.

 

한 여름 평일 낮에 치러야 하는 상식 밖의 경기

 

혹서기를 맞아 경기가 끝날 때면 22명의 선수가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질 정도로 체력이 바닥난 선수들은 ‘마케팅용’ 경기에 나서야 한다. 이 경기에 나가는 것 자체가 K리그를 대표하는 영광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마케팅용 경기가 K리그 경기력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PSG는 25일부터 8월 1일까지 일본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 오사카와 도쿄에서 3번의 경기를 치르는 PSG는 이어 한국을 방문한다. 부산에서 전북 현대와 친선 경기를 마지막으로 프리시즌 일정을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간다. 내달 3일 치르는 전북현대와의 경기는 오후 5시 개최가 유력하다. 평일 5시에 친선전을 치르는 건 PSG가 이 경기 후 곧바로 프랑스로 돌아가기 위한 선택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팬들과 K리그 선수들은 안중에도 없다. PSG는 비시즌을 맞아 아시아에 돈을 벌기 위해 오는 거다. 물론 그 자체로 비난을 할 생각은 없지만 우리가 그들의 지갑이 돼 줄 이유도 없다. 한국에 딱 1박 2일 머물며 경기를 하는데 그들의 대단한 팬 서비스를 기대할 수도 없다. 경기 하루 전인 8일 2일 오픈 트레이닝이 경기를 제외한 PSG의 유일한 활동일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온다고 해 한창 리그 중인 선수들이 쉬지도 못하고 경기에 임해야 하는 게 정상적인 일일까. 이건 시기상 안 하는 게 맞는 경기다. K리그 최강팀이 상대팀 편의 다 봐주면서 한 여름 평일 대낮에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자존심이 상한다. 

 

장소는 더더욱 문제다. 이 경기는 전북현대 홈 경기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니라 부산아시아드에서 열린다. 만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이 레알마드리드 홈 경기장에서 친선전을 치른다고 생각해 보자. 세계적인 웃음거리다. 그렇다고 부산에 축구 팀이 없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아이파크가 있다. 멀쩡하게 부산 연고 프로팀이 있는데 다른 지역 프로팀을 안방으로 초정해 PSG와 판을 깔아주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여기에 전북현대가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이런 바보 같은 선택을 한 부산시와 주최 측에 대한 비판이다. 부산에서 전북현대와 PSG가 경기를 하는 건 부산아이파크에 대한 모독이다. LA다저스가 내한 경기를 하는데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자이언츠를 거르고 LG트윈스와 경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친선전이 부산엑스포 유치에 끼치는 영향은?

 

이 친선전에 대한 명분은 더더욱 부족하다. 이 경기에는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을 위한 친선전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도대체 남의 나라 축구팀 데리고 와서 부산 연고 팀도 아닌 팀과 경기를 하는 게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과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준비하는 공무원들의 마인드가 이 정도에 불과한가. 부산아시아드는 날아간 지붕도 보수하지 못한 경기장이다. 지난 A매치 때는 제대로 된 벤치도 마련하지 못했다. 이런 곳에서 그럴싸한 친선전 한 번 한다고 갑자기 부산시 위상이 올라가고 엑스포 실사단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오히려 부산시는 부산아시아드의 그 처참한 광경을 숨겨야 엑스포 유치 가능성이 그나마 실낱 같이 늘어나지 않을까. 

 

전북현대와 PSG의 친선전이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과 무슨 관련이 있나. 엑스포는 실사단이 방문해 개최지를 결정한다.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마케팅 대상은 결정권을 가진 이해관계자여야 한다. 자국민이 아니다. 정 이번 친선전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홍보를 하려거든 전 관중을 대상으로 ‘BUSAN EXPO’ 카드 섹션을 90분 내내 하는 게 어떨까. 그래야 이 경기를 지켜보는 전세계 사람들이 ‘아 저긴 경기를 하는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큰 돈 들여 PSG 선수들 모셔오는데 네이마르나 음바페에게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합니다’라고 떠듬떠듬 한국말 하는 영상도 하나 부탁해야 한다. PSG 유니폼에 ‘BUSAN EXPO’ 패치도 달자. 이 정도는 해야 이 경기가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이벤트가 될 것 아닌가. 

