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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수카바티 안양' Football in City (23) - FC 안양[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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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스포츠는 지역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오프라인에서 경기를 하고, 수 천~수 만 명의 관중을 이 경기에 모객해야 한다. 아무리 주말이더라도 그 정도 인원을 채우려면 경기장 주변 지역에서 사람들을 끌어와야 하며, 당연히 그 지역에서 스포츠단은 효과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고, 연고지에 동화되어야 한다. 구단은 그것을 잘하고 있는가. 이 글은 기사가 아니다. 이 글은 도시에 대한 기행문이자 자유인의 입장에서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이다. 축구단의 연고지를 탐색하고 비슷하게나마 로컬 소비자나 손님의 시각으로 축구를 관람하면서 스포츠의 나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수카바티

 

 보랏빛 전사들이 단체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광경을 보았다. 2023년 9월 16일 오전, CGV 고양백석이 있는 건물의 5층 로비에 들어선 순간, 사람이 가득 차서 정신이 아득해지기까지 했다. 물론 영화관에 사람이 많은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볼 수 없다. 게다가 그 일자는 영화제가 개최되는 날이었다. 2023년 제 15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고양시와 파주시 등에서 진행되는 영화제다. 영화 매니아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영화제로, 평상시에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탐닉하기 위하여 찾는 사람들이 많다.

 

20230916_093238.jpg

 

 그런데 그 장소에 있는 이들은 대부분 보통 영화를 보는 사람들과 다르게 각자 공통의 목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랏빛의 정체는 FC 안양의 것이었다. FC 안양의 유니폼을 입거나 관련 아이템을 착용한 이들이었다. 그런데 그곳은 축구장도 아니었고, 심지어 안양시도 아닌 고양시였다. 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은 보라색을 한껏 활용하고 있었다. 영화 감독에게 싸인을 받는 관객들은 영화제에서 꽤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영화 시작 전부터 그 광경을 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곳은 영화제가 진행되는 공간인데, 전혀 영화제의 느낌과 다른 모습이었다.

 

 관객들은 작정하고 이 영화만을 기다렸다. 영화를 목적으로 하지만, 한편으로 영화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영화라는 콘텐츠 그 자체에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은 그 영화에 있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고, 이들에게 그때 당시의 영화관은 매치데이의 경기장과 같이 FC 안양의 팬을 하나로 모으는 장소라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서포팅만 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FC 안양의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목적의 정체는 마냥 밝았다고 보기 어려운 안양 축구의 역사를 다룬 영화, <수카바티>였다.

 

 영화는 안양의 축구 역사와 함께 FC 안양의 서포터즈인 A.S.U. RED에 꽤 심층적으로 접근한다. 다큐멘터리에 대한 감상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FC 안양의 오랜 팬들이 가진 심정은 남다른 것처럼 보였다. 정말 남달랐는지 영화가 끝난 이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 모더레이터도 <수카바티>의 GV는 일반적인 영화제 GV와 다르게 진행된다고 언급했다. 출연자였던 서포터즈를 한 명씩 소개하고 그들을 조명하였다. 심지어 이 영화를 만든 감독들에게 꽃다발을 선사한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단순히 영화를 본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역사를 함께 회고했다.

 

 결국 안양의 경기장에서 축구 선수들의 플레이를 정기적으로 볼 수 있고 팬들의 함성 소리를 그 자리에서 같이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축구단이 없던 시절의 안양시에서 꾸준히 안양의 축구단을 재건하려는 서포터즈의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응원하는 공간은 축구장이었지만, 그들이 응집력을 발휘하여 활동한 곳은 축구장 밖에서도 구현되었다. 거리에서 소망을 염원하기도 했다. 안양시의회에서도 원했던 결과를 계속 추진하던 바람과 그 목표가 끝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을 때 그들은 그 자리에 있었다. 그 많은 공간에서 다양한 이들이 의견을 내보였기에 가능했다.

 

홍득발자

 

 물론 현대 사회에서 이제는 쉽게 볼 수 없는 시도들을 축구장에서 볼 수 있었지만, 여전히 FC 안양을 비롯하여 축구단의 서포터즈는 각자의 의견을 여러 수단을 통해 표출하고 있다. 가령, 가끔 상대를 도발하는 문구는 외줄을 아슬아슬하게 타는 듯하다. 위트 있는 문구로 축구팬들의 공감을 사는 경우도 많지만, 심지어 그 외줄에서 떨어지고 그 대가를 돌려받는 경우가 어쩌다 존재한다. 굳이 그런 문구를 예로 들지 않아도 서포터즈가 서포터즈석에서 항시 표현하는 문구도 있다. 안양의 구장, 아워네이션도 그 표현으로 가득한 곳이다.

