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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농구주의) 미리 보는 조지아 대표팀: 커피국 아닙니다, 파출리아국입니다.[발롱도르~]

조지아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커피? 애틀랜타? 애석하게도 제가 설명할 조지아와 관련된 항목과는 전부 무관합니다. 제가 정리한 조지아는 옛날에 그루지야라고도 불렸던(이 명칭은 러시아어라 조지아인들이 매우 싫어합니다), 아시아와 유럽 사이 흑해와 맞닿아 있는 조지아입니다.

 

조지아 농구는 소련에서 독립한 후인 1991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독립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칼라트부르토 수페를리가가 창설됐으며 이듬해에 FIBA에 가맹했습니다. 소련 시절 60년대에 한 가닥 했던 디나모 트빌리시와 라이벌 격으로 새롭게 창단한 비타 트빌리시 양강 체제로 초창기가 지나고 이후 크고 작은 변화가 종종 있었으나 현재는 2부 리그인 A-리가와 승강제까지 들어서며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구 변방인 조지아는 늘 약체입니다. 챔피언스리그 예선, VTB 유나이티드 리그에 1팀은 참가했으나 이 역시 현재는 끊겼습니다. 자국리그가 약하니 대표팀도 약할 수밖에 없죠. 조지아는 월드컵, 올림픽 예선을 밟아본 적이 없습니다. 유로바스켓 역시 2009까지 본선 진출에 실패했으나 2011 대회부터 참가팀 확대로 인해 첫 선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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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리어스의 우승 멤버 자자 파출리아

 

이때까지 조지아에서 버텨준 중심이 바로 자자 파출리아입니다. 일찌감치 터키로 스카우트되고 16세에 대표팀에 데뷔한 조지아 최고의 슈퍼스타였고 오랜 기간 NBA에서 생존한 조지아 농구 영웅이죠. 조지아에서 파출리아의 인기는 그동안의 NBA 올스타 득표가 증명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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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투표 2위였으나 선수, 기자 투표에서 밀리며 올스타전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파출리아와 함께 빅토르 사니키제, 마누차르 마르코이슈빌리 등 조력자들도 함께 나타나며 조지아는 본격적으로 힘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17까지 4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유로바스켓 2017 후 파출리아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했고 조지아는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시작됐습니다. 토르니케 셴겔리아, 기오르기 셰르마디니 등이 새로운 대표팀의 중심으로 안착했고 고가 비타제, 산드로 마무켈라슈빌리 등 유망주들이 NBA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유로바스켓 2022 역시 비록 개최국 자격으로 일찌감치 참가가 확정됐으나 예선 E2위로 스스로 본선에 갈 수 있는 실력을 보여줬고 현재 진행 중인 월드컵 예선도 선전하고 있으면서 내년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한편 202112월부터 빅토르 사니키제가 조지아농구협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은퇴 후 농구 선수가 아닌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누구보다 조지아의 전성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죠. 정부로부터 GEL 100M 지원을 확보했으며 더 많은 자금 확보를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높으신 분들 중 젊은 축이고 가장 최근까지 농구를 했던 사니키제의 기대에 대표팀이 부응할 수 있을까요?

 

 

1. 드랍백, 근데 이제 프레스를 곁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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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트로피를 수여받은 기오르기 셰르마디니

 

조지아의 모든 수비 세팅은 기오르기 셰르마디니에 맞춰져 있습니다. 유럽 최고 리그인 스페인에서 손에 꼽히는 셰르마디니는 현재 33세로 현재 커리어 말년에 접어들었으나 지난 시즌 리가 엔데사 MVP이며 이번 시즌까지 3시즌 연속 퍼스트 팀을 수상했습니다. 조지아에 이정도 실력을 갖춘 선수는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고 당연히 대표팀의 핵심 of 핵심입니다.

