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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굿바이 김병수: 이룰 수 없었던 그대와 나의 사랑을 가슴 깊이 생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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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빅버드가 오늘따라 쓸쓸해보였다. 눈내리는 빅버드의 추억은 조금만 더 세월이 지나면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처럼 흐릿한 과거가 될 것이다. 비내리는 빅버드와의 거리가 좁혀지는 동안 과연 이곳에 언제쯤 다시 긍정적 의미로 두근거림을 안고 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문세의 노랫소리가 귓속에 스며들었다. "이룰 수 없었던 그대와 나의 사랑을 가슴 깊이 생각하네." 

 

2023년 9월 25일, 나를 매료시킨 수원의 낭만은 프런트의 손으로 산산조각났다. 기울어가는 옛 명가 수원의 마지막 낭만은 오롯이 팬들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생각이 틀렸다. 마지막 낭만은 결국 프런트 때문에 감독들의 것이 되어버렸다. 수석코치와 함께 삭발하며 심기일전하려던 김병수는 자진사퇴로 처리하려는 프런트의 압력 속에서 경질되었고 팬들에게 정말 사랑했다는 마지막 한 마디를 전했다. 이제 겨우 플레잉코치로 지도자의 길에 발을 들인 염기훈은 누구에게나 더욱 뚜렷하게 보이는 지옥문으로 빨려들어가는 배의 키를 잡았다. 그러나 이런 낭만은 한 가지 조건만 충족되었다면 나올 필요가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프런트가 누가 봐도 납득할 만한 합리적 운영만 했다면 이런 낭만 때문에 울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그 너머에서 추락하는 수원을 보며 울화가 치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나는 최근 수원의 부진에 관하여 두 개의 '호소문'을 썼다. #1 #2 애초에 세 개의 글로 계획했는데, 순서가 중간에 바뀌었지만 어쨌든 마지막은 감독 김병수를 수신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몰라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전술적 문제? 분명히 최근 경기에서 문제가 두드러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병수가 완성에 시간이 필요한 전술을 구사하는 줄 몰랐던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감당할 필요는 있었다. 물론 강등을 감수할지 어떻게든 잔류부터 하고 볼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유연한 대응? 시즌을 처음부터 준비해도 플랜 A조차 완성되기 힘든 상황에서 플랜 B까지 갖춘 팀은 그리 많지 않다. 선수단의 기본 능력과 부상 관리에 대한 확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선수단 구성? 이러쿵저러쿵 말이 나와도 결국 프런트의 몫이고 수원에서는 그런 경향이 더 심하다는 것을 제정신이 박혀있다면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어떤 말도 쓰기가 주저되었다. 그저 포기하지 말아달라는 말만 해야 되나 싶기도 했다. 이제 수원 감독 김병수를 수신자로 삼은 '호소문'은 쓸 수 없게 되었다.

 

당장의 불을 끄고 빠른 성적 반등을 필요로 하는 경향은 승강제가 존재하는 축구 리그에서는 어쩔 수 없다. 더구나 일정한 철학을 지속하면서 운영되는 구단이 거의 없다시피 한 K리그에서는 때때로 주먹구구에 가까울 정도의 임기응변이 중시되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구단은 "윈 나우(win now)"를 외치게 되고 장기간에 걸친 팀 육성은 쉽지 않다. 현재 상황을 보았을 때 일정한 철학을 지속하며 장기간 팀을 단단하게 다져온 경우는 K리그1에서 포항, 대구, 인천 정도가 아닐까 싶다. 포항은 김기동의 장기 집권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대구와 인천은 공통적으로 비교적 최근 변화를 시도하며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다시 몇 년 동안 추구한 역습 기반의 전술을 구사하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에 비하면 수원은 일단 잦은 감독 교체, 철학 없는 선수단 구성으로 이제 전술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카즈키가 수원 입단 이후 어떤 인터뷰에서 "아직 수원의 팀 컬러를 모르겠다"고 한 이유가 그의 적응력이 떨어져서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그것이 오히려 지당한 논평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방망이 깎는 노인 같이 시간이 필요한 김병수를 감독으로 선임할 때 뇌리를 스친 "혹시?"는 "역시!"로 바뀌었다. 수원 프런트에게 갑자기 철학이 생겼을 것이라고 기대한 팬들만 또 바보가 되었다.

