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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축구 오늘 요코마리 보면서 느낀 일본과 현대축구의 단상

편견.

  일본은 전방압박과 짧은 패스를 통한 빌드업을 하는 등(숙련도의 문제일까, 오히려 미련해보일 정도로 고집하긴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좋은 축구'에 대한 기준이 명확한 나라다. 하지만 그런 '좋은 축구'에 반론을 제기하는 괴짜들에게 이들은 그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뿐이다. 올해 J2에서 승격한 마치다 젤비아는 전형적인 개축식 전술을 사용한다. 빠르고 기술 좋은 윙어의 드리블을 통한 전진, 후방에서 단숨에 타겟맨을 향하는 롱볼. 이런 플레이를 왜 피지컬이 아름다운 축구를 망친다고 지랄하는지 모르겠다. 축구는 이겨야 하는데. 호주가 월드컵에서 증명한 것이 그것이며, 한국팀이 특히 피지컬 우위를 김기동이 잘 살렸던 포항이 J리그팀 상대로 강했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피지컬.

  그런 면에서 경기 초반 픽픽 쓰러져가는 요코마리 선수들을 보면서 정말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피지컬은 축구의 알파다. 기술이 좋아도 머리가 좋아도 들이받아서 넘어지면 진 거다. 이건 축구라는 스포츠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선수들이 점점 버텨나가기 시작했다. 단지 긴장했던 것이었을까. 아무튼 일본 이상으로 피지컬이 좋은 중동팀을 상대로도 버텼다는 것은 분명한 성과이다.

 

적극성.

  현대 축구에서 하프스페이스는 아주 위력적인 무기가 될 수 있고 그 위치를 점유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겐 강력한 위협이 된다. 다른 위치에 있다가 슬쩍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하는 것은 어느 순간 내 배로 칼이 들어오는 것과 같다. 그런데 침투를 해도 패스를 넣지 않더라. 비단 하프스페이스뿐만 아니라 수비 뒷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면 10번 중 7번은 망설이다가 다른 선택을 하고 3번은 망설이다가 타이밍이 늦었던 것 같다. 숫자를 잘못 친 게 아니다. 전혀 다른 장면이지만 수비진영에서의 턴오버가 적지 않았는데 약한 패스를 그대로 제자리에서 받으려다 자기 뒤에서 달려나온 수비에게 뺏기는 장면이 아주 많았다. 마치 '쟤가 나에게 패스를 할 때 내가 이 위치에 있었으니까 나는 꼭 이 위치에서 받아야만 해'라고 생각하는 듯이. 모든 장면에서 적극성이 매우 약하다고 느껴졌다. 특히 공격 측면에서.

 

수적 우위.

  현대축구에서 또 중요한 점 하나는 국소적인 수적 우위다. 하지만 요코하마 선수들은 아주 정직했다. 전반전 알아인의 원볼란치와 백포는 헐거웠지만, 후반전엔 투볼란치가 모든 것을 내팽겨치고 메짤라만 틀어막으면서 2선라인까지 극도로 좁혀섰다. 하지만 요코하마의 그저 우리가 아는, FM에서 지정한 것만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너는 여기로, 나는 저기로 움직이기 끝. 그런 식으로 움직이면 답은 개인 기량뿐인데 알 아인이 개인 기량이라고 밀릴 리가. 심지어 4-1-4-1에서 정상적인 형태라면 1선에 5명이 배치되고 2선에 삼각형을 만들어줄 선수가 존재해야하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정말 ‘해줘축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던 찰나, 후반 10분~20분이 남은 지점이었을까? 그때부터 갑자기 선수들이 ‘모범생 축구’ 대신 무언가를 창조하기 시작했다. 오른쪽 메짤라가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넘나드는 장면이 특히 많았고, 와타나베 코타가 오른쪽 대신 왼쪽으로 침투하는 플레이를 보면서 ‘그래 저거지’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플레이는 결승골이 되었다. 잘 모르겠다. 선수들 독단으로 이런 플레이를 할 수 있나? 그럼 코칭스탭진이 지시한 건가?

 

일본 사회.

  일본 생활을 하면서 일본 축구에 일본 사회 특유의 보수성, 보신주의, 매뉴얼주의를 느낀다. 또 일본인이란 분류의 피지컬의 격차를 느낀다. 그것을 여러모로 단적으로 느낀 경기였다.

댓글 2

뚜따전 2024.05.11. 23:18
결론: 키웰 2차전에 지면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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