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그거 아세요? -미국식 기우제-[발롱도르~]

월남전에서 미군을 괴롭혔던 것은 현지 기후와 지형에 정통하여 온갖 신출귀몰한 게릴라 전술로 인명피해를 야금야금 내던 베트콩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뻑하면 비가 내리며 후덥지근하고 독충이 많은 열대기후에서 싸워야 한다는 피로 또한 미군을 엄청나게 괴롭힌 바 있었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우기와 건기가 극단적으로 나뉘기 때문에, 우기가 한창 진행중일 때에는 심지어 베트콩도 그런 극단적인 기후에서는 성공적인 작전 수행을 보장할 수 없다며 활동을 멈출 정도였습니다.

이는 미군도 알게 되었습니다.

몇년동안 베트콩과 싸우다 보니, 미군들도 얘네들은 몬순때에는 쉬던데? 하면서 서로 공격을 멈추는 상황이 지속되었고 이러한 보고는 상부에까지 올라가 국방부는 이런 작전을 세운 적도 있었습니다.

작전명 뽀빠이라는 이름으로 비밀리에 계획된 구상은 이렇습니다.

왜 하필 뽀빠이냐구요? 

읽어보면 알겠지만 뽀빠이는 해당 작전과 나름 연관이 있습니다.

미군 조종사들은 항공기로 비구름 속을 날아다니는 것을 플라잉 인 팝아이(in popeye)라고 속어로 불렀기 때문입니다.

1. 한창 우기일 때에는 베트콩들마저도 활동이 줄어든다.

2. 그럼 인공강우 기술을 써먹어서 우기를 늘리면 되겠네?

3. 그러면 베트콩 애들도 더 오랫동안 쉬겠지? ㅋㅋ개이득

4. 부수적으로, 우기가 길어지는 만큼 비포장도로를 진창으로 만들어 적의 보급에 심대한 장애를 끼칠 수 있다.

라는 속셈으로 미군은 실제로 1966년부터 1972년까지 북베트남의 주 보급로와 라오스 영토를 가로지르는 우회로에 군용기를 이용하여 구름씨를 뿌림으로써 인공강우를 유발했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기후를 조작하여 무기로 쓴 것입니다.

일선 지휘관들은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의외로 효과는 대단하여, 우기때마다 베트콩의 주보급로인 호치민 루트를 마비시켜 보급난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전쟁기간동안 극비사항이었다가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얼마 있지 않아 대중에 공개되었는데,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전쟁 및 기타 적대적 행동을 위한 기후개변은 규탄받아야 한다는 비난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래서 1976년에는 미국과 소련 상호간에 이런 적대적 의도를 가진 환경개변행위를 금하자는 양자협약을 기반으로 하여 국제연합에서 환경변경기술의 군사적 또는 기타 적대적 사용의 금지에 관한 협약으로 성립되어 체결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본 협약의 가입국입니다.

그런데 우리 측 해석선언이 조금 특이한게 특징입니다.

당시 대한민국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인공강우를 빈번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조차 아니하였는지, 댐을 통하여 하천의 높낮이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홍수, 침수, 수자원의 고갈 및 수력발전자원의 인위적 파과 및 기타 행위를 전쟁 및 기타 적대적 의도로 행하였을 시에는 본 협약상 환경변경으로 간주된다고 외교부가 제공하는 자료에 명시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당 협약상에서 명시하는 환경변경행위에는 단순히 인공강우만이 아니라 생물상, 암석권, 수권 및 대기권을 포함한 지구 및 외기권의 변화 전체를 통틀어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니죠.

예를 들자면 지진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도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