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설정

칼럼/프리뷰/리뷰 '울산의 새로운 생활 방식' Football in City (21) - 울산 현대[발롱도르~]

  • COSMO
  • 207
  • 1
  • 12

 전통적인 스포츠는 지역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오프라인에서 경기를 하고, 수 천~수 만 명의 관중을 이 경기에 모객해야 한다. 아무리 주말이더라도 그 정도 인원을 채우려면 경기장 주변 지역에서 사람들을 끌어와야 하며, 당연히 그 지역에서 스포츠단은 효과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고, 연고지에 동화되어야 한다. 구단은 그것을 잘하고 있는가. 이 글은 기사가 아니다. 이 글은 도시에 대한 기행문이자 자유인의 입장에서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이다. 축구단의 연고지를 탐색하고 비슷하게나마 로컬 소비자나 손님의 시각으로 축구를 관람하면서 스포츠의 나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고래의 반전

 

 적어도 21세기 대한민국 사람들의 밥상에 고래고기가 올라온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포함해서 세계적으로 고래를 잡았던 역사가 있다. 한반도 주위에도 고래가 많았지만, 사람들이 워낙 많이 잡아서 고래가 자취를 감추기 직전까지 갔었다. 이제 국제법에 의거하여 일반적인 고래를 잡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지만, 포경에 나서는 국가들도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일부 예외적인 이유로 고래는 아직 포획되고 있으며, 고래고기를 유통하고 판매하는 상황도 볼 수 있다.

 

 그래도 이는 일반적인 사례가 아니기에 사람들의 시야 밖에 있는 일이었다. 예전 대한민국에서는 고래 사냥과 관련하여 노래도 나올 정도로 유명했었다. 그 역사는 꽤 길다.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있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고래 사냥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 암각화는 굉장히 크고, 다른 동물들을 잡는 내용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배를 타고 고래를 잡으며, 그런 다음에 고래를 손질하는 그림도 볼 수 있다. 이렇게 그림까지 그렸을 정도면 고래 잡이의 이력이 빈번했다는 것도 추측할 수 있다.

 

 이 벽화가 있는 울산은 고래잡이의 첨병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굳이 벽화를 거론하지 않아도 울산광역시는 고래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어부들이 이 항구에서 출발하여 고래를 잡고 다시 이 항구로 돌아와 고래고기를 상품화하였다. 고래로 이 지역 사람들이 생계를 꾸릴 수 있었으며, 그것을 넘어서서 의미 있는 규모의 부를 취했다. 이 포경업의 역사는 고래의 포획을 금지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즉, 이제는 대놓고 고래를 잡을 수 없는 환경이 되었고, 고래를 향한 장생포의 위치 역시 극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장생포는 고래의 죽음 대신 고래의 삶을 위한 공간이 되었다. 여전히 장생포의 고래박물관에 관광객들이 찾아서 박제된 고래를 보지만, 고래가 이 지구의 생태계에서 계속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 박물관을 포함하여 장생포에 구성된 장생포고래박물관은 사람들이 고래를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박물관에서는 고래에 대한 특성을 설명한다. 아이들은 고래의 움직임에 감탄하며, 고래를 본따서 만든 고래빵을 먹는다. 관광객들은 장생포 앞 바다로 배를 타고 나아가 고래를 찾기도 한다.

 

20230528_125657.jpg

 

 고래가 여전히 장생포 지역의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 공간에서 고래는 더이상 먹이사슬의 희생양이 아니다. 오히려 고래를 지키면서 관광 자원으로 이 장소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고래가 아니었으면 쉽게 접할 수 없을 부류의 점포들이 장생포에 있다. 굳이 관광객들이 고래를 보고 즐기기 위해 장생포를 찾고 있다. 포경업이 금지되었고 이제 장생포는 다른 길을 찾아야 했지만, 고래를 잡았던 이력을 전환하여 이제 고래를 기리고, 고래를 상징하는 것들을 만드는 관광 자원으로 거듭났다. 장생포는 고래와 함께 변화하고 있다.

