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설정

클래식 야나체크 - 피아노 소나타 "1. X. 1905"[발롱도르~]

1. Předtucha

2. Smrt 

Piano : Leif Ove Andsnes

 

체코의 작곡가 "레오시 야나체크"가 작곡한 유일한 피아노 소나타로, 1905년에 작곡되었다.

 

제목 "1. X. 1905"는 마치 암호문 같아 참으로 인상적인데,

이 뜻은 바로 1905년에 일어난 체코 대학 설립 지지 시위에서 

10월 1일 과잉진압으로 총에 맞아 사망한 무고한 목수 청년 "프란티섹 파블리크"을 기리는 의미이다.

이 곡의 헌정도 그에게 바치도록 의도하고 있다.

즉, 제목의 저 X는 사실 로마 숫자의 10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아라비아 숫자를 잘 쓰다가 갑자기 로마 숫자를 사용하고 있어서 마치 암호문 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그 외에 "거리에서"라는 부제도 같이 붙어있는데, 이 또한 야나체크가 직접 지은 제목이다. (거리의 시위에서 죽었다는 의미로)

 

이 곡은 발표와 완성 과정이 무척 파란만장하기도 하다.

일단 야나체크는 3악장제 소나타를 의도하면서 빠른 속도로 작곡하여 사건과 같은 해에 작곡을 완료했고, 

바로 다음 해 초 즈음에 초연 예정을 갖게 된다.

하지만 야나체크는 뜬금없게도 초연 직전, 갑작스럽게 3악장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연주자에게 나타나 3악장을 낚아채고 벽난로에 냅다 집어던지는 황당한 기행을 저지르게 된다.

다 잘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사태가 벌어져서 연주가 취소가 될 법 하지만, 일단은 1,2악장 만으로 초연을 하게 되었다.

초연 이후에도 야나체크는 여전히 분이 식지 않았고,

결국 또다시 남은 1,2악장의 악보마저도 낚아채 이번에는 블타바 강에 집어던지는 짓까지 저지르게 된다.

이렇게 피아노 소나타는 저 멀리 사라져 버리게 되었으며,

진정하게 된 야나체크는 이런 자신의 기행에 대해 무척 후회하면서

강에 떠내려가는 1,2악장을 보고 "하얀 백조가 물 위에 있었다"고 회고 하였다.

하지만 다행히 1924년 즈음 초연의 연주자가 이 곡의 사본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며,

야나체크는 달려가서 이 곡의 출판과 연주를 허용하게 되었고, 이렇게 마침내 피아노 소나타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하지만 3악장은 진정했음에도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여전히 추가되는데에는 실패하게 되었고,

결국 이 곡은 2악장제 소나타로 마무리가 되었다.

 

이 곡은 창작 계기가 저렇다보니 전반적으로 "죽음"과 관련된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1. X. 1905"와 "거리에서"라는 제목외에도 각 악장별로 제목이 붙어있기도 하며, 약간의 표제적인 요소도 들어가있다.

 

1악장은 "불길함"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얼핏 들으면 불길함과는 거리가 있는 구슬프면서 서정적인 음악일듯 하지만,

이후 급작스레 등장하는 격렬하고 분노어린 부분이 등장하면서 분위기를 산산조각 낸다.

이후에도 서정적인 섹션과 격렬한 섹션이 충동적이고 급작스럽게 왔다갔다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마치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폭탄을 보는듯한, 제목처럼 불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치 청년의 죽음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너무나도 갑작스러웠다는 것 같이.

 

2악장은 아예 대놓고 "죽음"이라는 제목의 곡이다.

충동적이고 격정적인 앞 악장과는 달리, 

충동적인 부분이 많이 줄어들고 대신 무겁고 침침한 분위기를 강화하고 있어, 죽음을 표현한다.

야나체크 특유의 민요적이면서 몽환적인 선율이 빛나는 악장이기도 하다.

청년의 죽음에 대한 야나체크의 끝 없는 흐느낌과 탄식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악장이다.

 

없어진 3악장은 "장송 행진곡"이라는 제목의 악장이었다고 한다.

1악장과 같이 불길함을 가지고 있는 행진곡이었는지, 2악장처럼 무겁고 침침한 분위기의 행진곡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소나타의 결말이 약간 허무한 감도 없지 않아서 3악장의 부재가 다소 아쉽기도 하다.

다만 이 허무한 느낌을 안기는 결말이 야나체크의 의도였을지도 모르겠다.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이벤트 헌혈 이벤트 5 jacksonville 310 18
공지 미디어/도서/음악 갤러리 통합 규칙 8 리나군 765 20
이벤트 도서 구입 / 영화 예매 / 음반 구매 / 공연 및 전시 인증 이벤트 3 리나군 750 7
공지 후원내역 (2024/04/28) 리나군 593 3
공지 추천시 최소한의 정보는 주세요 안녕안녕반가워 901 15
인기 꼬들꼬들 비에이라 5 2
클래식
이미지
Carmine 23 8
클래식
이미지
Carmine 43 9
클래식
이미지
Carmine 40 7
클래식
이미지
Carmine 36 11
클래식
이미지
Carmine 21 6
클래식
기본
tiki-taka 25 7
클래식
이미지
Carmine 48 10
클래식
기본
tiki-taka 20 7
클래식
기본
tiki-taka 22 8
클래식
이미지
선형대수학 28 8
클래식
기본
리눅스 26 5
클래식
이미지
아이린애들러 26 7
클래식
기본
tiki-taka 27 7
클래식
이미지
Carmine 26 7
클래식
이미지
Carmine 27 8
클래식
기본
Carmine 111 14
클래식
이미지
mrfeelgood 27 9
클래식
기본
tiki-taka 35 6
클래식
기본
tiki-taka 44 5
클래식
기본
tiki-taka 3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