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결산 [FM19] 슬기로운 상암생활 #1 시즌 구상과 개인 면담[발롱도르~]

[FM19] 슬기로운 상암생활 #0. 프롤로그. FC 서울의 감독이 되다
[FM19] 슬기로운 상암생활 #1. 시즌 구상과 개인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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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씨드야 이번 시즌 어떤 전술을 쓸지 구상해보자. 전력 보고서 좀 가져와봐

 

 

감독님 여기 이써요

 

 

 

음 그래..

확실히 이 팀의 자원은 편중되어있어. 중앙 수비수 6명, 중앙미드필더 가능한 자원이 11명, 공격수가 8명이야. 반면 측면 자원은 굉장히 부실하지.

 

 

그럼 최용수 감독님처럼 3-5-2를 쓰실 건가요?

 

 

나는 3-5-2에 좀 회의적이야. 우리 팀이 수비수가 많긴 하지만 정작 수비수를 3명이나 쓰기엔 좋은 수비수가 별로 없어. 여기 보고서에서도 별 3개짜리 수비수는 오스마르밖에 없어. 그 오스마르도 중앙 미드필더가 더 어울리고.

 

 

반면 공격수들은 수비진에 비해서는 괜찮은 편이지 이 많은 공격수들로 원톱을 쓰는 건 말이 안 되고 아마 투톱을 써야할거야.

 

 

중앙수비수 둘에 공격수도 두 명. 그러면 감독님은 역시 4-4-2를 쓰실 생각인가요?

 

 

맞아 다만 이 경우 측면자원의 보강이 필수적일거야. 또 몇몇 선수들은 중앙보다 측면에서 뛰도록 훈련을 시켜야겠지.

 

 

김진야 선수를 좌측에, 송진형 선수를 우측에 두는 방법도 있겠네요.

 

 

아니, 나는 김진야를 우측에, 송진형을 좌측에 둘 거야. 거기에 대해 선수들하고 일대일 면담을 해야겠어.

 

 

씨드야 먼저 김진야부터 데려와라.

 

 

 

 

 

<면담: 김진야>

 

반갑다 진야야. 난 2018 아시안게임에서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도 직접 가서 너의 모습을 많이 봐왔어.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서 영광이에요 감독님.

 

 

아무튼 진야야. 너의 장단점은 확실하지. 너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 그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 능력도 좋은 편이지.

 

 

감독님 감사합니다 ㅎㅎ

 

 

근데 장점은 이게 끝이야.

 

 

사실 그거 말고는 잘하는 게 없어. 인천에서는 왼쪽 풀백으로 뛰었지만 위치선정도 판단도 너무나 부족했어. 그렇다고 윙으로 쓰기엔 시야도 기술도 떨어졌지. 냉정하게 얘기해서 어떻게 써도 애매했던 게 지금까지 너의 경력이야.

 

 

...

 

 

그러니까 진야야. 너 이번 시즌부터는 우측에서 뛰어라.

 

 

네?

 

 

실례지만 감독님, 김진야 선수는 프로 데뷔 이후 거의 왼쪽에서 뛰어써요.

 

 

나도 당연히 알아. 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좌측이 너에게 알맞는 자리였니? 구단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좌측에서 뛸 자원이 귀하니까 너를 끼워넣은 거 뿐이지. 그래서 너가 많은 비판을 받았었고.

 

 

내가 이번 시즌 너에게 요구하는 건 하나야. 우측 윙어로 나서서 너의 그 자랑하는 스피드로 터치라인 끝까지 달려. 그리고 오른발로 크로스 하면 끝이야.

 

 

좌측에서 뛸 때 처럼 크로스 날리기 위해 언제 접어야 할지, 또는 득점을 하기 위해 박스 안으로 침투할 일도 거의 없어. 이번 시즌엔 너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단순한 것만 하자. 그 역할만 하면 넌 리그 내에서도 최상급 윙어라고 봐.

 

 

나는 좋은 감독이라면 선수들에게 억지로 역할을 강요하는 것 보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전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알았어요 감독님 저 초심으로 돌아가서 잘 해볼게요.

 

 

응 그래. 이따가 훈련할 때 보자

 

 

 

<면담: 송진형>

 

2015년도 K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었었던 송진형 선수 모셔왔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감독님.

 

 

그래 진형아. 이미 너 좌측 윙으로 뛰게 되었다는 거 들었을 거야. 사실 너가 별로 뛰지 않아서 적응하기 쉽지는 않을 거야.

 

 

그래도 내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당연히 설명해야지.

 

 

너는 오래 전부터 공을 잡았을 때 시간을 다소 끄는 대신 더 창의적이고 정확한 패스를 주는 게 장점인 선수야. 하지만 중앙에서 뛸 경우 몸싸움이 약해 상대가 압박할 경우 고전했었지. 그래서 측면에서 뛰는 게 유리했고, 실제로 너가 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뽑힌 것도 우측에서였어.

 

 

그러나 지금의 너는 아킬레스건 파열 때문에 신체능력이 많이 줄었어. 너에게 우측면 자리를 맡길 경우 이전처럼 돌파해서 좋은 크로스를 하는 장면은 보기 힘들꺼야.

 

 

그래서 너에겐 차라리 좌측에서 중앙지향적인 윙어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어. 그런 식으로 플레이했을 땐 좌측에서 오른발을 주로 쓰는 게 오히려 유리할 거야.

 

 

지금 나이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새로 도전해보는 거 어때?