 

공업도시 울산

 

 예로부터 울산이 고래를 사냥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항구가 있다는 것, 더 나아가 바다가 곁에 있다는 것은 울산이 육지 경제를 넘어서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선택지를 바다에서 찾을 수 있지만, 바다를 통과하여 또 다른 육지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항구를 통해 외부 자원이 들어올 수 있게 되고, 운송비를 줄이기 위해서 그 외부 자원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항구 인근의 공간에 공장을 만들 수 있다. 울산광역시는 그 당연한 논리의 수혜를 받았다.

 

 바닷가에 있어서 항구를 끼게 된 울산광역시에 많은 회사들이 공장을 만들었다. 공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울산에 전입하게 되었다. 노동자들이 공장에 돈을 벌기 위해 찾아간다. 이들은 계속 울산에서 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인프라가 울산에 필요하다. 이들을 위한 거주 시설이 울산에 건설되었다. 울산에 살고 있던 노동자들이 번 돈을 울산에서 쓰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시장 경제가 발전할 수밖에 없다. 경제의 선순환 구조로 도시 자체의 위세가 커지게 된다. 울산은 공업으로 성장한 도시가 되었다.

 

 어업으로 성과를 만들던 울산에 있는 항구의 쓰임새가 달라졌다. 고래를 낚은 배들이 들어오던 울산은 이제 외부에서 채취한 원료를 배송하는 배들이 들어온다. 고래잡이 배를 출항하던 울산은 이제 직접 선박을 만들어 진수하는 곳이 되었다. 바닷가라는 지형의 도움을 받아 울산광역시는 사회적 변화를 토대로 새로운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울산을 생각하면 주로 고래 대신 중공업을 연상한다. 물론 고래는 누군가에게 다른 의미로 생계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제 울산의 경제를 지탱하는 것은 공업이다.

 

 그러나 공업 도시라는 표현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각 지역마다 공장은 많고 그 지역의 산업은 각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그럼에도 울산광역시를 공업 도시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울산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공업, 중공업은 울산을 대표하는 것을 아득히 넘어서서 대한민국의 수출을 담당한다. 울산에서 제작하는 상품이 전 세계로 간다. 그것은 울산 현대의 모기업인 HD현대를 포함하여 울산의 공업이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세계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공업 도시라는 표현은 공업이 도시의 간판이라는 것을 문자 그대로 드러내기도 하지만, 도시를 설명하면서 공업 이상의 단어를 찾기 까다로워 그럴 수도 있다. 사람들의 일터는 이 도시의 상징이 되었지만, 이 도시를 위하여 특별하게 찾을 수 있는 문화를 탐색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물론 인간이 삶을 살면서 산업이 주는 일자리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따분한 도시를 꼽을 때 울산이라는 도시가 들어가는 경우도 왕왕 존재한다. 울산에 더 다양한 것들이 필요할 수 있다.

 

울산 현대라는 문화 생활

 

20230528_172746.jpg

 

 그리고 울산 현대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 농담이 아니다. 울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리더보드의 상단에 오르는 것은 공업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울산 현대는 K리그 최정상의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문화 콘텐츠가 수도권에 집중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역행하고, 울산 현대는 축구라는 콘텐츠의 정점이 울산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력으로도 이를 증명한다. 그 사이에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와 대한민국 FA컵의 정상을 차지했어도 리그 우승에 대한 갈증이 매우 있었다.

 

 이윽고 2022년, 오랜만에 울산은 기어코 우승컵을 들면서 서서히 오르고 있는 흥행곡선이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성적이 있었기에 지금의 울산 현대가 K리그 리딩 클럽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울산 현대에 대한 진가는 오히려 성적 이외의 부분에서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울산 현대의 홈 구장인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을 찾으면 알 수 있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이 K리그 콘텐츠로 몇 시간 가족들이 즐길 수 있다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가족들과 연인들, 그리고 친구들끼리 가볍게 올 수 있는 환경을 울산 현대에서 제공한다.