 

셰르마디니는 217cm라는 엄청 긴 신장을 가졌지만 주력은 신장에 반비례하여 느립니다. 그렇기에 일리아스 주로스 감독은 기본 수비 전술을 셰르마디니를 골밑에 배치한 2-3 드랍백으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좀 극단적이에요. 셰르마디니의 활동 범위를 철저하게 페인트존으로 제한해둡니다. 미스매치 생기는 걸 감안하면서 무조건 셰르마디니는 골밑을 떠나지 않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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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벌리면서 존을 지키는 셰르다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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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안에 들어와 있는 셰르마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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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에서 북마케도니아 선수가 달려오자 경로 차단. 상대는 다시 코너로 빠졌으나 셰르마디니는 그대로 존 안에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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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다른 동료들의 스위칭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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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셰르마디니는 존을 사수하면서 수비

 

셰르마디니가 골밑을 비우면 더 답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느리고 순간 움직임에 둔한 선수가 블리츠같은 동작을 잘할 리가 없습니다. 실제로 셰르마디니가 2:2 수비에서 상대 핸들러 따라 붙으려고 하면 곧바로 핸들러는 기어 올리고 골밑 진입을 시도합니다. 그러면 속수무책으로 뒷공간 내주는 셰르마디니.

 

물론 셰르마디니의 소속팀인 테네리페는 셰르마디니가 골밑을 비워도 다른 동료들이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지만(역시 자주는 안합니다) 조지아는 빅맨 미스매치에서 막아줄 선수가 딱히 없습니다. 그렇기에 셰르마디니가 붙지 않고 풀업 찬스를 준다? 그냥 줄 점수는 주고 골밑 뒷공간 내주는 것만 최소화하고 셰르마디니의 체력을 저축시키자는 전략입니다. 상대 스코어러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데 북마케도니아 등 약팀이거나 상대 주사위가 1이면 효과를 보지만 스페인, 세르비아 등 강팀 상대로는 안통하고 졌죠. 그리고 드랍백을 공략하기 위해 상대팀들이 트랜지션을 자주 시도하는데 이것 역시 아직까지 확실한 해결책이 없습니다. 상대 컨디션이 별로이길 기도해야 하는 수밖에.

 

이 트랜지션에 대비해서 주로스 감독이 내세운 작전은 풀코트 프레스입니다. 공격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2~3명을 상대 진영에서 밀어붙이면서 셰르마디니가 골밑에 자리 잡을 시간을 벌어놓습니다.

 

그러면 다른 수비수, 특히 전방에서 핸들러 압박해줄 수비수들은 뭐하고 있을까요? , 수비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프레스해도 트랜지션에 당하는 이유는 자동문밖에 있을까요. 앞선 수비수가 강해서 셰르마디니의 느린 움직임을 감춰줄 수 있었으면 조지아가 강팀이었겠죠?

 

그런데 여기에 경우의 수 하나가 존재합니다.

 

 

2. 조던 풀보다 먼저 지명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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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바스켓 2017 당시 고가 비타제(출전 X)

 

고가 비타제, 인디애나 페이서스에서 뛰고 있는 조지아 최고의 재능입니다. 물론 현재 위상은 슛 없는 슛 잠재력 빅맨, 수비 못하는 수비수 등 인식이 꼬라박히고 있지만 19세에 ABA리그, 세르비아 슈퍼리그 MVP에 유로리그 라이징스타를 수상했던 조지아를 넘어 유럽에서 각광받던 유망주였습니다.

 

당시 비타제가 NBA 스카우트들을 매료시킨 것은 림 프로텍팅, 슛 잠재력, 높은 BQ로 직접 육성시켜 전력에 추가할 프로젝트 유망주였습니다. 하지만 우려대로 도만타스 사보니스, 마일스 터너가 있는 인디애나에서 자리를 잡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본인을 써야할 명분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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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 윌리엄슨에게 모든 관심을 뺏긴 비타제

 

비타제의 가장 큰 단점이 운동능력입니다. 머리가 경기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작전을 내리지만 몸이 못 따라가는 거죠. 몸이 늦게 반응하니 블록이 아니라 반칙이 되고 조금씩 페이스가 말리면서 경기 전체를 말아먹어버립니다.

