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글챌린지 호주 생활 2개월 차의 단상

1. 날씨가 너무 좋다. 미세먼지 없는 세상. 가끔 비가 좀 올 때도 있지만 가랑비 정도는 맞고 다닌다. 

2. 운좋게 도착 2주만에 파트타임을 구했다. 구인공고들을 보면서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공장이나 식당에서 일해야겠다 생각하던 차였다. 근데 마침 사무직 파트타임 일이 있어서 '안되면 말고' 싶어 지원했는데 면접 보고는 내일부터 바로 나오라고 해서 얼떨결에 다니게 되었다. 다른데 면접을 볼까 싶기도 했지만 일단 뭐든 돈을 벌고 싶었고 면접보기도 귀찮아서 그냥 일을 시작했다.

3. 사장님은 한국분이지만 다른 직원들이나 고객들 모두 호주사람들이다. (미국식) 영어도 힘들게 배웠는데 호주식 영어에 적응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우리 사장님도 귀가 트이는데 1년은 걸릴거라고 하신다ㅠㅠ 

4. 일은 너무나도 익숙하다. 업종의 차이만 있을 뿐 그동안 해왔던 일과 비슷해서 크게 어렵진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알바의 마음(?)으로 일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스트레스 받을 일은 크게 없다.

5. 8시에 출근하여 4시면 끝난다. 가끔 더 일찍 끝나는 날도 있고 토요일도 가끔 오전근무를 한다. 어차피 시급제라 더 일하면 나는 좋다. 연휴가 있으면 일 못해서 아쉬울 때도 있다.

6. 한 달 일하고 받은 월급을 계산해봤는데 약간 현타(?)가 왔다. 한국에서는 정말 주말도 없이 dog같이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었는데.. 여기선 주 40시간도 일하지 않고도 그 돈을 번다는게 신기하고 허무하게 느껴졌다.

7. 호주 사람들은 대부분 9시 출근 5시 퇴근이다. 자영업 하는 사람들은 더 일찍 퇴근하기도 한다. 지구별 어떤 나라는 주 69시간 근로를 시키겠다고 난리인데.. 

8. 호주는 역시 차가 없으면 생활이 안되는 곳이다. 나도 결국 오래된 중고차 하나를 샀다. 운이 좋았는지 내 예산에 딱 맞으면서도 키로수 낮은 차를 구했다. 고장없이 2-3년 정도만 잘 탔으면 좋겠다.

9. 호주에 와서 뭐가 막 즐겁고 그런건 아직 없다. 근데 쉬는날 바닷가나 공원 산책하면 여유롭긴하다. 그것만으로도 힐링되긴한다. 그래도 쉬는날 뭘할지 조금 연구해봐야겠다. 

10.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영주권을 얻을 수도 있고 혹은 다른 나라로, 혹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근데 나는 소위 말하는 MBTI 중 극 P의 성향이기 때문에 역시나 별로 대단하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일단 하루하루 충실히 돈을 벌면서 생각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