 

물론 현실성이 전혀 없다. PSG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리 없다. 그래서 더더욱 이번 억지 친선전이 홍보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유럽 축구 비시즌에 단지 세계적인 스타를 데리고 와 K리그 일정에 맞지도 않는 억지 친선전을 만들어 놓고 보이지도 않는 시야 제한석을 40만 원씩 파는 상술에 고귀하게도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게 불만이다.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노린다는데 유치 확정 이후에 자국민에게 홍보를 해도 충분한 마당에 아직 확정되지도 않는 부산엑스포를 자국민에게 홍보해서 얻는 게 뭔가. 그리고 이 경기를 추진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전국민에게 물어보라. 가장 최근에 열린 엑스포는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 열렸나. 엑스포가 그 도시 밥 먹여주는 것도 옛날 이야기다. 대전엑스포 때라면 모를까. 

 

부산시는 부산 연고 팀부터 사랑하라

 

이 친선전은 시기도 적절하지 않고 장소도 적합하지 않고 명분도 부족하다. 현대자동차가 부산엑스포를 열심히 지원하고 있으니 전북현대는 어쩔 수 없이 이 친선전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북현대에는 잘못이 없고 아시아 투어로 돈 벌이를 하는 PSG도 잘못은 없다. 다만 이 모든 게 순리에 맞지 않는다는 건 꼭 말하고 싶다. 부산아이파크는 이번 시즌 두 번이나 홈 경기장을 옮겼다. 지난 5월 K-POP 드림콘서트를 시작으로, 한 달 뒤에는 A매치를 위한 경기장 보수로 인해 안방을 떠난 적이 있다. 문제는 이번 친선전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향후 콘서트와 이벤트 개최 등 여러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연고팀을 내다 버리는데 이런 졸속 행정으로 엑스포 실사단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까. 

 

잡음 없이 콘서트나 친선경기도 유치하지 못하는 지자체에서 무슨 엑스포인가. 엑스포에 비해 턱없이 작은 행사를 진행하는데도 억지와 명분 없이 일처리를 하는데 엑스포가 유치될 가능성도 적거 엑스포를 유치해도 성공할 가능성은 더 적다. 부산엑스포를 유치 기원 의미를 담겠다고 강제로 복지센터와 공무원에게 종이학 12만 마리를 접게 한 부산시를 보면 엑스포 유치가 그렇게 만만한가 싶기도 하다. 지붕도 날아간 경기장을 보여주고 행사를 한다면서 그 지역 프로팀을 다른 곳으로 보내버리는 게 과연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일까. 아니면 엑스포 유치 방해 작전일까. 현대차와 PSG, 이강인이면 된다는 마인드는 얼마나 부산시가 엑스포 유치를 우습게 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본부터 했으면 한다. 그 도시를 사랑하지 않는 지자체에서 어떻게 전세계인을 불러 박람회를 열어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까. 보이지도 않는 좌석을 수십만 원에 파는 상술을 대단한 이벤트로 포장하지 마시라. 부산시라면 부산아이파크가 어떻게 해야 1부리그로 올라가 더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부산에서 열리는 이 억지 친선전이 부끄럽다. K리그에서는 연고를 옮긴 팀을 패륜이라고 한다. 자식이 부모를 저버린 행위라는 의미다. 반대로 부산은 부모가 자식을 버리려 한다. 이것도 패륜이라면 패륜이다. 혹시라도 이 칼럼을 볼 엑스포 실사단이 있다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이 도시는 스스로 자신들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부산엑스포에 한 표를 던지시겠습니까.’ 

 

footballavenue@sports-g.com

댓글 2

best 욕구불만 2023.07.21. 19:34
민심작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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