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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도서/음악 클래식 바르톡 - 피아노 협주곡 1번 Sz. 83 / BB 91[발롱도르~]

  • Car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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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바르톡 곡!

 

Bartók_Béla_1927.jpg

바르톡은 젊었을 적 부터 여러가지 피아노 협주작품은 많이 남겼지만 정작 정통 피아노 협주곡은 없었는데

꽤 늦었지만 그가 전성기 시절에 접어들게 되면서 마침내 피아노 협주곡을 꺼내들게 된다.

그 기념비적인 첫번째 피아노 협주곡은 바로 1926년에 탄생했다.

 

사실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작곡 이전에 바르톡은 3년간의 공백기간을 갖고 있었다.

이 동안 바르톡은 옛 바로크, 고전시대의 음악과 당대 스트라빈스키가 이끌던 신고전주의 사조를 연구하였고

또한 참신한 피아노 기법에 대해서도 찾아나갔다.

그리고 3년이 지난 1926년에 와서 새로이 신고전주의 음악을 장착해 진화한 바르톡은 다시금 펜을 들었고

피아노 소나타, 야외에서등의 피아노 솔로곡과 동시에 야심작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세상에 발표하였다.

 

이듬 해에 바르톡 본인의 연주와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의 지휘 하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초연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관현악의 난이도가 높아 관현악단이 연주를 제대로 못했고, 들어본 사람들도 음악이 너무 난해하고 어렵다고 한 것 이었다.

하지만 바르톡은 마치 실패할거라고 예측한 듯  "사람들에게 이 곡이 매우 어려울지라도 나는 이게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였다.

워낙 야심차게 작곡한 곡이다보니 애초에 곡의 실패를 염두해뒀던 것으로 보인다.

바르톡은 너무 어렵다는 점을 반성하여 차기작 "피아노 협주곡 2번"에 와서는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좀 더 쉽게 작곡하였고, 덕분에 두번째 피아노 협주곡은 상당한 성공을 그에게 가져다주게 되었다.

지금에 와서는 피아노 협주곡 1번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 가장 중요한 음악 중 하나로 위상이 치솟았지만,

여전히 피아노 협주곡 2,3번쪽이 호응이 좋아 더 자주 연주가 되고 있으며 피아노 협주곡 1번은 다소 묻혀있는 추세이다.

후속작들과 전혀 밀리지 않는 걸작이다보니 좀 더 관심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르톡의 다른 피아노 협주곡과 마찬가지로,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전통 3악장제로 이뤄져있다.

다만 2,3악장은 서로 이어져있으며, 이는 이 협주곡이 유일하다.

앞서 말했듯 공백기간 동안 연구했던 바로크, 신고전주의적인 요소들이 자주 활용되고 있어

중간중간 카논, 푸가, 다성음악등의 고전적인 음악이 등장한다.

물론 바르톡 음악의 핵심인 토속적인 헝가리 민요풍 리듬과 선율도 역시 등장하고 있다.

저것들도 중요하지만 역시 이 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악기적인 음형이다.

피아노는 톤 클러스터(음뭉치)를 자주 사용하고 있고, 관현악에 있어서는 타악기들의 갯수가 무척 많고 비중이 아주 크다.

바르톡은 이 타악기들의 앙상블을 강조하기 위하여 타악기를 피아노 옆으로 빼오라고 지시하고 있지만,

출판 과정에서 이 멘트가 짤려있어 대부분 이를 지키지 않고 연주하고 있었다.

다행이도 나중에 바르톡의 아들이 20세기 후반에 새롭게 출판한 판본에서는 저 문구를 싣도록 하고 있어 

요즘에 와서는 바르톡의 지시를 조금씩 따르고 있는 추세이다.

여러모로 이 협주곡에서 적극적인 타악기 활용은 후일 바르톡의 "두 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소나타"를 강하게 예견한다.

타악기를 빼면 관현악 편성은 정석적인 2관편성으로 이뤄져 있다.

다만 초연때도 그랬고 관현악의 난이도가 극도로 높기로 악명이 높은데, 아마 이 점 또한 이 곡의 접근성을 낮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1. Allegro moderato - Allegro

 

첫 시작인 1악장은 크게 변형된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맨앞에 짧은 서주가 붙어있는데 시작부터 피아노가 최저음부의 B를 두웅 울리고

여기에 팀파니가 쿵쿵 두들기다가 바로 금관이 냅다 불협화음을 갈겨버리는 걸 보면 그야말로 바르톡답다.

1주제(44초)는 연타를 자주 활용하는 타악기적인 주제이며, 이 주제는 1악장의 핵심 동기이다.