 

 경기가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그리고 팬들이 경기장에 들어오고 다시 나갈 때까지, 서포터즈 앞에 있는 걸개의 문구는 계속 그 자리를 지킨다. 그 걸개에서 사람을 기리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의 열정을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드러내기도 한다. 청춘을 이 운동장에 바치는 이들도 보인다. 그리고 안양 축구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이 팀의 전면에 보라색이 등장하면서, 서포터즈는 홍득발자(红得发紫)라는 단어를 세상에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걸개에 그 홍득발자라는 단어와 함께 ‘아주 붉은 것은 이미 보라색이다’는 문구를 내걸었다.

 

 원래 홍득발자라는 용어는 붉은색 관복을 입었던 사람이 보라색 관복을 입게 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옛날 중국 대륙을 다스렸던 나라의 관직 체계는 옷으로도 구분되었는데 보라색 관복의 등급이 붉은색 관복의 것보다 높았다고 한다. 특히 보라색 관복을 입는 이들은 매우 높은 지위에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붉은색 관복을 계속 입다가 경력이 쌓이고 인정을 받게 되면 보라색 관복의 자격이 주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붉은색을 계속 가지다보면 보라색을 발현한다는 것, 그것이 홍득발자라는 것이다.

 

 FC 안양의 서포터즈인 A.S.U. RED가 계속 FC 안양을 위해 응원한다는 것, 즉, 붉은색을 가진 이들이 계속 응원하고 또 응원하다보면 보랏빛 FC 안양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처음은 붉은빛으로 시작했지만, 그들의 현재는 이제 보라색을 향해 뚜벅뚜벅 갈 것이다. 영화 <수카바티>에서 FC 안양의 팬들이 응어리처럼 뭉친 감정을 풀어내면서 그들은 아직 붉은색과 함께 만든 업적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은 아직 그것에 대한 감정을 배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계속 가다보면 언젠가 보라색의 영역으로 조금씩 다다를 수도 있다.

 

 FC 안양의 아워네이션은 지금도 보라색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보랏빛 구장의 기억만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 긴 공백의 시간을 감안하면 붉은 유니폼이 그 축구장을 활보했던 시기를 경험했던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시대가 바뀌었고, 세상도 바뀌었다. 이제 축구장의 질서도 바뀌었고, 적어도 K리그에서는 어린이들을 포함하여 더 다양한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안양도 달라진 상황을 마주한다. 그러나 달라진 안양 속에서도 그들은 계속 그 자리에 있다. 아주 붉은 그들은 이미 보라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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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더너스가 만드는 안양

 

 다만, 이미 보라색인 상태로 FC 안양에 입문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축구장이 주는 문화를 다르게 향유하면서, 서포터즈가 아니더라도 FC 안양을 열렬히 응원하는 팬들도 많다. 서포터즈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축구 뿐만 아니라 안양이라는 도시를 사랑하며 자체적인 응원 문화를 즐기는 것처럼, 서포터즈석이 아닌 좌석에 앉는 고객들도 더 다양한 방식으로 FC 안양이 주는 경험을 누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선수를 응원하는 팻말을 들기도 한다. 치어리더와 함께 K리그라는 콘텐츠에 몰입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 특히 FC 안양에는 그동안의 형태와 다른 방식으로 이 팀과 상생하고 있는 크루가 있다. 바로 유튜브 등에서 많은 이들에게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빠더너스’다. 이 크루 중 한 사람은 안양 축구의 역사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크루에서 절대 다수의 인원은 FC 안양과 접점을 쉽게 구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FC 안양과 협업한 영상을 촬영하면서 보라색이 점점 빠더너스의 색깔과 조화롭게 섞이기 시작했다. 그 영상의 조회수가 상대적으로 괜찮았고, 그 덕분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이후로도 FC 안양과 관련된 영상을 계속 촬영했다.

