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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벼락맞은 비행기,팬암 214편 추락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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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12월 8일,미국 메릴랜드 주 상공.

81명이 탄 B707-121 한대가 하늘위를 날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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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공기는 바로 푸에르토리코 루이스 무뇨스 마린 국제공항에서 이륙해 볼티모어 워싱턴 국제공항을 경유하여 필라델피아 국제공항까지 가는 팬암 214편이었다.

이날 214편의 기장은 조지 크누트,부기장은 존 데일,항공기관사는 존 캔슬리였다.

214편은 항공업계에서 꽤 기념비적인 항공기였는데,첫 번째로 인도되고 첫번째로 상용운항을 시작한 보잉 707기였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214편은 퇴역하는 순간 어디 전시될것이 거의 확실한 노후가 보장된(?) 항공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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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214편은 오후 8시 24분에 경유지 볼티모어를 이륙해 필라델피아를 향해 가기 시작했다.

약 30분 후 214편은 필라델피아 코앞에 있는 메릴랜드 주에 도착했고 필라델피아 주위의 뇌우와 난기류때문에 잠시 5,000피트 상공에서 대기해야 했으나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필라델피아까지 별탈없이 갈수 있을거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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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후 8시 58분에 214편은 돌연 관제탑에게 메이데이라고 외치며 항공기가 통제불능의 상황이라고 교신했다.

그리고 214편이 메이데이 선언을 한지 몇초 후엔 214편 주위에 있던 내서널에어 16편이 214편이 화염에 휩싸인 채 추락중이라고 급히 관제탑에 보고했고,메릴랜드 주 일대에서 항공기 추락신고가 빗발쳤다.

경악한 관제탑은 급히 메릴랜드 일대에 수색대와 구조대를 파견해 생존자들을 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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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후,구조대는 메릴랜드 주 외곽의 옥수수밭에서 214편을 발견했다.(최초 발견자는 메릴랜드 주경찰)

214편은,아니 214편의 '흔적'은 발견당시 메릴랜드엔 비가 내리고 있었음에도 구조대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정도로 화염에 휩싸여있었고 진압에만 4시간이 걸렸다.

화재가 얼추 진압된후 구조대는 곧바로 생존자 수색에 나섰지만,안타깝게도 생존자는 아무도 없었다.

214편 탑승객들의 시신은 임시로 필라델피아 주방위군의 무기고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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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편 추락소식이 알려지자 민간항공위원회(CAB,NTSB 전신)는 곧바로 조사단을 꾸려 사고원인을 조사하게 했다.

사고현장에 도착한 조사단원들은 일단 블랙박스를 회수한 후 잔해를 조사하고 목격자들의 증언을 청취하며 본격적으로 사고조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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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처음엔 214편이 1959년에 훈련비행중 오른쪽 엔진이 떨어져나가는 사고를 겪었던 적이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당시 메릴랜드-펜실베이니아 지역에 엄청난 난기류와 뇌우가 몰아쳤던 것을 근거로 난기류로 인해 59년에 탈락했었던 엔진과 중요한 전선이 파열되어 추락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시 인근지역을 비행하던 조종사들은 그 가설을 부정했고,59년 사고 이후에 214편이 팬암정비사들의 대규모 점검을 4차례나 받았었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 가설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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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력해보이던 가설이 부정되어 조사단이 당황하던 이때,설상가상으로 안좋은 소식이 하나더 정해졌다.

추락 당시 214편의 블랙박스가 중력의 200배에 달하는 힘을 받아버려 손상되었고,데이터 추출이 어려워졌다는 것이었다.(그래도 나중에 어찌저찌 복구는 성공)

연이어서 중요한 단서마저 잃게된 조사단들은 크게 실망했고,사건은 이대로 미궁속으로 빠질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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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때,목격자들의 증언을 듣던 조사단원이 한가지 중요한 단서를 얻었다.

목격자들이 번개가 항공기에 내리친 후 폭발이 일어났고,그후 214편이 불타며 추락했다고 증언했던 것이다.

번개랑 접촉한 후 폭발이 일어났다고?

조사단은 곧바로 214편의 잔해들에 폭발흔적이 있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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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결과,214편의 좌측 연료탱크에서 폭발 흔적이 발견되었다.

조사단은 214편이 번개에 맞아 조종불능이 되었을 가능성을 진지하게 의심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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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고원인이 번개일수 있단 소식을 들은 항공업계에선 한 항공기가 1년에 평균 한두번 정도 번개를 맞는 일이 과거부터 빈번하게 발생해왔기 때문에 이미 대다수의 항공기에 피뢰침을 설치한 상태라면서 번개는 원인이 아니라고 집단 반발했고,조사단은 214편이 번개에 맞아 추락했단 확실한 원인을 찾기위해 잔해들을 추가적으로 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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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결과,조사단은 214편의 왼날개 부분 (연료탱크 폭발이 발견되었던 날개 부분) 잔해와 날개 뒷쪽 부분 잔해에서 여러개의 낙뢰에 맞은 흔적과 폭발한 흔적을 발견했다.

이것을 본 조사단은 이제 214편이 추락한 정확한 이유를 알수있었다.

원인은 바로 번개의 날개부분 연료탱크 직격으로 인한 대폭발이었다.

하필이면 번개가 직격한 부분이 좌측 연료탱크 부분이어서 기화된 연료에 고전압이 걸리며 점화가 일어나(발화 원인은 조사단이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고,사광현상이 원인일거라 추측하는 선에서 그쳤다) 대폭발이 벌어졌고,이것이 다른 부분의 연료탱크들도 점화시키며 추가적인 폭발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 폭발로 인해 214편은 조종계통을 상실하고 화염에 휩싸였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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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정말 번개로 인해 연료탱크가 터질수 있는지 알기위해 직접 사고당시 214편의 연료탱크에 들어있었던 연료였던 JP-4 항공연료를 이용하여 실험을 해보았고,그 결과 JP-4 항공연료가 매우 발화성이 높기 때문에 정말 폭발이 가능하단 결과를 얻었다.

214편은 정말 재수없게도 피뢰침이 커버가 불가능한,매우 불이 잘붙는 부분에 벼락을 맞고 그대로 추락한 것이다.

 

 

Pan-Am-Boeing-707-121-Foto-Boeing.jpg

조사단은 65년 3월에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낙뢰로 인한 폭발,화재와 그로 인한 조종불능이 추락의 원인이라고 발표했고 방전 설비 개선을 권고했다.

 

214편 사고후에 미 연방항공청은 항공기에 정전기 방지장치를 장착하게 하였고,발화성이 매우 높아 214편의 추락에 매우 큰 영향을 주었던 JP-4 항공연료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미국 항공업계에서도 더이상의 이런 유형의 사고를 막기 위해 대규모 항공기 설계개선과 수정을 했고,그 결과 71년에 벌어진 LANSA 508편 추락사고 이후로는 번개로 인한 추락이 일어나지 않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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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메릴랜드 주 엘크턴의 214편 추락현장에는 추모비가 세워져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214편 사고로 희생된 81명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2

안유진 2022.02.12. 00:21
어우 낙뢰는 피할 수도 없고...
댓글
잿빛토끼 2022.02.12. 12:22
팬암 항공사고 하면 테네리페 참사부터 생각나는데, 이 사고 또한 사고원인이 원인인지라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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