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아래 "이란 레전드, SON 있어도 한국 최약체, 이란이 두 골 차로 이겨" 기사 팩트체크[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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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sports/kfootball/article/343/0000108337
해당 기사
기사 원문
1. 먼저 해당 인물 이름은 만수르 라시'드'가 아니라 만수르 라시'디'입니다. 뭐 본채 페르시아어의 한국어 표기법이 제각각이긴 하지만, 원어를 보면 라시'디'로밖에 발음하지 못합니다.
이 인물의 페르시아어 이름 표기는 منصور رشیدی. 왼쪽이 라시디이고 오른쪽이 만수르입니다. 왼쪽 맨 첫번째, 그니까 마지막 음소를 보면, 장음 e 소리가 나는 알파벳 ی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견의 여지 없이 '라시디'로 발음됩니다.
2. 이 양반은 이란 대표팀 감독직을 역임한 적이 없습니다. 아마 원문을 번역기로 돌리면 coach라고 언급되어서 감독이라 표기한 듯 한데, 이란 역대 감독 목록엔 라시디의 이름이 없습니다. 다만 대표팀 골키퍼 코치를 역임했을 뿐입니다.
3. 라시디가 한 발언은 정확히 "지금까지 내가 봐 온 한국 대표팀 중에서 가장 약한 팀 중 하나 (one of them)"였습니다. 그러나 기사 제목만 보면 라시디가 꼭 "한국은 우리 조 중 최약체"라는 뉘앙스로 말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가뜩이나 기사의 제목만 보고 정작 본문은 읽지 않는 이들이 많아진 가운데, 이런 중의적 제목은 더욱 더 지양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제목은 데스크가 짓긴 하지만요.
또한 번역본에는 'one of them'이 아닌, '가장 약체'라는 표현을 써서 약간의 의미 왜곡이 일어났습니다. 사소하지만 역시나 유의미한 차이입니다.
제가 이 기사를 비판한 건, 마치 끊임없는 서아시아•이란 축구 혐오에 편승한 것마냥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과거 장문의 글 (하단 링크 참조) 을 통해 소모적이기만 한 침대축구 논쟁과 그에 뒤따르는 서아시아 축구에 대한 일반화•맹목적인 비난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과거 주먹감자 사건 등으로 인해 이란 대표팀에 갖는 감정이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축구 좀 본다는 사람들도 그런데 대중은 오죽하겠습니까.
https://www.flayus.com/84879991
그렇기에 이 기사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자국 레전드로서 이 정도의 발언은 충분히 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축구 원로가 '모모국은 손쉽게 이길 것이다'등의 발언을 한 것을 봐왔습니다.
의미가 왜곡된 제목과 번역, 그리고 부정적인 뉘앙스의 단어는 독자의 시선을 부정의 방향으로 고정시킵니다. 가뜩이나 안좋은 감정이 있는 이란인데, '자존심 높은 놈들 또 저러네' 같은 반응이 나와도 이상할 것 없습니다. 거기서 끝나면 괜찮아도, 혹여나 비판 과정에 인종차별 발언이 들어간다면? 또 그것이 한국 축구팬 특유의 서아시아 축구를 바라보는 시선과 접목된다면?
상상도 하기 싫군요.
댓글 29
이건 언론계 전체 태도의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
탈갤합니다..
아랍어는 ㅣ 장모음은 아래에 점을 2개 찍지만 페르시아어는 찍지 않아서 종종 혼동을 준다는데
그리고 선생님의 변태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매체다변화로 보도경쟁이 심해진걸 감안해도 도가 지나침
탈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