 

 FC 안양의 홈 구장인 아워네이션에 가면 빠더너스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A보드 등에 빠더너스의 광고판이 있었다. FC 안양을 후원하는 스폰서가 A보드에 가득하다. 심지어 경기장 좌석에 안양시의 각 지역에서 FC 안양의 선전을 기원하는 걸개도 확인할 수 있다. 서포터즈의 걸개까지 생각하면 아워네이션을 장악하는 걸개와 광고판에는 온통 FC 안양과 관련된 소재로 가득하다. 그런 점에서 빠더너스는 이질적일 수 있다. 하지만 빠더너스는 그들과 나란히 할 정도로 FC 안양과 함께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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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킥오프 전, 그리고 전반과 후반 사이의 하프타임에서도 빠더너스가 이전에 FC 안양과 협업하여 유튜브에 업로드했던 영상이 송출되고 있었다. 심지어 빠더너스에서 기존의 기믹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시축을 하는 행사가 진행되었으며 이 역시 유튜브로 노출되었다. 더 나아가 FC 안양은 빠더너스와 협업하여 특별한 유니폼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빠더너스의 멤버 문상훈 님이 FC 안양에 입단했다는 유머를 이미지와 영상의 방식으로 구현했는데 이는 FC 안양 뿐만 아니라 K리그 팬들 사이에서도 계속 많은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 협업의 결과로 후원에서도 좋은 피드백이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분명 좋아했다. FC 안양의 SNS을 포함하여 커뮤니티 등에서도 이들이 만들어낸 협업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또한, 그것을 넘어서서 커뮤니티에 댓글을 남기며 간단한 방식이더라도 2차 창작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빠더너스는 관련 콘텐츠를 만들다가 FC 안양의 세계로 입문했다는 점이다. 생활 속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사례다. 심지어 그들은 축구 경기를 보고 팬이 된 것도 아니었다. 빠더너스와 FC 안양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다가 K리그와 빠더너스가 서로에게 동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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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C 안양

 

정체성을 만드는 감각

 

 사람들은 K리그를 너무 고정적인 방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K리그는 분명히 축구 콘텐츠고, K리그 구성원이라면 더 좋은 축구를 위해 임해야 한다는 의무가 존재한다. 이는 단순히 축구를 더 잘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잔디를 더 좋게 만들고, 매끄러운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K리그에서 모든 것이 축구라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현실을 감안하면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축구만 보여준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고, 오히려 축구로 비교를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축구에 빠져들었던 과정을 보면 축구가 보여준 감정의 덕도 분명 크지만 그래도 다양한 소재가 K리그 팬들을 많이 만들었다. 빠더너스와 같은 사례도 있다. 또한, <수카바티>에서도 홍염이 주는 인상과 냄새에 반한 이들도 있었다. 홍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홍염은 축구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고 현행 K리그에서는 홍염을 사용하면 그에 따른 징계가 주어진다. 그런데 그 축구에 필요하지 않아 보이는 것에서도 고객들이 관람하는 이유를 찾기도 한다. 빠더너스처럼 축구 경기를 보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앞선 문장에서는 축구 경기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때로 누군가에겐 ‘보는’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적용될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축구를 ‘본다’는 표현을 쓴다. 철저히 시각적인 단어다. 하지만 축구를 볼 때 더 다양한 감각을 활용한다. TV로 볼 때에도 중계진들의 설명을 듣긴 하지만, 축구를 직접 관람할 때 서포터즈의 응원 소리와 함께 선수들과 스태프의 지시도 더 명확하게 들을 수 있다. 청각이라는 감각을 사용하게 된다. 때로는 축구 관람이라는 경험을 하면서 음식을 먹을 때도 있다. 미각이다. 극적인 승부가 나와서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게 되면 촉각이라는 감각을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저기 저 잔디에서 나는 향, 혹은 저 옆 자리에서 음식을 먹을 때 나는 그 냄새는 후각이다.

 

 경기장에서 축구라는 콘텐츠를 즐길 때, 사람들은 최대한 많은 감각을 활용하게 된다. 축구장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먹은 컵라면이 아주 따뜻하고 좋아서 그 경험이 축구장 관람과 계속 연결된다면 다양한 감각의 도움을 받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 영화에서 나왔듯이 홍염이 주는 냄새에 반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것은 응원 문화와 함께 감각이 감정으로 발현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특정 감각에서 발현되는 경험이 오랜 시간 긍정적으로 고객들의 뇌리 속에 남게 된다면 그 감각 덕분에 구단은 더 많은 팬들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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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감각을 구단이 일정 부분 관리할 수도 있다. 축구산업아카데미라는 K리그 마케팅 교육 프로그램의 수강생들이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FC 안양은 도움을 받아서 ‘안향(香)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FC 안양에 어울리는 향기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그것은 절대 유난스러운 일이 아니다. 콘서트나 뮤지컬에서도 직접 만든 향기를 뿌리면서 다각도의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한다. 스포츠에서도 그 아이디어가 도입될 여지가 생긴 것이다. 그 가수에 대한 정체성, 그 뮤지컬에 대한 정체성, 그리고 그 구단에 대한 정체성이 다양한 감각을 통해 점층되는 과정이다.

