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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갤에 적으려다가 여기다가(글 많음)[발롱도르~]

 

 

조선후기 우리나라가 열강의 침입, 제국주의의 괴상한 물결에 대응하지 못했던 요인 중에

쉽게 꼽히는 요인이 바로 '유교'이다

광해군 주도의 북인 정권이 서인 주도의 인조 반정으로 무너지고 서인이 한당, 산당, 노론, 소론 등 여러가지 분파로 나눠지게 되면서

실제 경세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정치적인 밥그릇에만 몰두한 끝에 결국 망국의 길에 돌아섰다라는 점이 가장 강력하게 주장된다. 

분명히 말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근데 사상적인 요소에서 조금 더 멀리 띄어서 문화, 종교 등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이데올로기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조선시대의 기존 통념을 깬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다.

 

당시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의 이데올로기로 강하게 작용하는 두 축이 있었으니 바로 유교와 불교이다.

 

유교로 대표되는 유학이라는 학문은 애초에 전쟁 중에 태어난 학문이며 그렇다보니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듯이

현세적인 측면이 굉장히 강한 학문이다. 전쟁이라는 상황을 싫어하고 안정된 삶을 원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인간관계를 가져야 되는지,

그리고 천국과 지옥같은 내세보다는 내가 어떻게 먹고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현세에 대한 고민이 강하다. 

거기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이게 철학적으로 심화되면서 인간의 궁극이 어디냐 하는 얘기까지 나오게 됐다.

이게 분명 비판받을 점도 있지만, 이 역시도 인간이라는 현재 관점에 맞춰서 진행된 것이다.

 

하물며 조선 후기 성리학에 대한 절대적인 방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그 사람들이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냐고 하는 여러 주장이 나오는데 

이것 역시 당시 조선 사회에서 대세였던 성리학이 아닌 유학의 하나의 분파(?)인 양명학이라든지, 아니면 중국 초기 유학으로의 회귀를 주장했다.  

결국은 다른 학문의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다른 학문보다 유학은 굉장히 많은걸 포괄했고,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불교라는 것도 기본적인 사상의 근본에 평화가 담겨있다. 자비, 보시 등등 여러 특성을 보면 기본 특성이 변화와는 거리가 많이 먼 종교이다.

불교라는 종교가 국가권력과 합쳐지면서 정치적인 요소로 많은 발전이 나타났지만 그래도 기본 특성은 변화라는 요소와는 거리가 멀리 있는 편이다.

그리고 애초에 종교라는 측면을 들여다 볼 때, 과학과는 달리 하나의 믿음을 먼저 전제하고 그것을 해석, 재해석하는 방법론이 더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과거로부터 어떻게 내려오느냐,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변했는가에 대해서 더욱 더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다.

 

 

거기다가 우리나라는 긴 역사 중에서도 큰 전쟁이 적은 편이었다.

전쟁이라는 게 있어서는 안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을 기점으로 다시금 발전하는 요소가 세계사적으로 종종 보이는데

우리나라는 먼저 중국, 일본, 이민족 등을 공격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으며 대부분 방어하는 전쟁이 대부분이었으며, 전쟁의 회수도 굉장히 적다.

다시 말해서 평화로울 수 밖에 없었다.

 

더해서 우리나라의 전쟁은 동아시아라는 하나의 문명권 '내'에서의 전쟁이 있었지, 문명권 '간'의 전쟁은 없었다.

예전 왕조로부터 참고할 만한 전례조차도 없다시피하다. 외국 상인이 와서, 물건을 사고 팔고 한다던지 교류를 하는 것도 굉장히 단편적인 것 뿐이다.

 

대륙 특성을 가진 중국은 서쪽으로 다른 문명과 북쪽의 유목민족이나 러시아라는 다른 문명과의 만남이 있었고, 

열도 특성을 가진 일본은 지리적 특성 때문인지 특정한 문명을 받고 특정한 문명을 받지 않고를 반복하다가 서양의 문명을 만나고 띠용~하고 눈을 뜨고 교류를 한다.

그에 반해 지리적 위치와 당시 조공질서라는 국제적 질서에 있던 상황이다보니 

우리나라는 문명권 '내'에서의 심화적인 발전을 이루어냈지만 문명권 '간'의 접촉이 없었으므로 뭔가 기존의 통념을 깨트리는 체계가 나오기가 어려웠다.

 

거기다가 선진국가로 바라봤던 중국에 웬 오랑캐가 들어서서 우리가 주인이니 섬겨라고 하다가 옴팡지게 깨졌다. 

깨지고 나서 공식적으로는 청나라와 조선 간의 군신관계가 체결되었지만 속으로는 우리가 '동아시아의 중심이야'라고 주장하는 사상이 조선 내부에서 국룰처럼 암암리에 나타났고 그게 앞서 언급한 사상적 측면과 합쳐져서 더욱 더 다른 것의 접촉을 막는 장애요소가 됐다. 

 

 

1800년대 국제법에 관련된 글로벌 스탠다드 였던 국제법 원리, 국제법학사 개요(미국 법학자 헨리 휘튼 저)라는 책을 

1860년대 중국에서 선교사 윌리엄 마틴이 만국공법이라는 책으로 번역해서 출간을 했고, 이걸 받아서 본 중국과 일본은 결정을 빨리 한다.

쉽게 말하면 중국은 만국공법을 거부, 일본은 만국공법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만국공법의 찬성과 반대에 대한 의견을 차치하고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대응 자체가 너무 늦어버렸다.

그래서 옴팡지게 당하고 1896년 대한제국 시기에 공법회통이라는 책을 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한발자국 닿으려고 한다.

 

 

이러한 종교, 이데올로기, 문명권 간의 접촉이 없는 것, 조선 내부 정치상황들이 합쳐져서 하나의 큰 신념체계로 바뀌어버리고

이게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이러한 스노우볼은 알다시피 너무나 컸다.

댓글 4

포룽가 작성자 2022.01.05. 18:53
 안유진
어?? 존잘기만미갤머장 돌아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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