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종교 그거 아세요? -손 세개 달린 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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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중 러시아, 세르비아, 그리스 등지의 종파인 동방정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바로 성물로 예수나 성모 마리아, 그 외의 굵직한 족적을 남긴 성인들을 기리는 행위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형물 또는 회화들은 보통 '이콘'으로 통칭되는데, 그 자체로 동방 정교회 양식의 예술품들을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중에는 동방정교회에서만 전해지고 있는 기괴한 모습의 성모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트리케이루사 혹은 트로예루치차라 하는 팔이 셋 달린 성모상입니다.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오른손과 왼손 외에도 오른손 밑에서 돋아난 또 하나의 오른손이 보이는데, 이것은 동로마 제국 시절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기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8세기 경 시리아에 살던 기독교 교리학자로, 후에 시성되어 신학자들과 이콘 화가들의 수호성인이 된 다마스쿠스의 요한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의 동로마제국 황제 레온 3세가 밀었던 성상파괴운동에 극렬하게 반발했던 기독교 학자 중 하나로 중앙정부와 엄청난 마찰을 빚었습니다.

짤은 당시 성상파괴운동의 영향으로 인해 훼손된 것으로 추정되는 교회 외벽 장식물입니다.

*참고로 레온 3세가 왜 갑자기 성상들을 때려부수라고 했는지는 오늘날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성상파괴운동 자체가 갑자기 시들해지면서 성상파괴의 명분이나 목적에 대한 기록마저 사라져 아직까지 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아무튼 그는 황제의 미움을 산 탓에 하지도 않은 모반죄를 뒤집어쓰고 손모가지가 날아가는 형벌을 받았습니다.

한 손을 잃은 그는 손까지 잃어가며 지켰던 성모상 앞에서 기도를 드렸는습니다.

그런데 그 때!

그는 갑자기 없어진 손이 피콜로마냥 잘린 자리에서 다시 솟아나는 기적을 경험했고, 이 기적에 감사드리기 위해 추수감사절 즈음에 그는 자신의 손을 본딴 은세공품을 만들어 성모상에 갖다 붙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는 예루살렘 인근의 수도원에 이 성상을 기증했고, 그 수도원은 나중에 다른 수도원에 성상을 기증하기를 여러 번...

14세기경 그리스의 어느 섬에서 이를 발견한 세르비아의 왕 두샨이 이를 입수하여 세르비아로 가져가며 손 세개 달린 성모상이 정교계에 널리 퍼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