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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31라운드 수원-대전전 직관 후기와 팀 상황 논평: I will try to fix you[발롱도르~]

 

 

1. 경기 전의 생각들

 

대전이 수원에게 그리 쉬운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올 시즌 수원이 어느 팀에게 강했는가 싶지만, 대전에게는 유독 약한 면을 많이 보였다. 지난 2로빈에서의 무승부가 천운이라 생각될 정도였다. 나는 승리를 바라며 원정길에 올랐지만 무승부만 나와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수원이 전방위적으로 약하지만 수비에서 특히 취약한 부분은 크랙으로 불릴 만한 윙의 측면 돌파라고 할 수 있다. 좌우 측면 다 문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유독 최근 두드러지는 문제는 우측면이었다. 이름이 저절로 생각나는 악몽 같은 상대 선수들이 있다. 지난 30라운드에서 수원은 대구 바셀루스의 혈을 뚫어주었다.

 

2. 경기에 대한 총평

 

30라운드 대구전은 "이길 자격이 없는 경기"라고 생각했다. 31라운드 대전전은 "이길 자격이 없지 않았는데 걷어찬 경기"라는 생각이 든다. 전반전 2:0으로 밀리기 시작했을 때도 지난번 대전전과 똑같은 흐름만 탄다면 무승부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 흐름을 탈 좋은 기회가 페널티킥이었다. 이창근의 높은 수준만 확인한 것인지, 안병준의 낮은 기량만 확인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그 페널티킥 말이다. 여기에서 기선을 잡지 못하고 전반전을 2:0으로 마감한 순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나마 후반전에 뮬리치가 들어온 직후부터 고승범이 교체로 나가기 직전까지 기회가 있었다. 카즈키의 득점도 그 과정에서 나왔다. 문제는 고승범의 교체 이후 그 공백은 전혀 메워지지 않고 심각하게 실감났다. 흐름을 타지 못한 수원은 오히려 후반전 막판에 티아고의 페널티킥에 실점하며 3:1로 무너졌다.

 

전반전과 후반전에 다른 팀이 되어 등장하는 것은 올 시즌 수원에서 꽤 흔한 일이다. 김병수 체제에서 그런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꼭 우연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최근 김병수는 노골적으로 전반을 포기하고 후반에 올인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문제는 감독의 전략이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은 선제 득점을 하지 못하면 결코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는 팀이다. 그런 주제에 한번 분위기를 상대에게 내준 뒤에 찾아오는 것은 거의 기약도 없는 팀이다. 이런 팀이 전반 어떻게든 무실점으로 버티기라도 하면 다행인데 유감스럽게도 수원의 수비는 공격보다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은 들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코 절대적으로 좋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선수단 구성이나 부상 상황을 보면 전반 수세-후반 공세를 통한 경기 운영을 추구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는 있지만, 그것도 먹혀들어야 좋은 소리를 듣는 법이다. 작동하지 않는 운영체제를 여러 차례 들고 나와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당연히 험한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30라운드 대구전과 31라운드 대전전은 수원이 왜 압도적 강등권으로 치닫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대구와 대전, 이 두 팀과 비교했을 때 수원의 문제가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대구는 내려앉아서 문 잠그고 버티는 수비가 되는 팀이다. 그리고 선수비 후역습에서 상대에게 아픈 일격으로 경기를 "딸깍" 하고 가져올 수 있는 정도의 공격수는 있다. 대전은 중원을 삭제하더라도 측면에서 기동력을 바탕으로 공세를 펼 수 있는 팀이다. 그리고 크랙으로 불릴 만한 중앙과 측면의 공격수가 두루 있다. 수원은 대구의 수비, 대전의 공격은 당연히 결여하고 있고 대구의 공격, 대전의 수비만큼도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7월의 상승세가 회광반조로 보일 수밖에 없다. 7월의 일시적 상승 국면을 지나 나락으로 치닫고 있는 수원의 성적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경기를 보며 느꼈던 몇 가지를 자세히 쓰겠다.

