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곡 모음 비? 오히려 좋아
- 겨울이오길
- 17
- 0
- 2
요새 비가 정말 자주 온다. 지하에서 근무하느랴 바깥 날씨를 알 방법이 별로 없지만,
퇴근 할 때 코에서 느껴지는 비 내음은 비가 왔었음을 알려준다. 뭐 냄새가 아니더라도 땅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내 닉네임이 비록 '겨울이오길'이지만, 난 눈 보단 비를 더 좋아한다. 아니, 가장 좋아하는 날씨가 비 오는 날씨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의미에서 장마가 있는 여름은 내게 축복 가득한 계절이다.
비가 오면 여러가지로 고통스럽다. 잠깐 비가 오는건 시원하지만, 비가 계속 오면 무엇보다도 너무 습하다. 계속 우산 쓰는건 귀찮고, 습하면 빨래가 잘 안 마르는건 물론이요, 책들도 눅눅해지며, 땀도 잘 난다. 요즘 생활관에 널어 둔 빨래가 잘 안말라서 자꾸 냄새가 나는데, 마땅한 해결방법이 없어 서로 고통받고 있다. 왜 우리 층엔 건조기가 없는것일까.
그럼에도 비가 오는 걸 좋아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모든걸 '낭만'으로 치부하고 그냥 넘길 수 있기 때문이겠다. 불편한 게 낭만이라니. 정말 무책임한 답변 아닌가? 저렇게 불편한데도 '낭만적'이라는 이유로 좋아한다니. 너는 그녀가 왜 좋아? 라는 질문에 '그냥'이라고 대답하는 고구마 100개는 먹은 것 같은 답변이겠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납득을 시켜보고자 노력을 해본다면, 빗소리와 그 분위기가 너무도 낭만적이지 아니한가? 만약 눈에도 눈 내리는 소리가 있다면 나는 진정으로 겨울을 여름보다 더 사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빗소리는 있어도 눈 소리는 없다. 흐릿한 날씨에 차갑게 추적이는 빗방울은 빨래가 마르지 않는 불편마저 낭만으로 탈바꿈한다. 습한 날씨에 절로 나는 땀방울도 빗방울과 섞이며 낭만이 된다. 우산을 하루 종일 쓰고 있어서 팔이 아프지만서도, 비와 가장 가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기며 그 조차도 사랑한다. 비바람에 긴 여름바지가 흠뻑 젖어가도, 마르겠거니 하며 그 조차도 괜찮다. 비가 온다면 말이다.
매체들에선 '비'라는 존재를 항상 부정적으로 묘사하곤 한다. 가령 비가 오는 날에는 이별이나, 안 좋은 일이 터지는 뻔한 클리셰라던가, 우울한 마음을 대변하는 배경으로 쓰인다. 비를 '사랑'과 '낭만'으로 느끼는 매체는 별로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아 이 좋은 걸 왜 모르지?
난 언제부터 비가 좋았을까? 생각해보면 재수 시절부터 비가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비가 좋아진 이유는 다름아닌, 비와 관련된 노래가 너무 좋아서였다. 당시 나는 에픽하이의 노래에 빠져 있었는데, 특히 '우산'은 정말 오백번도 넘게 들을 정도로 좋아했다. 토이의 '피아니시모'나 아이유의 '푸르던' 역시 비가 오면 자주 떠올리던 노래였다. 비가 올 때마다 나는 MP3에서 그 노래들을 찾아 들었고, 점차 비의 매력을 하나 둘 알아가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2018년부터 지금까지 비와 관련된 플레이리스트를 줄곧 만들어 오곤 했다. 2019년 까진 그냥 '비'가 들어간 노래는 다 때려박았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모든 비를 사랑하는건 또 아니었다. 난 약간, 잔잔하면서도, 조금은 더우면서도, 조금은 시원하면서도, 조금은 신나는 여지가 있는 비를 사랑하는 것이었다. 대체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잘 모르겠다. 그냥 플레이리스트를 들어 보시라.
이번에 만든 플레이리스트는 심히 마음에 든다. 비오는 날에 트는 식상한 노래부터, 남들은 잘 모르는 '나만 아는 비 노래'까지. 발라드부터 힙합까지. 1980년대부터 2021년까지. 따뜻한 비, 시원한 비, 슬픈 비, 신나는 비 등등 내가 좋아하는 비에 대한 감정과, 시대상과 느낌 모든걸 담았다. 당신이 비를 사랑한다면 호불호가 절대 갈릴 일이 없도록 만들었다. 스포티파이를 쓰고 있다면 꼭 들어보길 바란다.
https://open.spotify.com/playlist/3FETAtx6JYNk0YMk3MB7HT?si=846daf2523254b71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공지 | FLS Playlist 2 [도르~] | 한소희 | 746 | 8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29 | 4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44 | 2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Jarrett | 82 | 7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닉값
[도르~]
|
Jarrett | 34 | 5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운동하면서 들은 앨범
[도르~]
|
산미겔 | 23 | 3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36 | 3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11 | 1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9 | 1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9 | 1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12 | 1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8 | 1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18 | 3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24 | 5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28 | 4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27 | 3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내가 생각하는 현시점 파트별 한국 최고
[도르~]
|
Jarrett | 101 | 5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12 | 3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27 | 4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25 | 5 | |
| 여러 곡 모음 |
이미지
|
리나군 | 13 |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