 

 

 

 

 

근데 말했죠, 비타제는 머리가 좋다고? 헬프디펜스는 정말 잘합니다. 상대가 수비를 뚫고 골밑으로 달려올 때 비타제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털리던 때와 달리 수비자 3초 혜택을 받아 골밑에서 더 오래 자리 잡고 있을 수도 있죠.

 

거기에 1:1 미스매치 수비는 극복이 안 되도 기본적인 체격과 힘이 좋기 때문에 빅맨 상대로 1:1 수비는 힘으로 잘 버텨줍니다.

 

셰르마디니가 골밑을 비우면 대신 지켜줄 사람이 없어서 극단적인 드랍백을 쓰는 조지아, 비타제가 있으면 어떨까요? 셰르마디니의 골밑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33세에 갈려나가는 셰르마디니의 체력도 비타제 1빅으로 덜고 클러치에서 2빅으로 골밑 봉쇄. 아 물론 앞에서 다른 선수들이 털리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비타제가 이번 대회를 불참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비타제는 22-23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지만 현재 입지는 위태롭습니다. 비타제 본인이 기회를 걷어차 버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시즌에 사보니스와 터너의 부상, 거기에 사보니스는 이적까지 하면서 기회가 많이 갔음에도 활약은 무슨 오히려 팬들의 속을 들끓게 하는 플레이만 자주 보였고 결국 신인인 아이제이아 잭슨과 경쟁에서 밀리는 양상으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때문에 비타제가 개인 훈련을 하며 시즌을 준비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지만 조지아가 개최국인 만큼 관중 동원을 위해 스타 선수가 필요하고 어떻게는 비타제 합류에 힘을 쓰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3. 수비 못하면 공격이라도 잘해!

 

아니 그러면 셰르마디니와 아이들에서 아이들인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역할입니까?”

 

놀랍게도 조지아의 공격 패턴 역시 셰르마디니에 맞춰져 있습니다. 조지아의 공격 패턴 대다수는 셰르마디니의 스크린으로부터 파생됩니다. 보통 픽&롤은 핸들러의 공격을 편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작전인데 조지아는 핸들러가 아닌 셰르마디니의 공격을 편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합니다. &롤에서 셰르마디니의 매치업 상대를 미스매치로 잡아둔 뒤 골밑에서 비비는 것이 조지아의 가장 많은 패턴 중 하나입니다. 셰르마디니의 스크린이 견고하고 무엇보다 골밑으로 빠지는 타이밍이 기가 막힙니다. 이후 셰르마디니의 큰 신장은 빛을 바랍니다. 일단 미스매치 된 것부터 득점에 수월해지는데 셰르마디니의 전매특허 훅 슛은 그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우위를 점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훅 슛이 셰르마디니를 리가 엔데사 MVP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미스매치라 할 것도 없이, 애초에 셰르마디니보다 큰 선수가 몇 없어서 센터가 붙어도 힘에서 버티는 차이가 있지만 훅 슛을 성공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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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러에게 스크린 거는 비타제, 골밑에서 기다리는 셰르마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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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의 셰르마디니에게 볼 넘기는 비타제

 

 

 

 

 

비타제와 함께 출전한 2018년 경기입니다. 셰르마디니가 하던 스크린을 비타제가 나와서 하고 있으며 셰르마디니는 그대로 골밑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대로 비타제가 골밑에서 기다리고 셰르마디니가 나와서 스크린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거기에 7풋이 둘이나 공격 리바운드 잡으려고 서있으면 진짜 벽처럼 느껴집니다. 저 당시 감독도 주로스라 둘의 공존은 비슷한 패턴으로 가져갈 것 같으나 비타제의 대표팀 경기가 적고 마지막 경기도 4년 전이라 섣불리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겠네요. 4년 동안 셰르마디니는 더 늙었고 비타제는 큰 발전 없이...

