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종교 그거 아세요? -EL D10S-

축구의 역사 이래 전설적인 족적을 남긴 선수들은 상당히 많죠?

그리고 이를 넘어 축구의 신 취급을 받는 사람들 역시 있습니다.

펠레, 에우제비우, 마라도나, 그리고 현재진행형인 선수까지 넣자면 메시와 좆두가 있겠죠.

그러나 이 중에 진짜 신으로 추앙받는 사람은 단 한 명 뿐입니다.

여러분도 익히 아실 겁니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그는 당대 최고의 축구선수들 중에 가장 신의 자리에 가까운 인물일 것입니다.

그의 별명 중에는 EL D10S가 있는데, 스페인말로 신을 뜻하는 dios에 현역시절 즐겨 쓰던 백넘버인 10을 넣어 그가 축구의 신이라는 것를 어필하는 별명이지요. 

마라도나는 그냥 축구만 잘 하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부터도 신으로서 추앙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렇습니다.

전성기를 보냈던 SSC 나폴리에서는 화려한 활약과 함께 여러 트로피를 안겨주며 이탈리아 북부에게 거지동네, 이탈리아의 시궁창이라 항상 멸시받던 나폴리 사람들의 꺾인 자존심을 채워주었고, 아르헨티나 국가대표에서는 멕시코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직접 두 골을 넣어 꺾음으로써 4년 전 포클랜드전쟁에서의 참패로 꺾였던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자존심을 채웠습니다.

이런 행보를 보였기에 나폴리와 남미 등지에서는 신으로 추앙받다 못해 진지하게 마라도나를 숭배하는 교단이 마라도나 교회(Iglesia Maradoniana)라는 이름으로 생길 지경입니다.

크리스마스 대신 마라도나의 생일인 10월 30일을 크리스마스로 여기며,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신의 손으로 한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골로 잉글랜드를 무너뜨렸던 7월 22일을 부활절로 삼아 기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무래도 가톨릭을 주로 믿는 동네에서 발생한 종교라서 상당한 부분이 가톨릭과 닮았는데, 순례의 대상인 성지도 있고 마라도나의 흔적이 서린 성유물도 따로 지정할 정도입니다.

성당이나 성지에 성인의 유해를 모셔놓듯이 나폴리의 어느 카페에는 디에고 마라도나의 모발을 모셔두었습니다.

인도를 방문했을 때 머물었던 어느 호텔에서는 마라도나가 묵었던 객실을 마라도나의 성소로 삼았는데, 여기서는 마라도나가 룸서비스로 시켜먹고 버린 새우껍질을 성유물이라고 하여 보존중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어느 실내축구장 천장에는 마라도나교 버전의 천지창조가 그려져 있습니다.

마치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미켈란젤로가 신이 아담을 창조하는 것을 남겼듯이 마라도나가 메시를 창조했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