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해축백일장] 처용가

덕판배(Dick van Well)의 시대에는 노덕담(Rotterdam)부터 바닷가까지 관중이 즐비하고 매점 줄이 서로 이어져 있었으며, 팔짱충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응원과 노랫소리가 길에서도 끊이질 않았고 비바람이 사계절에 순조로웠다.

이 당시 대왕이 북쪽에 놀러 갔다가 돌아오려고 하던 참이었다. 낮에 물가에서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길을 잃어버렸다. 이상하게 여겨 주변 직원들에게 물었더니, 근본을 담당한 관리가 아뢰었다.
“이것은 북해 용의 조화입니다. 마땅히 좋은 일을 해서 풀어야 합니다.”

그래서 신하에게 명해 용을 위하여 이 근처에 치즈공장을 지어주도록 하였다. 명을 내리자 구름이 걷히고 안개가 흩어졌다. 그래서 이름을 아귀마(Alkmaar)라고 하였다. 북해의 용이 기뻐하며 곧 일곱 빡빡이를 데리고 왕의 수레 앞에 나타나서 덕을 찬미하며 춤을 추고 음악을 연주하였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왕 따라 구장에 들어와서 정치를 보좌해주었으니, 그 이름을 수로(Slot)이라고 하였다. 왕은 뛰어난 선수를 수하로 삼아주고 그의 마음을 잡아두려고 하였다. 그래서 또 감독의 벼슬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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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의 우승접시가 너무나 아름다웠으므로 내비(Levy)가 그를 흠모하였다. 그래서 밤중에 수로의 집으로 가서 몰래 그를 범하고자 했다. 수로가 밖에서 집으로 돌아와 집에 누군가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는 곧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다가 물러갔다.

-그 노래는 이러하다.-

노덕담 밝은 달밤
밤늦도록 노닐다가,
들어와 잠자리를 보니
반짝이가 둘이구나.
하나는 내 것인데
둘은 뉘 것인가.
본디 내 것이지만
빼앗은 것을 어찌하리오.

바로 그때 내비가 형체를 드러내고 처용 앞에 꿇어앉아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공의 실력을 사모하여 범하려 했습니다. 그런데도 공이 화를 내지 않으시니 감동하여 아름답게 여깁니다. 맹세컨대 지금 이후로 공의 모습을 그린 그림만 보아도 그 문에는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이 일로 인해 구락부 사람들이 문에 수로의 모습을 그려 붙여 나쁜 대머리를 물리치고 경사스러운 일을 맞아들이게 되었다.

왕이 노덕담으로 돌아온 뒤에 곧 경기장 동쪽 경치 좋은 곳에 터를 잡고 재계약을 하였으니 4년계약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연봉왕이라고도 하니, 곧 그를 위해 낸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