 

슛 좋은 날에는 비타제go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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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의 길을 막는 셰르마디니. 덕분에 공을 쥔 동료의 길이 생겨났다.

 

 

 

 

답답해서 직접 마무리하는 셰르마디니

 

셰르마디니 스크린의 또 다른 장점은 동료들의 선택지를 늘려주는 겁니다. 셰르마디니는 기존의 스크린 대상부터 본인의 마크맨까지 순식간에 2명을 지워버리는 스크린을 보여주기 때문에 스크린 받은 동료의 선택지가 더욱 다양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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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후 골밑으로 진입하는 셰르마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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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2명이 헬프디펜스 오면 우리팀 2명이 오픈이 되는 법

 

 

 

 

 

거기에 번뜩이는 패스도 간간히 보여줍니다. 골밑으로 들어가는 자신보다 헬프디펜스 수비수가 먼저 자리 잡고 있을 경우 오픈 기회가 온 동료에게 넣어주는 패스가 쏠쏠합니다.

 

그러면 핵어기오로 자유투나 주자!“. 안 됩니다. 셰르마디니의 자유투 성공률은 80%를 가볍게 넘습니다.

 

결국 조지아가 셰르마디니 원맨팀이냐? 그건 또 아닙니다. 셰르마디니도 혼자서 팀의 공격을 이끌기에는 동료들의 적지 않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거든요. 슛 없는 선수의 가장 큰 단점이죠. 그나마 다행히 공격이라도 잘 하는 선수들은 있습니다.

 

제 기준 1옵션인 해줘가 가능한 선수는 공격의 시작과 끝을 본인이 직접 마무리 할 수 있는 선수, 즉 아이솔레이션이 가능한 선수입니다. 여기에 가장 적합한 선수는 귀화 선수인 새드 맥패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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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출신의 새드 맥패든

 

평균 체격이 작은 아시아에선 귀화 선수로 빅맨을 영입하며 높이를 강화합니다. 하지만 체격이 큰 유럽에서는 기술 좋은 가드를 귀화 선수로 영입합니다. 조지아도 옛날부터 가드, 특히 핸들러를 귀화 선수로 영입해왔고 미국인이었던 맥패든도 2018년부터 조지아 대표팀에 나서고 있습니다.

 

맥패든은 원래 소속팀 무르시아에서 식스맨입니다. 효율보다 볼륨으로 일단 슛 던지고 보는 선수입니다. 이번 시즌 무르시아에서 경기당 10.3개의 야투를 던졌고 그 중 7할이 3점이고 USG27.1%로 높은 수치입니다. 매경기 슛 기복이 엄청나게 심하고 좁은 시야로 플레이메이킹 불가, 수비도 매우 안 좋아서(조지아 앞선 자동문의 주범) 클러치에서는 출전 시간을 가져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맥패든은 어느 위치에서든 득점을 해줄 수 있습니다. 스팟업, 풀업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으며 빠르고 좋은 드리블 스킬을 갖췄습니다. 여러모로 유타 재즈의 조던 클라크슨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클라크슨 역시 자유자재의 슈팅과 좋은 드리블 스킬로 나오는 높은 볼륨이지만 좁은 시야, 좋지 못한 수비력으로 식스맨이죠.

 

하지만 조지아가 이런 것 가려갈 처지인가요? 맥패든 제외하면 지고 있을 때 경기를 뒤집어줄 게임 체인저가 없습니다. 맥패든도 귀화 초기에는 기오르기 친차제라는 베테랑 가드가 있었기에 메인 핸들러가 아닌 전형적인 스코어러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친차제의 은퇴 후 메인 핸들러 역할까지 부담하게 됐고 맥패든이 플레이메이킹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맥패든은 국대만 오면 펄펄 나는 애국자입니다.