 

 

감독님. 솔직히 말해서 저는 사실 많이 불안했습니다.

 

 

우리 서울의 역대 감독들은 대부분 인정받는 분들이었는데, 감독님을 보고 걱정 부터 들었던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선수들 하나하나 살펴보며 최선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감독님을 보고, 저 자신을 반성하게되었습니다.

 

 

저 송진형 서울 출신이지만 정작 서울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 감독님과 함께 팬들에게 기억에 남는 활약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칭찬은 고맙지만 너무 과장이 심하구나. 선수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야 말로 감독이 할 일이지. 그럼 새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할게.

 

 

네 들어가겠습니다.

 

 

 

 

감독님 다시 보게 되었네요! 일단 양측 윙은 그렇다치고 좌측 풀백을 구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우리 팀에 선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나는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고 싶어. 무엇보다 좌측에서 피지컬이 부족한 송진형을 보좌해야하니까 더더욱 중요하지. 나에겐 국가대표팀급 선수가 필요해.

 

 

네 그러면 어떤 선수를 영입하면 좋을까요?

 

 

내 기준을 만족할 만한 선수는 하나 밖에 없어.

 

 

바로 부산 아이파크의 김문환이야.

 

 

저 감독님... 김문환 선수는 우측 풀백 아닌가요?

 

 

맞아

 

 

오른발을 쓰는 우측 풀백 선수를 억지로 왼쪽에 세우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이런 말이 있어.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그 포지션이 부족한데 어떻게 하냐, 감독이 시키면 해야지. 당연한 거 아니야?

 

 

아니 감독님 저 위에서 "좋은 감독이라면 선수들에게 억지로 역할을 강요하는 것 보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전술을 만들어야 한다", "선수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야 말로 감독이 할 일이지" 이렇게 말하셨자나요...

 

그건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지. 나도 만들어서 갖다 붙이느라 힘들었어.

 

 

......

 

 

네 그럼 부산에 연락을 넣을게요... 다음 면담은 누구로 할까요?

 

마지막 면담은 '상암의 왕' 하대성으로 하자.

 

후...

 

 

 

<면담: 하대성>

 

반갑습니다 감독님 하대성입니다.

 

 

어서와요 하대성 선수, 여기 앉으세요

 

 

무슨 감독님이 선수에게 존댓말을 하고 그렇습니까. 말씀 편하게 하시지요.

 

 

제가 어떻게 하대성 선수에게 그렇게 하겠어요. 이번 시즌에 구상에 대해 얘기하려고 불렀어요.

 

 

예. 말씀부탁드립니다.

 

 

하대성 선수.

 

 

저는 빠르고 역동적인 선수를 하고 싶고 젊은 선수들도 많이 영입하려 합니다. 그리고 하대성 선수는 그 구상에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J리그 도쿄 FC에서 하대성 선수를 임대하고 싶다고 하네요. 하대성 선수가 부상을 많이 당해서 피지컬이 떨어지는데 J리그 가면 여기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네요.

 

 

사실 FC서울의 상징적인 선수 중 하나인데 이렇게 밖에 못해드려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감독님

 

 

저야말로 계속된 부상으로 경기를 제대로 뛰지도 못해 팬들에 죄송하고 은퇴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자리를 알아봐주시니 감사합니다.

 

 

FC 도쿄에서 임대료는 충분히 지불한다고 합니까?

 

 

기대 이상으로 많은 금액을 제시했어요. 구단의 재정에 큰 보탬이 될 거에요

 

 

이런식으로나마 FC 서울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제가 직접 경기에 뛸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저도 사실 이런 일이 올 줄은 어느 정도 예상했습니다.

 

 

하대성 선수는 지금도 가치 있는 선수에요.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좋은 제의가 들어오지 않았을 거에요. 저는 하대성 선수가 일본에서 얼마나 좋은 선수였는지 증명해줬으면 좋겠어요.

 

 

하하, 좋습니다. 나가서 세상 사람들에게 제가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 보여 주겠습니다.

 

 

 

 

 

반갑습니다. 단장님. 절 부르셨다고요?

 

 

그래. 내가 바로 FC 서울의 단장 강명원이지.

 

 

공식적인 행사가 아니라 이렇게 단 둘이서 만나는 건 처음이로군.

 

 

사실 단장님과 먼저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데, 요새 선수들하고 면담을 하느라 많이 바빴습니다.

 

미안해할 거 없네. 오히려 선수들과의 일대일 면담에 대한 평가도 좋은 거 같고.

 

 

그건 그렇고 이번에 하대성을 J리그로 보내고 상당한 수익을 거뒀더군.

 

 

하대성은 FC서울의 레전드이지만 지금으로선 다른 선택지를 찾아보고 싶습니다.

 

구단에게 많은 수익을 가져다 준 건 훌륭한 성과지만, 지금 우리 팀은 이미 외국인 선수 4명을 다 계약해서 새로운 용병을 데려올 수가 없네.

 

또 하대성은 단순히 실력을 떠나서 우리 팀의 리더격 되는 인물인데, 그렇게 함부로 팔아버리면 감독의 리더십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군.

 

단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상암의 왕'의 빈 자리는 아무나 메꿀 수 없습니다. 실력도 출중하고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에 그런 사람이 있었나?

 

 

그런 선수는 한 명밖에 없습니다. 바로 기성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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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하대성

게임에서나마 잘 쓰고 싶었지만, K리그 우승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