 

3. 우측면

 

정승원과 이상민의 부상 이후 수원의 라이트백은 처참해졌다. 김태환은 그나마 대인 방어와 우직한 전진에는 제 역할을 해낸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 김태환은 명단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대전전 라이트백 선발로 등장한 것은 김경중이었다. 퍼플아레나 N석에 있었던 사람들은 알 것이다. 김경중이 볼 소유권을 지키지 못하거나, 볼을 상대에게 탈취당하거나, 상대 선수의 질주에 농락당할 때 얼마나 탄식이나 고함이 터져나왔는지 말이다. 그야말로 기본기가 의심되는 수준의 플레이였다고 말한다면 과언일까? 나는 과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여파는 이규석에게 미쳤다. 아무리 대구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어도 이규석은 아직 경험 부족한 22세 선수다. 유강현을 막지 못한 것은 이규석의 문제가 맞지만 우측 스토퍼에 누구를 갖다놓아도 유강현을 막을 수 있었을까 하는 비관적 생각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규석이 어떻게든 상대에서 볼을 뺏거나 상대의 볼 탈취를 막아내도 오히려 수비 진영에서 동료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고립되는 그림이 몇 차례 나온 것을 보면, 현재 수비 전술이나 수비 과정의 팀 케미스트리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수원에서 지난 경기에 이 선수 괜찮았는데 왜 이번 경기에 안 나왔지 싶으면 부상"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김태환의 명단 제외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경기 막판 실점도 김태환이 이규석과 함께 근육 경련으로 고통받던 중에 나온 것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유 불문하고 지금 수원은 승점 1점이라도 아쉬운 상황이다. 수원의 우측면, 즉 대전의 좌측면으로 김인균이 들어올 것임은 너무나 자명했다. 김인균이 평소보다 중앙에 가깝게 위치를 잡았다지만 여전히 대전의 좌측면에서 위용을 뽐낸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김경중은 김인균이 아니라 이미 대전의 레프트백 서영재에게 뚫려버렸다. 대전의 측면 공격에 당해본 적이 있는데도, 최근 몇 경기에서 연이어 우측면을 뚫린 경험이 있는데도 우측면 수비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 싶다. 설령 아무리 전술을 잘 짰다고 해도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지 의심될 수밖에 없는 선수들이 계속 그 방면에 투입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무엇이 더 문제인지 모르겠다. 정말 전술이나 엔트리를 구성하는 과정의 중대한 오판인지, 아니면 선수 기량이 심각한 수준 미달인지. 이럴 때는 쉽게 내놓을 수 있는 답안이 있다. 둘 다 문제였다.

 

일련의 교체가 끝나고 난 뒤에도 우측면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사실 좌우 모두 공격에서는 정말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좌우 측면에 배치된 선수들끼리 자리를 바꾸는 등 시도가 있었다. 수원의 유의미한 공격 시도가 증가한 후반전은 그나마 사정이 나아졌지만 우측면 문제는 결국 경기 중 언젠가 터지고 마는 폭탄 같다. 참고로, 내가 좌측면 문제를 집중 거론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곳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곤란하다는 점을 언급하려 한다. 전만큼 날카롭지 않은 공격, 전처럼 안이하거나 혹은 전보다 더 안이한 수비로 원성을 사고 있는 이기제가 있는 좌측면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4. 16종성과 92종성 사이, 그리고 중앙 2미들과 3미들

 

이종성은 29라운드 슈퍼매치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전반전에는 실수를 연발하며 고함을 듣는 대상이었는데, 후반전에는 그래도 1인분을 해냈고 심지어 이번 경기는 카즈키의 득점 덕분에 도움까지 기록할 수 있었다. 흔히 하는 표현을 쓰자면 전반전은 16종성, 후반전은 92종성 같은 모습이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사실 이종성 본인의 마음가짐이 전반전과 후반전에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차이는 팀의 라인과 무게중심이었다. 팀의 라인이 높아지고 무게중심이 전방으로 탄탄하게 잡히면 이종성이 "생각을 하고 볼을 차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5-6월의 이종성은 후반 공세 강도를 높일 때조차 턴오버를 유발하는 상황이 많아 팬들의 목을 아프게 만들기는 했다.) 팀의 라인이 낮아지고 무게중심이 전방으로 잡히지 못하면 이종성의 볼 처리가 불안할 때가 많다. 속도와 무관하게 공격으로 상대의 라인을 밀어내면 이종성이 고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이번 경기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문제는 수원 팬들이 애타게 찾던 중앙 3미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전은 좀처럼 라인을 올리지 못하고 계속 후방에서 풀어나오지 못하고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가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는 것이다. 고질적 수비 불안에 더해 상대의 라인을 밀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의 부족은 중앙 3미들도 별 의미가 없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성 하나가 중앙 미드필더에 추가된다고 하여 경기가 획기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오늘 전반전은 심지어 그 고승범과 카즈키마저 몇 차례 자주 하지 않던 잔실수를 범하고 있었다. 팀의 라인이 상대의 압박과 아군의 불안 때문에 계속 내려선 채로 경기를 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중앙을 2미들로 임하든 3미들로 임하든 '사망선고'만 늦출 뿐, 이들 미드필더에게 기대되는 장점을 발휘하게 만들 수 없다고 본다. 

