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DSP에서 나온 아이돌 팬이었다면 흔히 이런 감정 가져봤을 것 같다

"아니 왜 만날 SM에 밀리는 거지?"

DSP는 언제나 추격하는 입장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쩌다 음악프로 1위 하면 눈물나기도 했겠지

하필 기획사별 라이벌리가 한창일 때

나는 핑클과 카라를 더 좋아했다

그래서 핑클의 Now가 나왔을 때

이제 제대로 된 게임 시작이라고 느꼈고

카라가 학교빡세-크리티컬-허니 연타로 올라갈 때

그리고 데뷔 동기들 다 해본 1위 뒤늦게 했을 때

그리고 일본 갔다오며 스텝업할 때 기뻤던 것 같다

사실 카라 팬이라고 했을 때

음악 한다는 대학동기에게 그런 소리 들었다

얘네는 노래도 의상도 퍼포먼스도 촌스럽다고

하필 비교 기준으로 YG의 투애니원을 내세우니

그들의 앞서나가는 듯한 뭔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힘겹게 느껴졌던 것도 맞다

DSP는 여돌 남돌 가릴 것 없이

"뽕끼"랄까 "뽕삘"이랄까

그런 걸 갖고 있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지

윤상이 그렇게 세련되게 도시적으로 뽑아준 곡을

"뽕삘" 소리 나와도 할 말 없이 끈적한 보컬로 덮은 게

다름 아닌 레인보우 블랙의 Cha Cha였으니까

(그래도 그 노래를 좋아하기는 한다)

그리고 당시에도 지금에도 내가 인정하는 점은

2세대 걸그룹의 완성은 소녀시대라는 것이다

그래서 DSP 아이돌 팬은

어떤 면에서는 늘 힘겨운 투쟁을 했던 것도 같다

나는 팬클럽도 안 했고 공연도 안 찾아다녔지만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부딪히곤 했다

헤비팬이라면 더 힘겨운 경험도 있었겠지

문득 또 아이돌 톡하다 생각나서 끄적여봤다

어우 써놓고 보니 진짜 아재 냄새 폴폴 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