 

 

 

 

 

맥패든은 대표팀에서 셰르마디니의 스크린을 가장 잘 이용하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저렇게 3점 슛을 아무렇게나 던지는데 기복 없이 성공률 44.1%입니다. 폭탄 처리 기사로 합격이죠. 어시스트 역시 본인이 플레이메이킹을 시작하고 나선 6.7개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패스 질이랑 선택지가 미숙하지만 동료를 이타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는 잘 가고 있는 거죠.

 

 

 

 

 

제가 맥패든을 인상 깊게 본 장면입니다. 스크린을 타는 척하다 그대로 돌진, 혹은 거기에 또 페이크를 주면서 스크린을 타는게 마치 축구의 스텝오버 같습니다.

 

기존의 조지아 에이스로 거론되던 선수는 토르니케 셴겔리아입니다. 다재다능한 포워드로 수비, 돌파, 패스, 리바운드 모두 평균 이상의 능력치에 어렸을 적에는 NBA 찍먹도 해봤던 경력이 있습니다. 물론 현재까지도 유럽에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으나 맥패든과 차이를 둔 건 1옵션으로 맥패든이 더 나아보였기 때문입니다. 셴겔리아는 맥패든만큼 파괴력 있는 선수는 아니고 맥패든은 셴겔리아의 수비 발끝에도 못 미칩니다. 셴겔리아는 수비 부담도 짊어지고 있기 때문에 2옵션으로 둬야 더 파괴력이 있을 겁니다.

 

토르니케 셴겔리아 HL

 

조지아스크린.jpg

베이스라인타고 코너로 이동하는 슈터에게 스크린

 

 

 

 

맨 처음 공을 쥔 선수가 손짓 할 때부터 작전 시작이다.

 

그러면 셰르마디니, 맥패든, 셴겔리아 모두 코트 위에 없을 때 조지아는 무엇을 할까요? 그럴 일이 정말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이때 높이가 낮아진 조지아는 여러 명이 스크린을 세우면서 골밑보다 3점 슛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4. 그러면 벤치는 누가?

 

저렇게 주전들이 다 돌아가면, 주전들이 쉴 때 누가 나와야 할까요? 애시당초 선발과 벤치의 큰 격차를 인지한 주로스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갈아먹는 선택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핵심 전력은 30분 이상 출전하는 방향을 택한 거죠.

 

하지만 단기간에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본선에서는 악수가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주로스 감독은 돌아가면서 휴식을 취하게 해줬는데요. 제 기억이 맞는다면 셴겔리에가 가장 먼저 휴식, 셰르마디니가 1쿼터 끝나갈 무렵 휴식, 마지막으로 맥패든이 2쿼터 시작과 동시에 휴식하고 다시 셴겔리아가 나오면서 공격을 진행합니다. 마지막으로 클러치에선 전부 출전하는 건데, 결국 핵심 선수의 30분 이상 출전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해줄 수 있는 전력이 벤치에 1명은 필요한데, 제가 추천하는 선수입니다.

 

비타제와 같은 파출리아 키드 1세대, 미국 유학파인 산드로 마무켈라슈빌리입니다.

 

마무.jpeg.jpg

이름부터 쉽지 않다. 줄여서 '마무'라고 부른다.

 

 

 

 

드리블하는 마무

 

 

 

 

3점 던지는 마무

 

다양한 공격 툴을 지닌 굉장히 유니크한 빅맨입니다. 3점을 넣어줄 수 있으며(NBA 오고 대학 시절보다 발전) 대학 4학년에 1옵션 경험이 있는 장신 핸들러입니다. 기동력도 갖추고 있어 달리는 농구도 할 수 있고 자주는 아니지만 핸들러로서 패스도 볼 만합니다.

 

역시 높이랑 점프력이 낮아서 수비적으로 공략당하긴 하지만, 그래서 벤치(식스맨)에 추천하는 겁니다. 어차피 중요 경기에서는 (비타제)-셰르마디니가 30분 이상 출전할 것이라 주전의 배터리용인 로테이션으로는 적합한 툴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무도 소속팀에서 비타제와 상황이 비슷해서 대표팀 소집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 비타제와 달리 올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일단 파출리아의 열성팬이고 비시즌에 파출리아 아카데미에서 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파출리아가 조지아농구재단의 중심인 현재 파출리아가 직접 부르면 무조건 오지 않을까요?