점차 정교한 대위법과 함께 악기들이 쌓이며 빌드업을 쌓은 뒤 꽝꽝 두들기는 두 번의 클라이맥스(1분 47초, 2분 52초)를 갖고

목관악기의 앙상블로 이뤄진 이행부를 지나면 2주제가 조용히 등장한다.

2주제(3분 43초)는 민요풍 선율로 이뤄져 있으며, 타악기적인 1주제와는 달리 더 부드럽고 서정적이다.

점차 2주제는 뒤로 갈수록 템포를 끌어올리면서 격렬해지는데, 나중에는 걷잡을수 없을정도로 미친듯이 빨라져서 정신없게 휘몰아친다.

폭풍우와 같은 2주제가 지나가면 1주제를 기반으로 하여 대위법적으로 전개되는 짧막한 경과부(어쩌면 발전부)가 펼쳐지는데(5분 54초)

톡 쏘는 불협화음, 혼란스러운 반음계에다가 중간중간 트럼본이 글리산도로 끼어드는 등 무척 신랄하다.

다소 신랄한 경과부가 끝에는 초반의 1주제가 돌아오면서 재현부(6분 29초)가 시작되는데,

오로지 1주제만을 변형하고 2주제는 생략된다.

마지막에는 피아노가 1주제 선율중 하나를 기반으로 카논을 연주하다가 기세를 끌어올려 단호히 끝낸다.

 

2. Andante

 

2악장은 일종의 느릿한 왈츠로, 좀 희미하지만 바르톡의 "밤음악"적인 느낌이 느껴지는 악장이다.

이 악장에서는 현악기와 금관악기는 잠시 쉬고, 오로지 피아노, 목관악기 그리고 타악기만이 연주된다.

1,3악장에서도 타악기는 매우 중요했지만 2악장이야말로 특히나 타악기가 아주 중요하게 활약하여 피아노와 긴밀하게 조화를 이룬다.

이 하모니는 앞서 말한 바르톡의 후기 작품 "2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소나타"와 매우 유사하다.

전반적으로 피아노와 타악기는 이 곡의 리듬과 반주를 담당하고 있으며, (드물게 피아노가 선율을 주도하곤 한다)

목관악기쪽이 선율을 맡아 어딘가 애절하지만 불협화음이 뒤섞여 어긋나있고 뒤틀린 선율을 대위법적으로 연주한다.

피아노가 타악기가 연주하는 무뚝뚝하고 기계적인 왈츠 리듬과 슬프면서도 뒤틀리고 어긋난 선율을 보면 

마치 전쟁(1차세계대전)으로 인해 처절하게 망가져버린 찬란한 유럽의 모습을 허망히 바라보는 바르톡의 모습이 연상된다.

2악장의 마지막은 사라지면서 조용히 끝나는듯 하다가 자연스럽게 3악장으로 돌입한다.

 

3. Allegro molto

 

3악장에 돌입하기 전에 2악장과 잇는 짧막한 도입부가 있는데, 금관악기의 신랄한 글리산도로 이뤄져 

마치 바르톡의 전작 "기적의 중국인"처럼 무척 풍자적이다.

3악장을 말하자면, 그야말로 맹렬하게 돌진하는 폭주기관차같은 피날레이다.

거칠고 토속적인 현악기의 오스티나토(같은 음형을 계속 반복하는 것), 타악기적인 멜로디,

피아노가 종종 연주하는 거친 톤 클러스터등 그야말로 바르톡의 "야만성"이 무척 잘 드러난다.

중반부(2분 58초)에는 살짝 템포를 늦추고 웅장하면서 정교한 푸가를 연주하면서 클라이맥스를 이룬 뒤,

탐탐을 쾅 치는 걸 신호로 후반(4분 18초)에 돌입하며 다시 초반의 폭주기관차가 돌아오면서 맹렬하게 전개된다.

다만 이번에는 피아노 선율에 잽싼 토카타적인 음형이 추가 되어 음악을 더욱 화려하게 꾸미고 있다.

결말은 좀 황당하게도 한참 맹렬하게 질주하다가 뜬금없이 확 급하게 마무리를 지으면서 신랄하게 끝낸다.

이는 바르톡의 음악에서 자주 보이는 엔딩 형태이기도 하다.

 

음반정보

Piano : Zoltán Kocsis

Conductor : Iván Fischer

Orchestra : Budapest Festival Orchestra

 

 

carmine_clapping2.png

가기전에 추천!

댓글 2

https 2024.01.03. 01:30
동서남북으로 울부짖으며 추천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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