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문화 클래식 추천 - 슈베르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장조 D.934, Op.159

Violin : Isaac Stern / Piano : Daniel Barenboim

슈베르트는 늘 가난했지만 특유의 재치넘치는 입담과 위트있는 성격, 그리고 물론 뛰어난 음악실력으로 수많은 친구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 친구들의 배려와 인맥을 통해 슈베르트는 다양한 유명인들과 만나곤 하였는데, 

1826년에는 피아니스트 카를 마리아 폰 보클레트와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슬라비크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었다.

이 둘의 뛰어난 연주에 깊은 감명을 받은 슈베르트는 이 둘을 위하여

오랜만에(무려 10년만이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곡을 작곡하기 시작하였는데, 

1826년작 "서주와 화려한 론도 b단조 D.895"와, 지금 감상하는 1827~1828년작 D.934 환상곡 C장조 이 두 곡을 작곡하였다.

이 둘은 슈베르트의 의도대로 슬라비크와 보클레트의 연주로 초연하였고 그 결과 론도는 성공, 환상곡은 실패였다.

환상곡은 슈베르트 특유의 긴 길이, 자유롭고 파격적인 형식과 난해한 내용은 당시 대중들이 이해하기가 너무 힘들었고, 

두 연주자들의 훌륭한 연주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비판의 화살을 맞게 되었다.

낙담한 슈베르트는 이대로 이 곡을 자신의 서랍에 묻어두었고, 무려 23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야 발견 및 재평가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현재에 와서 평가는 완벽하게 반전되어 슈베르트가 작곡한 바이올린 곡중 최고봉중 하나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수많은 바이올리니스트와 피아니스트들에게 사랑받는 레퍼토리가 되었다.

슈베르트는 이 곡에서도 역시나 자신의 방랑자 환상곡과 환상곡 D.940에서 선보이던

마치 소나타의 악장처럼 나뉘어진것 같으면서 모두 이어져있는 특유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총 4개의 파트(악장)로 나뉘어져 있으며, 느린 부분 -> 론도 부분 -> 변주곡 부분 -> 피날레 부분 이 순서대로 전개가 된다.

전체적으로 밝고 온화한 분위기의 곡이며, 중간중간 집시였던 요제프 슬라비크를 위해서인지 집시풍의 선율도 등장하고 있다.

비르투오소 연주자들의 연주를 염두해두고 작곡하였기 때문에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상당히 어렵다고 악명이 높으며,

유명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는 아예 이 피아노 파트를 보고 "세상의 모든 곡중에서 가장 어려운 피아노 파트"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또 중간에 변주곡 악장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멜로디는 슈베르트 자신의 가곡 "Sei mir gegrüsst!(그대에게 인사를!) D.741"의 선율이라고 한다.

참고로 이 선율은 모차르트의 K.331 소나타 1악장의 1변주 선율과 매우 비슷하다. 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