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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염가 시즌권을 없애야 하는 K리그의 도전

최근 현장에서 구단의 세일즈 담당자들을 만나서 듣게되는 주된 고민은 '저렴한 시즌권이 만들어 놓은 벽을 어떻게 부술까?'야. 

 

리그 창설 40주년을 앞둔 K리그가 성적이 아닌 구단의 경영 실적 개선을 화두로 받아들인 건 요 10년 간의 일이지. 기업구단조차 요즘 들어서 예산 집행에 압박을 받으며, 스스로가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해. 과거라면 몇억원짜리 스폰서 제의도 "아니 감히 우리가 어떤 모기업 팀인데..."였다면 지금은 천만원짜리 스폰서도 "아이구 감사합니다"라며 보도자료까지 내는 분위기니까. 

 

시즌권이 왜 경영 실적에 장애물이 되는지는 소비자가 누리는 이득을 내려 놓을 때 금방 이해가 갈 거야. 기본적으로 K리그의 시즌권은 관중 동원력만 고민하던 시기에 나온 염가 프로모션이었고, 지금도 상당히 저렴하게 내가 응원하는 팀의 시즌 홈 경기를 보는 기본 장치가 됐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환영이지만, 공급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인 거지. 

 

이게 시즌권 도입 후 20년 가까이 지난 현재는 객단가니, 티켓 전체 수익이니 하는 것들로 평가를 받다 보니 시즌권의 존재 가치는 공급자에게 점점 부담이 되는 거야. 전에도 얘기했지만 포항이나 전남은 예산 없다 돈 벌어야 한다 하는데 정작 티켓은 협력사에 지인 있으면 어디서나 쉽게 구해서 들어갈 수 있는 형국이지. 

 

이 흐름을 누군가가 바꿔야 해. 대팍의 등장이 기회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1만석 규모로 매력적인 경기를 진행하니까 웃돈을 얹어서라도 보고 싶게끔 하는 가치를 만들었으니까. 그러면서 대구는 시즌권이 아닌 단일 경기 예매를 습관화 시키는, 아이돌 문화로 치면 조련이 가능해진 거지. 작년 제주도 코로나 상황을 역이용해서 그런 티켓 세일즈의 실험을 했고. 전북이 하려는 멤버십도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는 익숙한 방식이지. 

 

코로나로 인해 자의든 타의든 시즌권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더 많은 도전을 해야 할 타이밍이야. 당연히 소비자한테는 욕 먹을거야. 

 

'뭐? 20만원에 한 시즌 경기 잘 보고 선물도 왕창 받았는데, 이젠 경기당 2만원 가까이 쓰라고?'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손익 계산이 들어가기 마련이지. 하지만 구단도 더 이상 염가 판매의 시즌권으로는 돌파구가 없으니, 코로나라는 명분이 있을 때 밀어부치는 게 맞다고 봐.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진입한 지 꽤 됐는데 공놀이 보는 게 일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걸 인정하는 소비자라면 조금 더 지갑을 연다는 걸 저항감 없이 받아들일테고, 그게 어려운 소비자라면 선택을 하겠지. 쓰는 비용만큼 구단이 제공하는 서비스에도 더 당당히 개선을 요구할 수 있을 테고. 

 

14년 전 에미레이츠스타디움 상단 구석탱이에서 칼링컵 보려고 100파운드 짜리 표 사서 들어갔지만, 그것도 쓸만한 비용이었다고 받아들였어. 예전에 감바 오사카 경기 갔는데 상품 구입해야 그 앞에서 하는 선수 사인회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기억나네. K리그 구단들도 2만원, 3만원짜리 표값 아깝지 않게 더 노력했음 좋겠다. 돈 쓰는 재미를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지게끔. 