 

이외에도 슈터인 두다 사나제(주전이지만 벤치 타임에 핸들러로 활약), 오랜 기간 스페인에서 살아남은 포워드 베카 부르자나제(육각형인데 작음) 등이 그나마 제몫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5. 마치며, 조지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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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가 조지아의 캡틴 셰르마디니의 마지막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셰르마디니, 셴겔리아 등 현재 대표팀의 코어는 2017년부터 시작된 세대교체 세대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파출리아 세대와 나이차가 크지 않았던 구세대와 현세대의 중간다리 세대입니다. 이제 전성기에서 내려오는 나이대라 다음 대회에 참가한다 해도 지금만큼 역할은 받지 못할 것입니다.

 

결국 협회 단위에서 본격적인 육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파출리아는 여전히 워리어스의 프런트에서 일하며 NBA 수준을 전수받고 비시즌마다 조지아에서 유망주 육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전성기를 함께한 마르코이슈빌리 역시 현역 코치로 대표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한 협회장 사니키제가 나서야죠. 얼마나 많은 금액을 투자할지가 굉장히 중요해진 시점입니다.

 

다음 대회부터는 파출리아 키드 1세대들이 직접 이끌어나가야 할 때입니다. 이르면 내년 월드컵인데, 세대교체의 선두주자인 비타제와 마무가 NBA에 있기에 남은 예선에는 조금밖에 출전하지 못합니다. 거기에 조지아는 어차피 약체이기에 풀전력도 본선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그러나 월드컵 예선 2라운드 진출 시 러시아를 만날 가능성이 높았는데 러시아가 사라졌습니다. 강팀이자 국가적 원수인 러시아가 FIBA에서 자격 정지된 현재가 기회입니다. 만약 1라운드에서 조지아가 현 순위를 지키고 2라운드에 오를 시 H조의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상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G조에서 올라온 2팀 합쳐서 총 6팀이 3자리를 놓고 경쟁합니다. 스페인, 이탈리아는 유력하지만 마지막 1자리는 러시아의 삭제로 모든 팀이 도전 가능한 위치입니다.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조지아의 역대 첫 월드컵 본선도 마냥 꿈은 아니게 됩니다.

 

이번 유로바스켓이 다음 세대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지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겁니다. 그것도 홈에서 국민들이, 그리고 높으신 분들이 직접. 조 편성은 해볼 만한 상대들입니다. 마침 여기서도 러시아가 삭제됐고 스페인, 터키, 몬테네그로, 벨기에, 불가리아를 만납니다. 전력상 확실히 열세인 팀은 스페인과 터키밖에 없고 4위 안에만 들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기에 무난히 갈 수 있을 것이라 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B조가 너무 강해서 16강 탈락이 예상되긴 하지만요.

 

여긴 터키와 달리 자료 찾기 너무 힘들어서 최종 명단이 나와도 자세히 다루기 힘들 것 같습니다. 자료 찾느라 한국에서 아무도 안 봤을 조지아 농구만 돌려본 저에게 고생했다는 의미로 추천 좀 눌러주십사 부탁하면서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당분간 조지아 관련된 건 쳐다도 안 볼 예정.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상 12인 명단

G 새드 맥패든, 두다 사나제, 기비 바크라제, 메라브 보콜리슈빌리

F 토르니케 셴겔리아, 베카 부르자나제, 알렉산드레 페바제, 미하일 베리슈빌리

C 기오르기 셰르마디니, 고가 비타제, 산드로 마무켈라슈빌리, 일리아 론다리제

댓글 6

독일살아요 2022.06.23. 18:17
조지아 좋아하는데 파출리아때매 농구는 비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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