 

 누구도 쉽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1년에 홈 경기는 고작 18경기 정도이지만, 그럼에도 울산 현대는 관중을 위한 부대 시설을 잘 꾸몄다. 경기장에 좋은 품질의 F&B 코너를 입점했다. 매우 쉽지 않은 일이고, K리그의 많은 구단들은 푸드트럭으로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 현대는 다른 팀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만든 것이다. 울산 현대의 축구를 보기 위해 찾아온 관객들이 이에 호응하여 긴 줄을 서서 음식을 주문하고, 이 음식을 맛있게 즐긴다. 어떤 구단들은 심지어 경기장 밖에 나가야 주문할 수 있는 F&B 섹션을 울산시민들은 스타디움 안에서 최상의 고객 경험으로 활용한다.

 

 굿즈를 파는 샵도 예외는 아니다. 다양한 물건으로 팬들의 지갑을 자극하고 있다. 심지어 여러 개의 가게가 관객들을 반기고 있는데, 그 점포 중 하나는 ‘미타’라는 울산 현대 마스코트에 대한 가게다. 울산 현대는 마스코트 리브랜딩을 통해 ‘미타’라는 마스코트를 소개하였다. 그저 어딘가에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일 수 있지만, 마스코트는 굿즈의 가짓수를 늘릴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 아이들에게 더 친숙한 선택지를 만들기도 하지만, 선수들의 활약상과 무관하게 안전한 장치를 마련한다고 볼 수도 있다. 마스코트의 퍼포먼스는 웬만해서 기복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

 

20230528_174333.jpg

 

 여기에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울산 현대는 매력적인 장치를 경기장에 많이 심었다. 경기장에서 팬들이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울산 현대의 노고에 어떤 코멘트를 섣부르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덕분에 울산 현대의 관중들은 최적화된 경험을 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빈번하게 볼 수 있는 일일 수 있지만, 열성 K리그 팬들이 바랐던 ‘전 관중의 서포터즈화’를 울산에서도 목격할 수 있다. 오히려 기존 K리그 서포터즈들이 바라던 방향과 달리 상대적으로 더 라이트한 응원 방식으로 관중 모두가 울산 현대라는 브랜드를 즐기고 있고, 울산 현대가 온/오프라인에서 울산을 상징하는 대안으로 어느 순간 떠오르고 있다.

 

팬들이 주도하는 세상

 

 매치데이의 축구장에서 구단이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을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다. 분명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만인이 알 수 있다. 하지만 시야를 돌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 수도 있다. 감히 이야기를 섣불리 할 수 없을 정도로 구단은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당연히 모든 일을 구단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단이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구단의 역량과 무관하게 팀이 접근할 수 없는 영역도 있다. 가령,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팬들처럼 적극적으로 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간혹 바이럴에 가까운 활동도 있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 해당된다.

 

 그렇다고 팬들이 오프라인에서 울산 현대 이야기를 하고, 온라인에서 울산 현대를 소재로 글을 쓰는 것은 전혀 무의미하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울산 현대의 영향력을 세상에 전파할 수 있다. 또한, 경기장 밖에도 울산 현대로 서로 공감대를 가지고 울산 현대에 노출되는 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울산 현대가 직접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례에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다. 울산 현대의 소속 인원과 관련된 공간, 심지어 표면적으로 아무 인연이 없는 공간이더라도 울산 현대에 대한 추억이 있는 장소라면 그 예시에 포함될 수 있다.

 

 가령, 울산 현대의 김태환 선수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 카페이기 때문에 커피도 팔고 이곳은 디저트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자주 언급되는 디저트는 약과와 아이스크림의 조합으로 구성되는데 그 조합이 심히 매력적이고, 그 누가 이 디저트를 판다고 하더라도 그 조합을 맛있게 먹고 즐길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카페를 굳이 언급하고, 울산 현대를 사랑하는 팬들이 깊은 탐색을 거치지 않고도 그 장소를 찾아서 방문하려고 하는 이유가 있다. 언급했듯이 이 카페는 울산 현대의 김태환 선수가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0528_105543.jpg

 

 경기는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구성되지만, 관중의 경험에는 집에서 나오면서 경기를 보고 다시 집으로 복귀하는 과정 전부가 포함될 수 있다. 특히 팬덤 비즈니스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축구단이라면 이 팀을 향한 감정이 발현되는 순간 모두 팬들이 가질 수 있는 경험에 들어갈 것이다. 심지어 응원하는 구단의 선수와 연관된 장소에 방문하는 것도 그 경험이 될 수 있고, 그 카페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경험의 영역에 편입될 수 있다. 축구는 2시간이면 끝날지 몰라도 이 팀에 가질 수 있는 교감은 훨씬 더 긴 시간 이어진다.

