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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주변기기] 수집한 키보드를 개조할 것인가, 그대로 둘 것인가[발롱도르~]

새벽에 논문 읽다가 대충 하기 싫어서 생각난 김에 키보드 취미 새로운 주제 한번 간다링

 

부품을 떼고 버릴 것인가, 본래의 형태를 보존하는 데에 주력할 것인가

 
어떠한 키보드이건 간에 스위치, 기판, 혹은 러버돔 등 여러가지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러한 부품을 내맘대로 구성하여 나만의 배열, 내가 원하는 결합 방법,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케이스를 가진 키보드를 달성하는 것이 커스텀 키보드의 근간이라고 봄.
 
다만, 알프스 혹은 토프레를 커스텀화 하기에는 문제가 있었는데, 원 제조사가 아닌 타사의 부품, 대체부품이 적었다는 것.
근래에는 토프레 키보드를 구성하는 부품중 기판과 보강판을 제외하고는 데스키에서 생산중에 있음.
중국에서 기판과 보강판을 틈틈히 생산하고 있기에 (매트릭스 팔콘) 토프레가 아닌 회사의 부품으로 만든 토프레 커스텀 키보드의 완성이 목전에 있으나, 알프스 커스텀 에게는 그저 요원할 뿐.
 
여기에서 알프스 커스텀 키보드를 만드려는 사람에게 고민점이 생김.
내가 구한 알프스 키보드 매물을 뜯어 스위치와 키캡을 뺏은 후, 버릴 것인가.
구한 매물을 복원하여 그대로 쓸 것인가.
 
나는 커스텀 키보드를 원하는가, 키보드 수집을 원하는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임하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커스텀 키보드를 하는 순간 중고판매 시의 원금 보전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막연한 우려와, 상태 좋은 매물이 보증하는 높은 중고가격이 더해져서 어느 샌가 "나는 이 키보드를 딸 것인가 말것인가" 의 고민에 시달림.
 
상태좋은 체리 순정 염료승화 , 150만원에 팔렸음, 이걸 딴다고?

IMG_4574.jpg

(From MechMarket, #Zaksin, ESA-3000HASRO)
 
이는 어떠한 키보드를 주웠는가에 크게 달라지지만, 여기서 방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
키보드를 나의 온전한 소유물로 보는가, 남에게 보여주는 자랑물로 보는가에 달렸음.
 

나는 즐기려고 샀는가, 자랑하려고 샀는가

 
이러한 고민은 끽해봐야 이백선에서 끝나는 키보드보다는, 자동차나 음향을 취미로 가진 사람, 더 나아가서 예술작품 수집가에게나 어울린다고 보기는 함.
내가 소유한 물건에 대해서, 제3자의 시점을 개입시키는 순간이 분명히 있음.
유명하고 인지도 높은 과거 키보드를 구한 시점에서, "뜯어서 커스텀 해야지" 라고 의견을 교환할 때에
"와 그걸 뜯네" 가 예시가 될듯.
 
내가 샤프 80년대 키보드를 알아보던 중, 알프스 키보드는 과거이면 과거일수록 스위치당 제조단가가 높은 인식이 있으므로, 가능한 오래된 모델을 구하려고 양붕이들과 대화하는 순간, "고작 커스텀을 하기 위해서 그 귀한걸 따버린다고? 넘기셈, 따면 죽임 ㄹㅇ" 라는 양붕이가 있었음.
 
이 말을 듣고 "괜찮은 매물을 가졌구만" 이라는 만족감이 드는 순간이 바로, 내가 제3자의 시점을 내 소유물에 주입시키는 순간인데.
이 부분에서 내가 느끼는 한일간의 재밌는 차이점도 있음.
 
일본은 산발하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지가 뭔 키보드를 사서 어떻게 했는지를 지맘대로 올려놓고 끝인 경우가 많은 반면, 한국은 통일된 인터넷 사이트 위에서 "내가 이 키보드를 따서 커스텀 했소"를 올리게 됨.
 
자기 행위의 과시를 하는것 까지는 동일하다만, 그 과시에 대한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 개인의 블로그와는 다르게, 커뮤니티는 온갖 개입을 허용함.
물론 내가 본 알프스 블로그는 대부분 배나온 아저씨들의 구식 웹사이트가 덧글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는 점도 있음.
 
결국 제3자의 시점을 내가 의도치 않게 개입시키는 순간, 나의 온전한 본래 지향점이 흐려지고, 이는 취미 영역 안에서의 방황으로 이어짐.
 