 

수원 감독 김병수가 계속 남았다면 어떤 것을 보여줄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가정형 문장들을 쓰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고 본다면, 최근 4연패 과정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에너지가 그의 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모 기자의 취재 내용에 따르면 강원의 윤정환과 달리 강등 이후의 잔여 임기에 대한 보장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나는 김병수 경질이 결코 좋은 선택지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겠지만, 프런트를 포함하여 또 혹자들에게는 김병수 경질도 하나의 카드로 유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윈 나우"를 바라는 것은 "윈 나우"를 위한 충실하게 준비한 팀만의 행위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활을 걸었다고 운운할 자격에 대한 논의를 차치한다면 이적시장 문도 한참 전에 닫힌 현 시점에 프런트가 할 수 있는 선택지는 (규정의 경계를 넘나드는) 수당 살포 아니면 (사임으로 포장되곤 하는) 감독 경질 정도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김병수 경질의 적절성에 대해서라면, 나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찬반 토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본질은 감독 경질의 과정과 후속조치에 있다. 이 부분에서는 어떠한 논쟁의 여지조차 없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를 종합하면 다음 사항들은 확실하다. 1) 김병수는 삭발까지 하며 잔여 경기들에 대한 전의를 다지고 있었다. 2) 프런트는 김병수가 자진사퇴했다는 뉘앙스로 상황을 정리하려 했으나 김병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3) 프런트는 "김병수 자진사퇴"로 공식 입장을 정리하려 했으나 모 기자의 단독 보도에 의해 자진사퇴가 아닌 경질이라는 점과 그 과정에서 발생한 상황인 1)과 2)가 최초로 알려졌다. 4) 프런트는 감독 경질이라는 사실이 여러 보도에 의해 적시되자 공식 입장을 자진사퇴에서 경질로 선회하려 했으나 내부에서도 혼선이 있어 결국 공식 입장문에서조차 동일한 상황을 두고 경질과 사임이라는 두 단어가 모두 등장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5) 프런트는 5~10년 정도의 과오에 대하여 스스로에게 또 다시 사실상 면책을 선언했다. 사실관계 조작, 언론 플레이, 책임 회피. 이 세 가지가 이토록 명료하게 드러나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다면 상부의 의지에 의한 행위인지와는 무관하게 관련자는 바로 문책성 해고를 당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런데 이런 프런트의 행태가 다른 구단도 아니고 K리그에서 낭만으로 상징되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이 팬들 입장에서 참담한 것이다.

 