 

 

댓글 14

best 가볍지않은기자 작성자 2021.02.07. 14:47
FC서울 마케팅 쪽 핵심 인력이 일본 쪽에서 공부했거나 그쪽 기법 많이 벤치마킹했을 걸요.
best 주시은 2021.02.07. 14:30
결국 시즌권이든 어느 물건이든 간에 매력적이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지갑을 열기 마련이죠.
특히 흑우 국축팬들이라면 더더욱... 못 사는 것도 돈이 없어서 못 사는 것 뿐이지...
어찌됐던 '어떻게 해야 기존 팬들뿐만 아니라 신규 팬들 같은 사람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 에 대해 구단이 아이디어를 잘 쥐어짜야 겠네요.
best 가볍지않은기자 작성자 2021.02.07. 14:53
객단가 올린 건 구단이 상품 가치를 올려서 잘 판 거긴 한데... 문제는 서울은 관중 수가 줄어들어버리는 바람에 최근엔 객단가 높은 게 의미가 반감됐죠.
best 주시은 2021.02.07. 14:30
결국 시즌권이든 어느 물건이든 간에 매력적이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지갑을 열기 마련이죠.
특히 흑우 국축팬들이라면 더더욱... 못 사는 것도 돈이 없어서 못 사는 것 뿐이지...
어찌됐던 '어떻게 해야 기존 팬들뿐만 아니라 신규 팬들 같은 사람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 에 대해 구단이 아이디어를 잘 쥐어짜야 겠네요.
댓글
가볍지않은기자 작성자 2021.02.07. 14:34
 주시은
매 홈 경기 종료 후 갓안드로 님과 아이컨택 기회를 제공...
댓글
킬링포터 2021.02.07. 14:47
예전에 감바 오사카 경기 갔는데 상품 구입해야 그 앞에서 하는 선수 사인회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기억나네

이거 북런트들 종특인데
댓글
best 가볍지않은기자 작성자 2021.02.07. 14:47
 킬링포터
FC서울 마케팅 쪽 핵심 인력이 일본 쪽에서 공부했거나 그쪽 기법 많이 벤치마킹했을 걸요.
댓글
킬링포터 2021.02.07. 14:48
 가볍지않은기자
오... 새로 알게 된 사실이군요
댓글
킬링포터 2021.02.07. 14:50
 가볍지않은기자
객단가 만원대까지 올린거도 그런 영향일까요?
아니면 걍 본문 영향?
댓글
best 가볍지않은기자 작성자 2021.02.07. 14:53
 킬링포터
객단가 올린 건 구단이 상품 가치를 올려서 잘 판 거긴 한데... 문제는 서울은 관중 수가 줄어들어버리는 바람에 최근엔 객단가 높은 게 의미가 반감됐죠.
댓글
킬링포터 2021.02.07. 14:55
 가볍지않은기자
결국엔 성적이 나와야(적어도 경기가 재미는 있어야) 관중도 오는데
4년중 3년을 박으니까 허허...
댓글
모라이스 2021.02.07. 18:28
 킬링포터
2년 전에 고광민 팬 사인회 그런 식으로 한 적 있지 않았나? 당일 팬 파크 구매자들 대상으로
댓글
스틸야드철물점 2021.02.07. 15:00
포항은 평균 관중 수가 높아도 모기업 계열사 말고는 큰 스폰이 잘 안붙더라고요 사람은 많지만 모기업이나 계열사 시즌권으로 오는 사람이 대다수고 구매력도 떨어지는 팬집단이다보니ㅜㅜ 공짜로 가던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더라도 이제는 다 돈받았으면 하네요
댓글
붕어싸만코 2021.02.07. 15:55
 스틸야드철물점
근데 포항,전남은 그 계열사, 협력사 티켓도 공짜표아니고 돈받고 팔아서 뿌리는 표니까... 그래서 유료관중률이 말도안되게높은거고

그런데도 성적꼬라박아서 공짜표가 남아도는데도 관중동원 못하는 전남같은팀이 노답인거고
댓글
게시판관리자 2021.02.07. 18:24
가격을 한번에 올리긴 불가능이니 구독으로 가서 깔짝깔짝 올려야지
죶민구단은 다들 협동조합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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