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튼 아카데미" 단상

영제목은 The holdovers

 

'남아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쓰인거 같더군요.

 

1970년 ~1971년 사이에 "바튼 아카데미"서 벌어진 일에 관한 영화입니다.(주로 연말 크리스마스시기에 집중됨)

 

옛필름 질감을 살리고, 소외된 자들에 관한 따스한 시선이 어릴때 봐왔던 따스한 영화의 스토리들을 연상케합니다.

 

영화자체는 재밌게 잘봤지만 궁금해졌습니다.

 

1970년대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옛날 스타일을 살려서  복구한 이유가 뭘까?

 

 

 

 

 

혁명을 목도하고 로고스, 이성의 시대가 저물어가는것을 지켜본 자들이 

 

들끓는 감정을 부르짖으며 피워낸 '낭만주의', 로맨티시즘

 

요사이 이 '낭만'이란 단어는 일종의 비합리성, 무지, 폭력성으로 점철되는 미개헸던 시대에 대한

 

멜랑꼴리한 노스탤지어로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투박하고 거칠고 효울적이지 못하고 강압적이곤 했지만

 

그래도  '낭만의 시대'때는  사람사는 맛이 있었다고 느끼는거죠들

 

 

 

 

이 영화는 앞서 언급했다시피 소외된자들에 대한 연대를 그리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태어나자마자 여의고 15살에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를 둔  역사선생님

 

조현병 아버지와 이를 버리고 새집살림차린 어머니를 둔 주인공

 

아들을 전쟁(시기상 베트남전쟁일듯)으로 잃고 이를 가난함때문이라 자책하며 살아가는 급식주방장

 

이 메인 캐릭터들이고 이들이 크리스마스휴가동안 학교에 남아 투닥거라는게 거의 영화의 전부입니다

 

 

 

 

 

자문 自問에 대한 자답自答을 해보겠습니다

 

대관절 2024년의 관객이 왜 1970년즈음에 벌어진 소소한 스케일의 소동극을 봐야하는 이유는

 

어쩌면 노회한 감독은 그 시대의 감동을 필름으로나마 다시 복원하고픈 마음은 아니었을까.. 감히 어림짐작헤봅니다

 

(필름)시대의 "낭만"... 그것을 부활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요

 

앞서말했다시피 우린 '낭만성'이란 거리가 먼 세상을 살아가고있습니다.

 

현재시점으로 비슷한 조건의 캐릭터들한테 이런 서사를 입히고 종국에는 살짝의 해피엔딩 한스푼을 뿌린다면

 

"바튼 아카데미"와 비슷한 감성을 느끼기 힘들거같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세상을 그래도 우리 손으로 변화시킬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이 도처에 흩뿌려져있었고(68혁명 직후니까)

 

남아있는 자들에 대한 연민과 약하고 소외된 자들과 손잡고 연대해서 같이가야하는 의식이 남아있던

 

그래서 이를통해 조금씩이나마 세상은 나아지고 우린 우리를 치유할수 있고 발전해나갈수 있을거란 착각을 가졌던 시대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에 이를 바라보면 나이브하고 어쩌면 멍청하게까지 보이기도 합니다만

 

1970년대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충분히 그럴듯하게 받아들일수 있었겠죠.

 

 

 

 

 

사실 영화 중심내용과 많이 엇나가있는 감상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헛소리니 가볍게 넘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영화는 재밌고 좋아여. 어지간하면 극장서 보시길 추천합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