 

어딘가의 위성이 아닌 도시

 

 그 향기를 아워네이션에서 경험하고 그것을 기억한다면, 차후에 FC 안양의 영역 밖에서도 그 향기를 맡는다면 그곳은 더이상 FC 안양의 영역 밖이라고 볼 수 없다. 그 순간 FC 안양과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빠더너스와 관련된 사례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영상을 통하여 FC 안양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그 시간은 FC 안양이 점유한 것이다. 심지어 <수카바티>라는 영화를 FC 안양의 연고지인 경기도 안양시가 아닌 경기도 고양시에서 관람하고 안양시장을 포함하여 FC 안양을 주시하는 이들이 있는 공간도 FC 안양의 세상이었다.

 

 안양시도 아니고 축구장도 아닌 고양시 소재 CGV에서 FC 안양의 분위기를 너무나도 강렬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FC 안양은 다른 지역의 영화관 로비에서부터 위세를 드러냈고,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 모더레이터가 일반적인 영화제의 GV와 다르다는 표현을 썼을 만큼 그곳은 영화제가 아닌 FC 안양이 철저히 주도한 공간이었다. 감독들은 FC 안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안양시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언급했다. 안양시를 꼭 띄워야 하는 행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안양시의 특성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소재가 FC 안양이었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역, 그리고 풀어쓰면 더 다채로운 지역이 K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타 도시도 유사하지만, 안양이라는 도시가 상시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K리그 커뮤니티나 SNS, 그리고 미디어에 대한 노출도 이에 해당되지만, 특히 안양이라는 팀이 다른 도시에서 경기하면 홈 구장을 찾는 이들은 FC 안양을 인지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안양이라는 도시도 눈에 들어오게 된다. 안양시 밖의 지역에서도 FC 안양이 안양시를 홍보하게 된다. 그리고 누군가는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안양이라는 도시를 인지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양을 상징하는 것은 FC 안양이 될 수도 있다.

 

 축구단은 각 지역의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축구로 인한 문화 생활 활성화를 넘어서서 도시 브랜드나 이미지와 연결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정체성도 마련할 수 있다. FC 안양의 향기가 안양의 특성으로 연결되고 그 부분이 다른 수도권 도시와 차별성을 줄 수 있다. 참신한 브랜드가 축구단과 함께하면서 생기는 장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서울 근처에 있는 도시에서 벗어나 안양이라는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지방 소멸에 대비하여 각 지역에서 특성을 찾는 것처럼 수도권의 도시도 그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다. 더 다양한 수단으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데, 축구단도 그 해법이 될 수 있다.

 

 FC 안양은 안양을 재해석하고 있다. <수카바티>로 시작한 글을 <수카바티>로 마무리를 지으면, 이 영화의 시작은 안양시의 특성을 찾는 과정을 다룬다. 안양이라는 뜻을 찾는다. 마음을 편히 하고 몸을 안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곳이 극락이다. 수카바티는 산스크리트어로 그 의미와 맞닿는다. 그리고 그 수카바티라는 문구를 FC 안양의 서포터즈인 A.S.U. RED는 계속 외치며 응원한다. 결국 영화의 제목으로도 인용된 수카바티는 FC 안양이 그렇게 강조하는 캐치프레이즈이며, 그 단어는 안양시와도 연결된다. 그렇게 FC 안양은 전면에서 안양시를 내세우고 안양시의 정체성을 만들고 있다.

 

 다만, 그것은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발산될 수 있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응원을 하거나 유튜브 영상을 찍으면서 콘텐츠를 만들면서 나온다. 심지어 커뮤니티 등에서 FC 안양에 대한 2차 창작이나 빠더너스와 관련된 제작물에 대한 재해석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FC 안양을 알린다. 그로 인해 FC 안양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장되었다. 분명 팬들은 축구를 위해 한 발짝 내딛고 있지만, 그것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고 있다. 그 움직임이 축구단을 거쳐 도시까지 나아간다. 팬들이 염원했던 FC 안양은 안양의 둘도 없는 정체성을 만들고 있다.

 

- 다녀온 경기

 

2023.06.03

@ 안양종합운동장

FC 안양 vs 부천 FC 1995

2 : 2 / FC 안양 무

관중 수 : 3,691명

 

20230603_195929.jpg

 

NEXT - (24) 화성 FC

 

칼럼 'Football in City' 인덱스

https://www.flayus.com/108510837

 

댓글 3

COSMO 작성자 2023.10.02. 00:16
 stupidmc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Jarrett 2023.10.02. 14:21
안양 팬질하면서 느끼는 건 올드팬들과 거리 안 두면 이 구단은 성장할수가 없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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