 

 그 경험을 꾸릴 수 있는 장소는 물리적 공간과 무관할 수 있다. 구단의 공식 SNS라는 비대면 창구를 통하여 온 동네, 심지어 울산광역시 외부의 공간에서도 그 감정을 체감할 수 있다. 승부의 결과나 기타 상황에 따라 팬들은 기뻐하며 환호하고, 때로 상처를 받으며 울분을 토할 것이다. 구단은 SNS로 활동 내역을 올리고, 그 방식은 마스코트를 활용하는 방안까지 다양하게 전개할 수 있지만, 이 노력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역할은 팬들이 점유한다. 앞서 언급했던 커뮤니티에 관해서도 울산 현대 팬들이 자발적으로 팀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비슷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팬과 구단의 심층적 교류

 

 구단은 팬들을 열성적인 소비자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팬들은 단순히 열성적인 소비자로 카테고라이징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 팬들은 간단하게 글을 쓰기도 하고 콘텐츠를 만들면서 울산 현대에 대한 홍보와 여론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울산 현대를 강하게 움직였던 사건들의 일부는 K리그 소식을 열심히 취재해주시는 기자나 전문가의 취재에서 출발했지만, 또 어떤 것들은 울산 현대 팬들이 그 움직임을 조명하면서 시작되기도 했다. 이렇게 울산 현대의 흥행이 더 알려지고, 사람들에게 대외적으로 주목받게 된 이유도 팬들의 자발적인 홍보에서 파악할 수 있다.

 

 울산 현대도 팬들의 노력을 주시하고 있다. 울산 현대 팬 커뮤니티인 울티메이트 등에 글을 쓰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울산 현대의 팬이자 울산 현대를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의 디자인을 받아 MD 상품을 제작한 이력도 존재한다. 이는 팬과 구단이 더 심층적으로 교류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구단이 일방적으로 팬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판매까지 가지 않더라도 팬들이 크리에이터가 되어 원제작자와 교류하는 구조는 팬덤을 상대로 전개하는 비즈니스에서 너무나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례가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고래를 이제 뻔뻔하게 잡을 수 없는 변화처럼, 팬들을 상대로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주체는 자연스럽게 수용해야 하는 현실이다. 오히려 장생포는 고래를 덕질하는 공간인 것처럼 보인다. 고래를 기리고, 고래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면서, 고래를 상생의 소재로 삼고 있다. 고래를 너무 쉽게 잡았던 연안에서 이제 관광객들과 관계자들은 고래’님’이 모습을 비춰주시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 고래가 행차하시면 모두가 좋아한다. 아직 이 세상에 일방적인 관계는 많지만, 장생포의 고래처럼 역할이 역전될 수 있다.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의 굿즈 스토어 중 하나인 호랑이상점에 가면 ‘축구를 넘어 당신의 생활 속으로’라는 문구가 있다. 울산 현대는 생활 속에서 축구가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라고 있다. 굳이 특정 카페를 찾아가고, 울산 현대 굿즈를 입으며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그 양식에 부합하는 행위일 수도 있다. 이미 커뮤니티라는 수단으로 커뮤니티라는 수단으로 더 응집력 있게 모인 팬들은 이제 강한 영향력으로 구단에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고, 울산 현대를 위한 콘텐츠를 더 파급력 있게 만들고 있다.

