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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글챌린지 수의사와 정치가

오랜 신분 사회의 전통을 지닌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 수의사가 국무총리로 지명되었다.

수의사 주제에 국무총리로 지명된 이 인물에게 은근히 망신을 주려고, 어느 국회의원이 인사청문회에서 그의 과거 경력을 들춰냈다.

 

A의원 : 총리 내정자께서는 평생 개나 돼지의 병을 치료하는 일만 해오셨다고 들었습니다만.

 

총리 내정자 : 예, 그렇습니다. 의원님 말씀대로 저는 동물의 병을 치료하는 일을 매우 오랫동안 해왔는데, 그 중에서도 개나 돼지의 병이라면 자신 있습니다. 의원님께서도 어디가 아프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저를 찾아오십시오. 제가 책임지고 고쳐드리죠.

 

의원들 : 깔깔깔

 

B의원 : 인간이 아닌 동물을 다루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의사의 일이 보통 의사의 일보다 훨씬 쉽겠지요?

 

총리 내정자 : 천만에요! 수의사의 일이 훨씬 더 어렵다고 봅니다.

 

B의원 :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총리 내정자 : 생각해보십시오. 병을 고치자면 우선 무슨 병에 걸렸는지부터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B의원 : 그야 그렇지요.

 

총리 내정자 : 그런데 사람이 병에 걸리면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고 말을 합니다. 병을 쉽게 찾아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은 말을 못하니 병을 알아내는 것부터가 어렵습니다. 어찌 보면 정치가나 정부의 역할은 수의사의 역할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부유층이나 권력층은 조그마한 불평이나 불만조차도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서 큰소리로 떠들어대고 자신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서 정치권에 압력을 넣습니다. 그럴 만한 재력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일반 서민들은 자신들의 고통이나 불이익을 정치권에 전달할 힘도 돈도 없습니다. 말 못하는 동물의 병을 수의사가 알아내듯이 정치가와 정부는 그런 힘없고 말 못하는 서민들의 아픔과 고충을 잘 읽고 보듬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부가 공정하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정부가 공정해야만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으면서 정의로운 정치를 펴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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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전(2012), 『시장은 정의로운가』, 김영사, pp.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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