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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입장문

아침에 일어나 전남 대표이사님의 페북 캡쳐를 봤습니다. 처음 든 생각은 생소하다? 업계 관계자들에게 항의 전화는 받은 적 있지만, SNS로 극딜 당한 건 처음이라. 신념이 강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쌓아 온 성공과 경륜(이 부분은 진심입니다)에서 오는 자기 확신으로 구단을 운영 중이라는 것도 느꼈습니다. 어제 보도자료에서도 그걸 느낄 수 있었죠. 

 

하지만 스포츠가 본인이 삶 대부분에서 경험하셨던 영역과 다른 원칙, 기준으로 운영된다고 해서 그걸 비도덕적이라 규정하고 공격하면 설득력을 얻을 수 없습니다. 생소하더라도 그 룰의 배경과 역사를 이해하시고 그 안에서 싸우셔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점심이 지나서는 구단에서도 연락이 왔네요. 앞선 페북의 격노 뉘앙스와는 달랐습니다. 그 내용까지 다 밝히지 않겠습니다. 후속 보도 여부를 물을 때는 안타깝고, 안쓰러웠습니다. 실은 후속 보도 준비도 하고 있었네요. 지난 두달 동안 들린 이야기가 워낙 많았고, 구단 안팎에 이야기도 확인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비판 기사는 단칼에, 한번에 끝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중간하게 여러 차례 때리면 서로 상처 입고 화만 날 뿐이죠. 전남은 지금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분명 그들만의 경쟁력과 매력을 갖고 있던 팀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그걸 잃어가는 게 안타깝고, 이번 일은 구단의 현 주소를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한 번은 목소리를 내고 싶었는데 어제 입장문이 그 타이밍이었던 것 같습니다. 많이 애정하는 구단은 아니지만, 한때 취재도 많이 갔던 구단인만큼 잘 운영되며 꽤 괜찮은 전용구장 분위기를 다시 살렸으면 합니다. 지붕은 없지만 불과 10년 전만 해도 평일에도 몇천씩 관중 오던 팀이었습니다.

 

제가 좋은 기자, 훌륭한 기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계적 겸손이 아닙니다. 펨네 회원들이 잘 아는 것처럼 가볍게 놀린 입으로 적립한 흑역사도 많고, 오보도 여럿 있었습니다. 어떤 잘못은 사과했지만, 아직 그러지 못한 것도 있죠. 그에 대한 지적 부정하지 않고, 저를 공격한다고 고소(!)할 생각은 없습니다. 조금 더 신중히, 책임감 있게 쓰려고 노력 중인데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자 직업인이다 보니 또 흑역사를 추가할 지 모를 노릇입니다. 

 

펨네의 가볍지않은기자는 유재석의 유산슬처럼 다른 자아, 캐릭터처럼 여기며 K리그를 좀 더 재미있게 바라 보고, 경기가 없어도 팬들이 놀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100% 만족시키거나, 100% 동의하게 만들 순 없을 겁니다. 그런 건 애초에 불가능하니까요. 불편해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욕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그건 각오하고 여기서 그런 캐릭터로 활동했습니다. 

 

오프시즌이 끝나가고, 저도 현장에 나갈 일이 많아지는 만큼 펨네 활동 휴식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리그가 멈추고, 즐길 거리가 줄어들면 돌아오겠습니다.

 

+) 쓰다가 만 그 후속기사는요. 만일 누군가가 먼저 쓰지 않고, 전남 구단이 이번 경험을 계기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저장해 둔 파일을 슬금슬금 꺼내겠죠.

댓글 25

킹종부 2020.02.04. 16:30
다음주에 후속기사 나오겠네
댓글
Kaka22 2020.02.04. 16:38
고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 하나에 두명을 동시에 저격하시네 ㄷㄷㄷ
댓글
촌남드래곤즈 2020.02.04. 16:58
이 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이 자기확신을 가지고 나아간다는 것에 매우 공감합니다. 큰 충격 없이는 계속 이렇게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끄면서 팀을 운영할 것 같네요.

가장 괘씸한 건 팀에 헌신한 유스 출신 선수들을 팔아버린 것도 모자라 간담회에서 과정을 왜곡하고 본인들이 나가기 원했다며 변명한 것입니다. 2년 연속으로 연봉삭감을 요구한 이야기는 쏙 빼놓고, 선수 본인들이 나가기를 원했다하니 자기들 욕먹는거 피하자고 팬들과 선수를 이간질 하네요. 정 떨어집니다 정말.

솔직히 전남드래곤즈라는 구단에 관심을 두는 기자님들은 거의 없죠. 무슨 사건이 있어도 조용히 슬쩍 넘어갔고 여기까지 온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취재가 참 감사하네요

요약 : 후속 기사 꼭 내달라는 소리
댓글
투령 2020.02.04. 17:02
수고많으십니다. 무거운 몸 조심히 이끄시고 더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후속기사는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댓글
진쟈에일 2020.02.04. 17:33
오프시즌동안에 즐거웠고 시즌기간동안에도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댓글
Dernier 2020.02.04. 18:14
아재 기사 오타 고쳐요 ㅋㅋㅋㅋㅋㅋ
댓글
Nariel 2020.02.04. 19:01
기자님 고생많으시네요ㅠㅠ감사합니다
댓글
Romanson 2020.02.04. 19:56
1타 몇피니 ㄷㄷㄷ

요약 : 한발 더 남았다
댓글
루다 2020.02.04. 21:30
배우님짤 안올릴려니까 다시오세요
댓글
투령 2020.02.04. 21:49
이거 쓰고 오후에 그런 기사를 쓰신거 의도하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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