 

그래서 요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중앙 2미들과 3미들은 오히려 부차적 문제일 수 있고, 결국 측면에서든 최전방에서든 상대가 라인과 압박 강도를 마구 올리지 못하도록 저항할 수 있는 선수를 경기장에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선수가 이미 잘 갖춰져있어서 투입만 하면 되는 상황이거나, 어떤 선수는 잘 만들어서 투입할 수 있는 정도까지 끌어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천하의 알렉스 퍼거슨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시절에 공격수만큼은 비싼 돈 주고 사서 썼고, 펩 과르디올라도 엘링 홀란을 사서 자신에 대한 논란을 잠재웠다. 그래서 수원의 상황은 절망적이다. 비록 3미들을 쓰면서 카즈키를 좀 더 우측 지향적으로 쓴 것이 오늘 효과를 보았지만, 강등이 코앞인데도 뾰족한 대책이 누구의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5. 장점을 상실한 선수들

 

수원의 추락은 스쿼드에 대한 과대평가에서 출발한다. 그 과대평가는 현 스쿼드가 "과거에 고점이 있는" 선수들을 상당수 보유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그런데 작년이나 재작년으로 갈 것도 없이 올해 잠깐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마저 마치 포맷이라도 한 것처럼 나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안병준은 한창 부상으로 시달리면서도 경기에 투입되었을 때의 모습이 부상 회복 후 돌아온 현재 보여주는 모습보다 좋았던 것 같다. 공격에서도 위협이 되지 못하는데 스트라이커로서의 신뢰감도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 

 

전진우는 아직 볼을 갖고 접을 줄은 아는 것 같지만 문제는 앞으로 나가면서 접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나 뒤로 가면서 접고 있다는 점이다. 드리블을 할지 패스를 할지 합당한 타이밍을 못 보는 것은 올 시즌 내내 전진우에게 자주 보이는 모습이지만 오늘 대전전은 유독 심했다. 전진우의 강점이 속도를 활용해서 상대를 위협하여 (양치기 소년 같이 억울해질 때가 많지만) 반칙을 유도하거나 아군의 공격 합류에 시간을 벌어주는 점에 있음을 생각하면 정말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명준재는 '가짜 9번'으로 중원 힘싸움에 투입될 때보다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나마 김경중이 있을 때보다 우측면이 덜 불안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지 모르겠다. 

 

측면 공격에서 팬들이 거의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김주찬도 7월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사실 19세밖에 안 되고 올해 갓 데뷔한 선수에게 팀의 공격 혈을 뚫어달라고 기대하는 것부터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 분명히 7월보다 몸이 무거워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좋았을 때의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은 25라운드 수원더비 때부터 들었다. 혹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부상 같은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우려된다.

 

6. 캡틴 리스크

 

