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2019.12.08

우연히 찾아온 행운과 함께 꿈 같았던 2년을 보냈다. 

오늘따라 유독 괜히 그 행운을 잡았나 후회도 들기도 했지만 어쩌겠나 내가 선택했는데 

승강 플레이오프가 확정이 되고부터 일찌감치 마음을 비우려 했고 경남이 강등이라 외치고 다녔지만 

막상 경기장에 도착하니 

기적이라는 너무 흔한 거짓말과 함께 

결코 채우고 싶지 않았던 텅 빈 마음이 흔들렸다 

그렇게 멍한 기분으로 90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이제 와 돌이켜 보면 오늘 경기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지난해 너무나도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기에 오늘의 일은 특히 실감이 나질 않는다 

덕분에 반갑게 인사를 나눠야 할 사람들에게도 실례를 범한 부분에 대해 죄송한 마음도 전한다 

강등은 끝이 아니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머리는 이해하지만, 가슴이 아린 건 부정할 수 없다 

두 번째 겪는 강등이라 그런지 더욱 복잡한 마음이 든다 

경남에 닥친 여러 일까지 생각하면 긍정적인 미래도 그려지지 않는다 

그저 건너편 사람들의 환한 웃음과 기쁨의 눈물이 부럽기만 했다 

어쩌겠나 

이 또한 받아들어야 할 길이니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강등의 굴레에서 벗어났으니 이제 승격의 굴레에 목을 매게 될 것이다 

살아남으려 뛴 노력의 몇 배를 더해야 이룰 수 있는 일이다 

운도 따라야 한다 

쉽게 찾아오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남에 찾아오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2017년 그랬듯 거짓말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기를 기도하며 

2019 시즌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장에서 못다 한, 시즌 내내 꾸욱 참아던 한마디

씨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