 

 생활 속에서 축구, 특히 울산 현대라는 소재를 계속 활용하려면 말 그대로 울산 현대가 고객 곁에 있어야 할 것이다. 미타 컵으로 물을 마시면서 울산 현대 옷을 입으며 생활하는 것도 그 사례에 해당될 수 있다. 자나깨나 울산 현대 생각을 하면서도 울산 현대에 대한 의견을 고려하는 것도 그 답이 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울산 현대가 팬들의 소유물도 아니지만 팬들이라면 자기 손으로 다 같이 잘되는 방향을 고려할 수도 있다. 물론 다음과 같은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도 존재하겠지만,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좋은 미래를 맞이하고 그 미래에 팬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20230528_203711.jpg

 

 매우 좋은 마케팅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울산 현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팬들이 사소한 것부터 거창한 것까지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의 욕구를 북돋아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기반의 예시로 성적 등으로 너무 당연한 것을 열거할 수 있지만, 다른 일도 고려할 수 있다. 가령, 울산 현대가 감내할 수 있다면, 울산 현대가 해당 콘텐츠에 검수를 거치고 라이센스 비용을 가져가는 대신에 울산 현대에 대한 콘텐츠를 창작하고 다양한 통로로 판매할 수 있는 창구를 개방할 수도 있다. 마치 일부 크리에이터의 그림을 활용하여 MD 상품을 디자인했던 것처럼 더 다양한 통로를 고민할 수 있다. 물론 그 일은 쉬운 것이 아니겠지만, 굳이 그 안이 아니더라도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처럼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세계를 호령하는 중공업 회사이자 울산 현대의 모기업인 HD현대가 확실하게 이행하고 있지만, HD현대가 할 수 없는 영역에서 팬들의 제조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 팬들이 모여 울산 현대의 분위기가 극적으로 바뀌었고, 더 나아가 축구에서 울산광역시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 울산광역시라는 이름이 공업 이외의 다양한 측면에서 나오고 있다. 조선을 수출하는 울산에서 유능한 선수들의 축구를 선보이고, 이들의 축구가 ACL를 통해 아시아로 수출되기도 한다. 따분한 도시라는 평에 무색하게 울산 현대는 제일 잘하는 축구 콘텐츠로 신나는 울산을 만들고 있고, 창의력 있는 콘텐츠는 세계로 알려질 수도 있다. 그리하여 울산 현대는 항구가 있는 울산의 최대 히트 상품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다녀온 경기

 

2023.05.28

@ 울산문수축구경기장

울산 현대 vs 대전 하나시티즌

3 : 3 / 울산 현대 무

관중 수 : 17,251명

 

20230528_185806.jpg

 

NEXT - (22) 포항 스틸러스

 

칼럼 'Football in City' 인덱스

https://www.flayus.com/108510837

 

 

 

댓글 1

열혈축덕 2023.09.25. 00:32
할임경기보던 시절에 지인들 만나러 울산놀러간겸 문수도 갔었는데 갈때마다 썰렁했던 고양종합보다가 문수를 보니 이벤트도 많고 웅장하고 시끌벅쩍해서 놀랬던 기억이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POTM [POTM] 플레이어스-K리그2나잇 K리그2 이달의 선수상 - 4월 선수 5 뚜따전 368 13
정보/기사 2024 시즌 K리그1-K리그2 유니폼 통합정보 6 뚜따전 524 10
자유 2024년 국내 축구 일정(K리그1~K4리그) 10 미늘요리 4091 36
에펨/로스터 국내축구갤러리 FOOTBALL MANAGER 로스터 공지 (7월 7일 베타업데이트) 116 권창훈 20547 57
가이드북 K리그1 가이드북 링크 모음집 13 [도르~] 천사시체 11072 39
자유 ❗이것만 있으면 당신도 프로 플스인! 개축갤 뉴비들을 위한 필독서 모음❗ 30 뚜따전 35858 45
자유 국내축구갤러리 2024 가이드 7 권창훈 24174 27
인기 [단독] 김두현, 전북 지휘봉 잡았다…지난해 ‘대행성과’에 기대 16 [도르~] 키류키쿄 656 56
인기 전북 18 써치제국 666 25
인기 권혁규 - 스토크 시티 관심? 8 마유미 437 2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아냥kb 299 1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경남뼈주먹 200 17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고독한아길이 236 9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38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Jarrett 301 24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70 8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2 4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52 9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1 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7 6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고독한아길이 138 9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고독한아길이 72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Nariel 370 2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whwnsw 129 2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41 5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고독한아길이 224 1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whwnsw 118 3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소확행 255 12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소확행 356 16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김태환악개 34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