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프랑크 - 현악 4중주 D장조[발롱도르~]

"현악 4중주 D장조"는 세자르 프랑크가 사망하던 해인 1890년에 작곡된 곡으로 그의 유일한 현악 4중주이자 최후의 기악곡이다.

이 곡은 당대 다소 무시당하고 있던 프랑크에게(그가 추구하던 음악은 프랑스 청중의 취향과 다소 달랐다) 드디어 성공을 안겨준 곡으로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프랑크는 이 성공을 지켜본지 7개월 뒤 사망하게 되었다.

발표 당시의 열광적인 반응은 현재에도 이어져오고 있어  바이올린 소나타, 피아노 5중주와 더불어 프랑크의 대표적인 실내악으로 꼽히고 있다.

 

곡은 총 4악장으로 이뤄져있다.

프랑크의 가장 긴 곡중 하나로 전체 연주에는 50분에 가까운 길이를 자랑한다.

여타 프랑크의 음악이 그렇듯 리스트에게서 영향 받은 "주제 순환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1. Poco lento - Allegro

 

첫 악장은 소나타 형식으로 볼수도 있고 3부 형식으로 볼 수도 있는 독특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초반부는 긴 서주로 이뤄져있는데 바이올린 2, 비올라, 첼로가 오르간을 연상케하는 화음을 연주하고(오르가니스트였던 프랑크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바이올린 1이 위에서 정열적이면서도 애틋한 느낌의 선율을 연주하면서 음악을 시작한다.

이 선율을 첼로가 받은 뒤, 이후 소리가 여려지면서 대조적으로 여리고 섬세한 새로운 선율이 제시가 된다.

그리고 다시 이 두 선율이 한 차례 반복한 뒤 조용히 마무리가 되면, d단조로 변경되면서 주부가 시작된다.

주부(4분 33초경에 시작)는 대조적인 단조로 이뤄져 분위기가 어두워지고 격렬한 분위기로 이뤄져있다.

이 격렬한 분위기가 점차 F장조 속에 진정이 되면서 제시부가 마무리 되면 

다시 처음의 서주 주제가 돌아와 정교한 푸가로 이뤄진 전개부(7분 28초경)가 시작된다.

이 푸가가 점점 감정이 쌓여 절정을 이루면 다시 격렬한 d단조 부분이 돌아오게 되고 재현부를 펼쳐나간다.

마지막에는 다시 처음의 서주의 주제가 돌아와 수미상관을 이루고 점점 여려지면서 1악장을 조용히 마무리 짓는다.

 

2. Scherzo. Vivace

 

이 곡에서 가장 짧은 악장으로 멘델스존을 연상케하는 투명하고 경쾌한 스케르초 악장이다.

민첩하고 빠른 음형으로 이뤄진 주부와는 달리 트리오(1분 48초)는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선율로 이뤄져있다.

다만 뭔가 망설이듯 선율이 잘 다가다 중간에 계속 갑자기 멈추는 점이 독특하다.

트리오의 중반부에서는 잠시 지나가듯이 1악장의 첫 주제가 회상이 되고 있다.

트리오가 끝나게 되면 다시 처음의 경쾌한 스케르초가 돌아오고 피치카토로 조용히 악장을 끝낸다.

 

3. Larghetto

 

3악장은 느린 악장으로 크게 3개의 주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3부 형식의 악장이다.

3개의 주제 모두 아름다우면서 어딘가 애절한 느낌이 특징이다.

뒤로 갈수록 3개의 주제가 섞여가면서 음악적으로 절정을 이루게 되고

최후에는 중반의 선율을 회상하면서 조용히 끝낸다.

 

4. Finale. Allegro molto

 

처음에는 갑자기 강렬하고 성급한 선율과 함께 시작이 되는데 이후에 3악장, 2악장, 1악장의 주제가 차례로 회상된다.

이 도입부의 기법은 베토벤 교향곡 9번의 피날레와 상당히 유사하다. 

도입부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악장은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으로 이뤄진 격렬한 피날레 악장이다.

전개 도중에는 이전 악장들의 주제들을 계속 회상하여 주제 순환을 이룬다.

모든 주제가 얽혀 치열하게 전개가 되면서 감정을 쌓아가고 결국 이것이 감동적인 클라이맥스로 폭발한 뒤

Presto로 템포가 바뀌면서 단번에 치고 나가 장대하게 음악을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