그 다음의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결국 멀리 돌지도 않고 프런트는 다시 '리얼블루'를 선택했다. 김병수 선임과 그 이후 많은 팬들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기로 한 것은 그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감독이고, 영남대 감독 시절 육성으로 정평이 난 감독이니, 당장 2023년에 최악의 결과를 들더라도 그 다음을 노리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김병수에게 미래를 기대하는 것이 합당했는지에 대한 이견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축구계 전반에 알려진 김병수의 성향을 모르고 임용했다면 그것도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수원은 더 오랜 기간에 걸쳐 죄악의 마일리지를 쌓아온 프런트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감독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갈아치우고 팀 레전드라는 '리얼블루'도 인간방패로 아무렇지 않게 쓰는 구단임이 더욱 명확해졌다. 이미 김병수 감독 선임 과정부터 고난이 있었음은 잘 알려져있다. 단장이 구체적 실명까지 비교 삼아 거론하며 훌륭한 감독을 모셔오겠노라 운운한 적이 있는데, 그토록 훌륭한 감독이 전력 지원과 인간적 대우 중 어느 한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 구단에 흔쾌히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지능이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오늘 빅버드에서 만난 어느 팬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수원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가 아니라 독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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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이 정오에 가까워질 무렵 빅버드에 도착하여 나름의 의식을 거행하고 취재를 실시했다. #1 #2 #3 드문드문 빅버드를 찾는 몇몇 팬들이 각자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스케치북이나 화이트보드를 들고 프런트를 규탄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팬들이 있었다. 어젯밤에도 빅버드에 왔다는 한 팬은 블루포인트샵 외벽에 있는 김병수의 사진 옆에 쪽지를 붙여놓은 뒤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다 떠났다. 처음 갔을 때 2개 정도 있었던 쪽지가 시간이 지나자 차곡차곡 늘어났다. 어떤 팬은 누구나 쓸 수 있게 포스트잇, 네임펜, 스카치테이프를 두고 갔다. 걸개는 이미 걸려있었다. "Suwon Till I Die"에서 "Till I"에 청테이프로 취소 표시를 한 걸개는 "Suwon Die"가 되었다. 7월 한여름 밤의 꿈이 펼쳐지던 시작점에 있었던 걸개가 이제는 꿈의 종언을 고하고 있었다. 팬들은 이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금수만도 못한 프런트의 행태에 분노하여 갈 길을 잃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프런트가 팬들의 메시지를 찢고 짓밟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원만이 아니라 여러 K리그 팬들의 분노를 담은 근조화환은 금수들의 손으로 치워지거나 리본만 떼어낸 채 트럭으로 돌아갔다. 대혼란의 주범인 프런트 일당이 웃으며 식사를 하러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보였다. 직원으로 보이는 몇몇이 지나칠 정도로 수상한 모양새로 빅버드 탑돌이를 하는 것도 보였다. 팬들의 메시지를 찢고 짓밟을 것이라는 우려는 충분히 근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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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버드 도착 전에 조금 걱정했다. 혼자 외롭게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다행히도 빅버드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다른 팬들의 마음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굳이 빅버드를 찾은 이유는 이것이었다. 그랑블루 혹은 프렌테 트리콜로로 지칭되는 수원 팬들은 결코 키보드 워리어만이 아님을, 수원을 사랑하는 진심을 행동으로 드러낼 수 있는 사람들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마 비슷한 생각으로 모인 팬들은 울고 싶은 마음을 애써 서로 웃으며 달래고 있었다. 그곳에서 '문명화'가 덜 진행된 날것 시절의 K리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K리그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 입문한 시기가 언제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각자의 삶과 추억이 지닌 무게와 가치는 그리 다르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간단하게 짓밟을 수 있는 수원 프런트의 삶이 지닌 무게와 가치를 우리의 것과 비교한다면 지독한 무례임을 거듭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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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이런저런 이야기로 한숨도 쉬고 웃기도 하다 보니 어떤 팬이 와서 뭔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을 하나 봤더니 제기가 놓이고 있었다. 그리고 꺼내지는 과일과 초. 우리가 알고 있던 인간미 풍기는 낭만의 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죽었으니 차리는 합당한 제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제삿상이 차려지기 전과 후로 차근차근 국화들이 모여 곳곳에 놓였다. 어느 순간 직원들이 와서 치울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일까? 빅버드를 찾는 수원 팬들의 발걸음과 그곳에 도착한 뒤에 치러지는 의식은 좀처럼 끊이지 않았다. 아무런 의식이 거행되지 않을 때는 대화가 이어졌다. 내가 빅버드를 떠난 뒤에도 그랬을 것이다. 생업과 학업이 있어 빅버드를 조금 늦게 찾는 팬들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곳에 있을 때 없었던 걸개와 국화꽃이 더 생겨난 것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보면서 역시 수원의 지지자라는 이름 아래에서 혼자가 아님을 또 체감했다. 화환과 리본은 버릴 수 있어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더 많은 팬들의 마음으로도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병수 경질에 큰 충격을 받아 하루의 본업을 전폐하고 빅버드로 달려간 나의 모습은 스스로 생각해도 청승맞다. 누군가는 진지하게 구단의 죽음을 마주하는 팬들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이해되지 않는 청승맞은 모습이 바로 수원의 사람들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로써 영광을 만들었고 오욕을 견뎌냈던 것이다. 그러한 팬들에게 뜨겁게 응답한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그러한 사람들을 수원의 전사들, 수원의 레전드 등으로 부른다. '리얼블루' 같은 골품제적 발상이 아니다. 우리는 출생성분이 아니라 행위에 따라 우리의 영웅을 인식하고 존경한다. 우리는 출생성분이 아니라 행위에 따라 우리의 역적을 인식하고 배척한다. 우리의 인식 대상이 구단의 모기업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낭만과 헌신이라는 우리의 가장 질긴 신념을 부순다면 그 누구도 심판과 저주를 피할 수 없다. 오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오늘만 냄비처럼 들끓은 것이었다면 수원 삼성 블루윙즈를 여기까지 끌고 올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만든 소중한 팀을 그 팀의 일원이란 작자들이 파괴한다면 그들에게는 어떠한 징벌도 부족하다.

 

김병수를 향한 수원 팬들의 절절한 메시지는 결국 김병수가 좋아했다는 파란 피를 되찾고 싶은 자들의 아우성일 것이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김병수 경질 사태에 관한 글을 쓰지 않을 것이다. 수원의 경기를 직관하는 일도 지독한 스트레스 때문에 당분간 자제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김병수에 대한, 김병수 경질 사태에 대한, 그리고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 대한 글을 장황하게 쓴 이유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든 매듭짓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관론이 가득한 나날들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을 위하여 이 비참한 사태를 역사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남겨둔 채 또 길을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김병수 감독께 수원 팬으로서 한 마디를 전해올리며 글을 맺으려 한다.

 

"이룰 수 없었던 그대와 나의 사랑을 가슴 깊이 생각하네."

댓글 5

best 럭키금성황소 2023.09.26. 21:02
흐르는 눈물 누가 닦아 주나요
고독한아길이 작성자 2023.09.26. 21:04
 럭키금성황소
그래도 오가는 저 많은 사람들 중 누군가들이 빅버드에 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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