더 큰 문제는 수원 팬들 사이에서 선수들의 태도에 대한 의심 혹은 불만이 들끓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전 종료 직후, 나가뒤져라 콜이 울려퍼지던 빅버드 N석을 향한 수원 선수들의 인사는 대체로 불성실했다. 주장 이기제는 앞장서서 그 상황을 회피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대전전 종료 직후, 참을 만큼 참은 수원의 콜리더는 인사 온 선수들을 향해 메가폰을 들었다. 주장 이기제는 또 다시 어떤 말도 하지 않고 고개 숙여 인사만 할 뿐 침묵했다. 사실 선수들의 집단적 정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수단 전체를 지적하고 있지만, 팬들의 가장 큰 의심 혹은 불만은 결국 주장 이기제를 향하고 있다. 이 정도 상황에서 어떤 사과도 하지 않는 프런트는 말할 필요도 없는 대역죄인이지만, "응원에 감사드리고 죄송하다, 열심히 하겠다"라는 정말 간단한 응답조차 하지 않는 선수단 대표에 대해서 의심 혹은 불만이 크게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주장단 교체는 여러 팀에서 있었다. 당장 강등권 경쟁자들만 보더라도 수원FC와 강원 모두 주장단 교체를 단행한 바 있다. 이후 그들의 성적은 약간의 부침은 있을지언정 그래도 안정을 찾았다고 판단된다. 반면 수원은 정점에 있었던 7월을 제외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주장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주장단을 교체할 법도 한데 일단 결정된 것은 주장단을 2명에서 5명으로 확대한다는 것이었다. 이 선택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의 의중을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일단 주장단에서 부주장과 새로 추가된 3명에 대해서는 별다른 불만이 없다. 나는 이종성과 박대원도 팀 케미스트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주장을 유임하는 것은 적절한 선택이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선수단 전부는 아닐지라도 많은 부분을 잠식하고 있는 무기력과 무사안일주의에 대하여 과연 주장이 어떤 대처를 했는지가 상당히 의문스럽다. 아군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지,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그림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 때문에 소리를 지르는지 모르겠다. 독려와 불평은 다르다. 수원 주장 이기제에게 독려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라커룸이나 클럽하우스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최근 선수단의 분위기와 팬을 향한 대응에는 분명 그의 문제가 크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장점보다 단점이 두드러지고 있는 최근 경기장 위의 모습도 그렇거니와, 이기제의 현재 모습은 일개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팀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거대한 리스크로 비친다.

 

7. I will try to fix you

 

"수! 원! 강! 등!" 이제 상대 서포터석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것에는 익숙하다. 그리고 구단이 몇 년 동안, 특히 올해 저지른 작태를 보면 저 구호가 결국 "그 따위로 축구하려면" 구단이 겪을 수밖에 없는 냉엄한 현실이라는 생각도 든다. 다만 팬들은 좀처럼 포기할 생각이 없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는데도 결국 인사 온 선수들을 보면서 육두문자는 뱉지 못하고 응원의 한 마디나 소리치는 자신을 보면서, 아이도 어른도 모두 울적한 표정으로 저마다 돌아갈 길을 찾아가는 풍경을 보면서, 나는 결국 또 다음 경기에도 어디서든 자리를 지키고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런 팬이 어디 나뿐이랴. 적어도 오늘 퍼플아레나 N석에 함께 있던 사람 중 수백 혹은 수천 명, 많게는 전국 곳곳과 국경 너머까지 있는 사람 수만 명이 그런 마음일 것이다.

 

끝내 선수단에 대해서도 차마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나는 어쩌지 못하겠다. 대구전 직후 깊이 고개 숙여 인사하던 김태환, 대전전 직후 팬들 앞에 가장 먼저 끝 자리를 잡고 선 이종성, 첫 득점으로 기뻐해야 할 날에 끝내 눈물만 흘리던 카즈키,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던 김주원. 

 

그래서 팬은 팀을 고쳐주고 싶다. 팀은 팬을 고쳐주고 싶을까. 이 노래 속의 '나'가 팬인지 선수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당신'이 선수인지 팬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기차역에서 내려 힘겹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랜만에 콜드플레이의 <Fix You>를 들었다.

 

Tears stream down your face

When you lose something you cannot replace

Tears stream down your face, and I...

 

눈물이 당신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네요

당신이 대체할 수 없는 무언가를 잃었을 때

눈물이 당신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네요, 그리고 나는...

 

Tears stream down your face

I promise I will learn from my mistakes

Tears stream down your face, and I...

 

눈물이 당신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네요

나는 나의 잘못에서 배우기로 약속합니다

눈물이 당신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네요, 그리고 나는...

 

Lights will guide you home

And ignites your bone

And I will try to fix you

 

빛이 당신을 집으로 인도할 겁니다

그리고 당신을 따뜻하게 해줄 겁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을 고쳐줄 겁니다

 

- Coldplay, <Fix You>

댓글 2

윤할의수석사제 2023.09.24. 09:18
뱅수형 감자에 있을때는 위기상황때 전반 경기략 버리고 실점만 막으면 거의 승 무 가져와서 와 ㅅㅂ 축구 후반전만 잘하면 이기는구나 했는데.. 이게 안되는구나
댓글
고독한아길이 작성자 2023.09.24. 09:50
 윤할의수석사제
그것도 스쿼드 퀄리티가 있어야 되는 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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