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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아케이드 프로젝트, 발터 벤야민

책을 고르는 기준이 다들 제각각이겠지만 

 

나는 보통 내가 지금 읽는 책에 인용이 많거나 

 

미주에 큰 자리를 차지하는 책들을 다음 책으로 선택하는 편이다. 

 

 

아케이드 프로젝트도 사실 그렇게 고른 책인데.. 

 

서점을 가서 손에 들었다가도 포기하고, 

 

또 인용을 발견한 뒤 손에 들었다가 포기하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책장에 꽂아넣은 책이랄까. 

 

 

 

이 책이 무얼 다루고 있는지는 여기서는 중요한 지점이 아니기에 

 

책을 둘러싼 주변부만 둘러보자면...

 

 

책은 모두 두 권으로 이루어져있는데

 

1권과 2권을 합해서 2600페이지 가량이 되는 엄청난 분량이다.

 

전체적으로는 내용이 하나로 주욱 이어진다기보다는 

 

인용과 그 인용에 대해 벤야민이 써내려간 단상들이 복잡하게 나열된 형태를 가지고 있고 

 

(이는 원고가 미완성되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원래 의도가 그렇다)

 

읽다보면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의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난해함이 있는..

 

그런 책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만약에 해제가 있더라도 오롯이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그런 책.

 

약간, 이를 악물고 도전해야 가능한 그런 책.

 

 

벤야민은 무려 13년이라는 시간을 이 책의 집필을 위해서 투자했고 

 

옭죄어오는 나치의 유대인 탄압때문에 

 

다른 지식인들과 달리 뒤늦게 망명을 시도했다가 실패했고 

 

자살을 택하며 원고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그리고 원고의 난해함 떄문일까.

 

그가 생을 마감한지 50년 정도가 흐른 뒤에야 책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더랬지.

 

 

나는 이 책이 진정한 가치를 가지게 되는 부분이 바로 미완이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벤야민이 책 속에 담아낸 아방가르드한 형식이나 아이디어가 

 

최종적인 탈고를 거쳐서 정제된 형태로 세상에 나왔다면

 

미완의 아케이드 프로젝트에서 비롯된 

 

저 수많은 인용과 형식의 차용, 그리고 상상력이 과연 가능했을런지..

 

 

그런 의미에서 '인상적인' 미완의 저작 리스트 상단 어디쯤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할 이름이 아닌가 싶어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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