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팁♡ 연애상담에서 용납할 수 없는 말 중 하나가 '자기자신을 꾸미고, 아끼고' 등의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말이다

키 170이고, 성장기가 다 끝난 사람이 키 190이 되도록 노력을 하려고 한다.
이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조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이미 늦었어. 포기해'라고 생각한다.
노력으로 될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있을 뿐더러, 노력이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
그냥 대놓고 얘기하자. 옥동자가 24시간동안 잠도 안 자고 열심히 자기자신을 아름답게 꾸몄다. 마침 저기에서 자다 일어난 원빈이 그 모습 그대로 옥동자의 옆에 섰다.
누가 더 멋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빈이라고 할 것이다.
백날 노력해봤자 반드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나는 절대로 노력하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누구든 동일한 시간을 투자하여 동일한 노력을 가했을 때 동일한 결과가 나와야 노력은 공평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키 170인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키 190이 될 수 없으며, 얼굴이 못나게 타고난 사람은 잘생기게 태어난 사람보다 잘생겨질 수 없다. 가정은 원빈이 자다 일어났다고 했지만, 현실에서는 원빈도 나름 자기자신을 꾸민다.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벌어놓은 부로, 프로 아티스트들을 고용하여 일반인이 집에서 꾸미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전문성을 가지고 꾸민다. 당연히 차이는 더더욱 벌어진다.

동일한 가치를 투자하여 동일한 결과를 얻는 유일한 공평한 잣대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나이'이다. 금수저이든 원빈이든 흙수저이든 옥동자이든 모두 동일한 시간인 1년을 소모하면, 한 살을 더 먹게 된다. 그래서 난 대한민국의 문화 중 나이 중심의 문화가 결코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이건 뭐 지금 할 얘기는 아니고 아무튼 노력은 공평하지 않으므로 노력을 사람 판단의 잣대로 놓고 보아선 안 된다고 본다.
외모나 키를 노력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있는데, 산부인과 등에서 실수로 일란성 쌍둥이가 각자 다른 가정과 환경에서 자랐다가 성인이 되어 극적으로 만난 경우의 예시를 보여줄 수 있다. 분명히 완벽하게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그들은 너무나 비슷하게 생겼고, 키도 비슷하다. 연애에서 흔히 자신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외모와 키는 재능이다.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다.

흔히들 자기자신을 꾸미라고 조언하는 자들은 이를 망각한다. 아 물론 자기자신은 자신을 꾸며서 연애의 전문가가 되었고, 그러한 경우를 많이 봐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누구는 숨만 쉬어도 잘생긴 외모와 큰 키를 타고났으며, 또 다른 누구는 숨만 쉬었을 뿐인데 못생긴 외모와 작은 키를 타고났다.

전부 다른 조언을 해 줘야 한다. 단호하게 끊을 땐 끊어야 올바른 연애상담이 된다고 본다. 나는 말 그대로 '연애가 하고 싶어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다. '일단 이성을 만날 기회를 가지시고, 그 다음엔 자신의 연을 찾으세요.'이다. 결코 자신의 외모를 꾸미라던지, 옷을 제대로 입어보라던지 하지 않는다.

이해가 쉽도록 온라인 MMORPG 게임을 예로 들겠다. 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만렙이나 만렙에 가깝다. 그냥 99렙이 만렙이라고 치자. 그리고 어떤 사람은 1렙으로 만들어졌다.

적정레벨 50의 몹을 잡으려 한다. 만렙 캐릭터에겐 조언을 해줄 필요도 없다. 그냥 한대 치면 죽을 것이다. 50레벨 짜리 캐릭터라면? 그 몹에 맞는 공략본을 보여주고 이대로 따라하라고 하면 대부분 잡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흔히 얘기하는 (자기자신을 꾸미고~)등의 이야기이다. 간혹 레벨 40짜리 캐릭터들이 시작하자마자 컨트롤을 열심히 했든 운이 좋아서 회피 판정이 많이 떴거나 크리티컬이 많이 떠서 몹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레벨은 절대 불가능하다.

1레벨의 경우는? 지금 바로 몹을 잡으세요라고 말을 한다면 그건 말도 안 되는 공략이다. 레벨을 50레벨까지 맞추세요 혹은 컨트롤에 자신있으면 레벨 40정도만 맞추고 공략하세요 라고 하는게 올바른 방법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실은 게임처럼 수치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연애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레벨이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로지 하나만 조언해줄 수 있다. '일단 이성을 만날 기회를 가지시고, 그 다음엔 자신의 연을 찾으세요.'

3루에서 태어난 사람은 간단하다. 다른 타자가 공을 치면 홈으로 달리기만 하면 1점을 얻을 수 있다. 2루에서 태어난 사람은 3루보단 어렵지만 그래도 공을 칠 필요는 없으며, 1루에서 태어났어도 그건 마찬가지이다. 벌써 75%의 사람은 적어도 공을 치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점수를 낼 수 있다. 물론 중간에 3아웃이 되면 점수를 낼 수는 없지만 이는 자신의 노력이 아닌 운이 적용된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은 굳이 조언하지 않아도 자신의 짝을 찾을 수 있고,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그냥 숨만 쉬고 적당히 뛰기만 해도 점수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이든 오프라인이든 모쏠이니 연애 진짜 어떻게 하냐 등 한탄하는 사람들은 타석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일단 투수의 공을 쳐야하고, 치고 나서도 가장 많은 질주를 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3루나 2루, 1루에서 태어난 사람이 '자신을 꾸미세요~' 하면 얼마나 화가 날 것인가? 막상 자기자신은 투수의 공을 쳐 본적도 없는 것들이 자기자신이 점수를 낸 경험을 갖고 그게 모든 야구의 전부인 양 지껄여대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나도 연애경험이 있는 걸로 봐서 다행히도 타석에서 태어난 사람은 아니다. 그러므로 난 타석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조언을 해 줄 수가 없다. 그나마 해 줄 수 있는 말이라곤 '1루에 진출하는데 성공하셨으면 ㅈㄴ 뛰세요'라던지, '일단 타석에 배트를 쥐고 공을 칠 준비를 하세요' 정도까진 해 줄 수 있다. 배트를 쥐지 않으면 공을 칠 수도 없지 않은가? 이성을 만나는 것은 배트를 쥐고 공을 칠 준비를 하는 것이다. 1,2,3루에서 태어난 사람은 대체 그게 뭐가 힘들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타석에서 태어난 사람은 배트를 쥐고 100km이 넘는 속도로 날아오는 공을 상대로 배트를 휘두르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난 지금까지 사귄 여자 경험 상 내 자신을 그렇게 크게 가꾸고 꾸며서 사귄게 아니다. 그냥 아무나 막 들이대다 보니까 반응이 좋은 사람이 있었을 뿐이고, 그래서 사귄 것 뿐이다. 나는 결코 내 자신을 꾸미거나 가꾸고 내 자신을 아끼고 노력한 적이 없다. 막말로, 숨만 쉬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생기더라.

자기자신이나, 대부분 사람들의 경우를 판단하여 진정으로 연애를 못하여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은 그들에게 큰 상처밖에 되지 않는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온갖 굴욕짤들을 보면 알다시피, 그들은 분명히 많은 조언을 들었으며 자신이 판단하여 이성을 꼬시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굴욕짤이 되었을 뿐이다. 그들이 정말 노력을 하지 않았거나 자기자신을 꾸미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연애를 진심으로 고파하고 갈망하는, 타석에서 태어나신 분들께 드릴 수 있는 말은 오로지 하나다. '배트를 쥐고 공을 칠 준비를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