취미 불만족

 
이 부분 부터는 내 개인적인 망상이기는 하다만, 이러한 방황은 큰 돈 써놓고 안정된 만족감을 얻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봄.
스스로의 지향점을 지켜가며 취미 생활을 하다 보면, 돈 100원을 썼을 때 얻을 만족감의 크기가, 학습에 따라 안정화 되어감.
내가 키보드를 잘 알고, 그걸 사서 뭘 할지도 계획이 있고, 그 계획에 따르게 되면 어떠한 키보드를 쓰게 될지 구체화 되기 때문.
근데 방황하면서 취미 생활을 하다간, 이 키보드는 스위치 따려고 사놓고 보관만 하고, 저 키보드는 누구 말 따라서 그 사람 말대로 개조하고.
개인의 경험과 기억을 제3자의 의견이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돌아보니 "이건 뭐하러 샀어" 라는 키보드가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는 거임.
결국, 똥고집으로, "내가 딴다면 따는거고, 내가 수집한다면 안딴는거다." 가 되어야 돈 쓴만큼의 값어치를 하게 될듯.
 

 "프리미엄 주고 샀는데 감가 맞고 팔았네" 를 방어하는건 오직 그 구매가 오롯이 자신의 선택이었다는 신념일거임. 

 
쓰다보니 내용 산으로 가네

댓글 19

HUGE 2022.04.01. 07:38
무슨 취미든 결국 줏대가 중요함. 우리나란 눈치 주고 받고 급나누고 비교하는게 많아서 줏대 없으면 돈 쓰고도 만족도가 떨어짐.
그리고 사견을 달자면 뜯으려고 샀다가 안뜯은적이 있는데 나같은 경우는 "와 그걸 뜯네" 보다는 삼신흑 길들이는 맛을 느껴서 그런 경우임.
알프스 같은 경우도 기존 커스텀 하우징에 쓸수 있게 기판이 나온걸 본적 있음. 애초에 하이니 기판이 체리-알프스 혼용이 가능함. 보강은 공제자가 지원하는경우도 있고 유저들이 만드는 경우도 있으나 체리보다는 자체제작이 많은 편
댓글
키보드장사꾼 작성자 2022.04.01. 08:04
 HUGE
새벽에 써서 그런가 생각을 이상하게 했네 ㄹㅇ
하이니가 기판 만들고 보강은 여기저기서 만드니까 karolingian 아저씨라던지, 스위치만 있으면 되는구나
DCS 발 알프스 키캡은 체리 무보강용 스테빌을 쓸수 있어서 그렇게까지 막 빡세지 않은걸 생각하면
오히려 중국발 토프레 기판 + 보강 + 케이스 가 더 드물기는 하넴,,,, 노르바우어나 녹서리 생각하면 뭐 거기서 거기겠으셈


우리나라 눈치 주기에 대해서 생각해보는게 있는데,
웃긴게 양붕이들은 첫 커뮤니티발 키보드가 한국에서 나온 옷디라고 그 상징성 때문에 OTD CL은 가격이 네자리수를 넘어갈 정도로
거의 뭐 동상마냥 됐는데,

한국사람 입장에서 보면 양붕이들은 서로 눈치를 준다기 보다는, 커뮤니티에서 원하는 사양에 대해서 공론화를 해나아간다는 점에서
양붕이들이 "커뮤니티성" 이 더 나은것 같단 말임.
그놈의 "커뮤니티" 라는게 한국사람 입장에선 오글거리기만 하긴 한데...

"옷디가 사비털어 프로토타이핑 여러번 했다" 라는 점이랑, 기키갤에서 그 누구지 상판 결합 좋아하던 짬 먹은 아저씨가 "요즘 키보드들은 옛날마냥 사비털어 프로토타이핑하는 연구정신이 없다" 라는 말을 했다는 점에서,

양붕이들 - 다같이 모여서 뭐가 타건감이 좋을지 공론화 하고 그걸 제조자에게 전달하여 대량생산후 저렴하게 즐김
한국 - 혼자 졸라 머리 싸매서 내놓고 설득함, 동호회 사람들이 사감, 이러한 관성으로 이어지는 생산, 키붕이가 사감, 눈치줌, 눈치보며 사양 바꿈,
인가?????? 싶었음.
댓글
HUGE 2022.04.01. 08:37
 키보드장사꾼
건전한 토론이 있으면 좋은데 내건 올려치고 남건 내려치는 글이 많은거 같음. 고로시가 많아서 의견 내기 힘든것도 한몫 하고. 근데 키보드 커뮤 정독 안한지 반년은 되서 내 말이 틀릴수도 있음.
댓글
키보드장사꾼 작성자 2022.04.01. 08:58
 HUGE
기키갤에서 일본디코 아는 갤럼한테 디코 받아서 봤는데
영삼이가 한국 코스탐 신화 약간 질투하는듯한 채팅 우연히 보고 신기했음
댓글
HUGE 2022.04.01. 10:45
 키보드장사꾼
솔직히 한국이 커키질 하기 환경이 너무 좋음여 ㅋㅋ
댓글
키보드장사꾼 작성자 2022.04.01. 11:26
 HUGE
생각해봤는데 일본은 멤브레인한테 뚜까맞고 필코와 토프레만이 살아남았을때 외치던 홍보문구가 [오래 타이핑해도 피로해지지않는 키보드] 였음.
영삼이가 그러는데 80년대 알프스 스위치도 일본인 시장에서는 가벼운 압력만 팔렸다는 점, 그리고 토프레가 그러한 가벼운 타이핑으로 유명세를 탔다는점에서 이러한 실무 지향적 홍보문구는 시장의 암묵적 룰이기도 했고 고객들의 공통적인 이해및 바라던 점 이었던것 같음

워낙 타이핑 실무업무가 70년대 타이프라이터 기사부터 시작되었던지라, 실무용으로만 홍보가 되면서

우리나라마냥 덕후가 모여서 타건감, 타건음 그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일본에서 생기기엔 실무 지향의 홍보문구의 영향이 강하게 남아있는것같음.
댓글
키보드장사꾼 작성자 2022.04.01. 11:26
 키보드장사꾼
물론 첨에 옷디 키보드 60대 가공및 후처리를 ㅇ뚫어낸 그 스타팅포인트의 영향이 코스탐의 발단의 큰 힘이었떤것두 있을것 같구
어? 되네? 뚫리네? 힘들지만 할수있구나
요런거?
댓글
키보드장사꾼 작성자 2022.04.01. 10:34
 사쿠라미코
개인 블로그 파볼라 캤는데 넘 귀차내요
댓글
사쿠라미코 2022.04.01. 10:45
 키보드장사꾼
꾸미고 그런 과정이 싫다면 기본 디자인 퀄이 좋은 velog는 어때요? 마크다운 문법만 익히면 쉽게 사용할 수 잇읍니다
댓글
키보드장사꾼 작성자 2022.04.01. 11:23
 사쿠라미코
오! 깃헙 해볼라다가 HTML 써야된대서 포기했는데
고것은 첨 듣네용
알아보것습니다
히히 감사해용
댓글
키보드장사꾼 작성자 2022.04.03. 13:16
 사쿠라미코
마크다운 진짜 편하네요
너무너무 간단해서 문제이긴 합니다 글자크기도 못바꾸니 이건 개발용 Readme 쓰기에만 알맞은거 같네요
그래도 호스팅도 필요없고 너무너무너무 간단해서 너무 좋습니다
개발자들만 모인곳에서 키보드 얘기할라니까 좀 부담스럽네요
댓글
AKMA 2022.04.01. 21:05
자기가 꼴리는 대로 하는게 최고 뭐라 해도
자기 만족이 채워지지 않으면 취미라고 할 수가 없음
댓글
키보드장사꾼 작성자 2022.04.02. 09:09
 AKMA
살면서 순수하게 내 꼴리는대로 사는게 힘든데
취미생활하면서만 할 수 있는거고
그만큼의 변덕을 스스로 부려보는 재미겠징?
집만 컸으면 일본 워드 프로세서 알프스 가챠 돌려보는건데
가챠 잘못돌리면 7키로 쇳덩어리 쓰레기만 줍는꼴이라 개무서움
댓글
AKMA 2022.04.02. 13:14
 키보드장사꾼
나도 휩쓸려서 이거 저거 사고 팔고하다
자체에 현타와서 다 팔고 요즘 좀 다시 불타는 상황인대
그냥 내 꼴리는대로 하는게 정신적으로 좋음
가챠 돌리는거만 빼고 그건 ㄹㅇ무서움
댓글
키보드장사꾼 작성자 2022.04.02. 17:54
 AKMA
일본은 옛날 키보드가 모델별로 알프스가 있는게 없고 없는게 있어서
적어도 양붕이애들이 가챠 까보고
Deskthority에 정리해놓은걸 보고 사야하는데
그마저도 없는 애들이 부지기수라
정리 되어있는건 가격이 그만큼 뛰어있고 대당 가격이 15는 되는데
가챠는 7키로 쇳덩어리를 처리할 자신이 없음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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