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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K리그 통합 멤버십이 필요하다 (2) - 한국 축구, 당근마켓을 넘어라[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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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통합 멤버십이 필요하다 (1) - 축구장에서의 멤버십

https://www.flayus.com/673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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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장 안에 있는 고객들만 축구단의 고객일까요. 축구장 밖에 있는 고객들도 같은 고객일 것입니다. 모 프로스포츠단에서 이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경기장에 찾아오는 고객들이 집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 시점까지 스포츠단이 그들의 행동 패턴을 예상하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이젠 구장에서 만나면 환대하다가 헤어지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행동하는 시대가 예전에는 있었을지 몰라도 앞으로는 없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한국 프로축구가 리그에서 이익을 창출하려면 이런 식의 사고가 불가피합니다. 한국 축구가 강점을 보이는 부분이 그런 점과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보는 스포츠'에서 타 스포츠에 비해 열세를 보이지만 조기축구회 등 '하는 운동'에서 강점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 넓은 저변을 살려서 한국 축구가 기존 K리그에서 뛰는 프로 선수들과 동호회에서 뛰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잇는 전략을 내세웠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생긴 통합 디비전이 성공적으로 잘 되기 위해선 되도록 많은 팀들이 상위 리그로 갈 수 있는 여력이 되어야 합니다. 이익 창출이 바로 그 전제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구단들이 모두 전국구로 자리를 잡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절대다수의 팀들은 연고지 기반의 로컬 비즈니스를 펼칠 수밖에 없습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없다면 로컬에서 스폰서 수입을 비롯하여 상당 부분의 이익을 조달해야 하고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 이익의 파이는 매우 한정적입니다. 그리고 축구단이 후원사 조달을 하면서 로컬을 장악할 수 있는 경우의 수 역시 얼마 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만약 호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그 가능성은 더 줄어들 것입니다. 성적과 무관하게 잘 되려면 결국 로컬 비즈니스 생태계의 꼭대기를 점해야 합니다.

 

 현재 지역 비즈니스를 상당히 잘한다고 평가를 받는 기업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상당수는 당근마켓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 간의 중고거래를 주선하면서 주목받은 당근마켓은 한국 사람들이 많이 활용하는 앱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일부 품목에 대해 뉴스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뉴스에 안 나오더라도 이색 품목에 대한 언급량도 많아졌습니다. 당근마켓에 재밌는 일이 생기면 SNS에 그게 올라옵니다. 여론이 당근마켓을 주시한다는 증거입니다.

 

https://twitter.com/4YIBgDWoqRPuAYY

 

 그리고 이젠 당근마켓이 중고거래를 넘어서 다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김치를 직접 담아 거래하는 공급자가 있고 하다못해 벌레를 대신 잡아주라고 요청하는 수요자가 존재합니다. 이러면서 로컬에서 사람들이 당근마켓을 통해 교류하고 당근마켓을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이 로컬 비즈니스 생태계의 꼭대기를 점하는 상황은 당근마켓이 원하는 바입니다.

 

https://byline.network/2020/02/26-89/

 

 이게 한국 축구와 K리그에 무슨 영향을 주나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 축구단에 스폰서 수입은 중요합니다. 수원 삼성 등은 지역 소상공인과 연합하여 더 나은 미래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당근마켓이 원하는 대로 로컬 비즈니스가 움직이면 지역 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은 굳이 축구단에 문을 두드릴 이유가 없습니다. 당근마켓에서 경쟁하고 당근마켓에서 광고를 하면 그만입니다. 당근마켓이 졸지에 축구단의 수입과 미래를 앗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축구단이 되려 당근마켓에 광고를 올리며 그 생태계에 종속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축구단의 장점이 발현되려면 로컬 비즈니스를 장악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역 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이 축구단 쪽에 관심을 많이 기울일 것입니다. 한국 축구가 당근마켓을 넘어 로컬 비즈니스를 축구단 중심으로 편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 당장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바탕에 당연하게도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어야 하고 그래서 이런 상황에선 멤버십이 필요합니다. 축구장에 멤버십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를 경기장 밖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데이터를 목표로 하는지, 그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모으면서, 그리고 그 데이터를 지역 기업들과 소상공인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는지 그 방안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분명 멤버십으로 할 수 없는 것도 있을텐데 이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멤버십으로 모든 식당에서 파는 메뉴를 분별하고 그 영수증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것은 웬만해서 성사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될 수 있는 것들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확장하는 것이 자연스럽기도 합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처럼 거래 과정에서 특정 품목이 얼마나 거래되었는지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면 좋습니다. 물론 구현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대구 FC는 사과를 판 적도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온라인 샵을 만들고 그곳에서 로컬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샵에서 고객들이 선결제하고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그 주문에 대한 결과물을 수령할 수 있다면 축구단으로서 최상입니다. 샵을 통해 오롯히 거래 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샵으로 오기까지의 과정이 선결되어야 합니다. 이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image.jpeg

- 대구 FC가 2019년 추석 기념으로 판매한 '대구가 키운 사과'

 

 그래서 멤버십과 별개로 로컬 커뮤니티에 이점을 줄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K7리그까지 감안하면 한국 축구의 팀을 전국 어딜 가든 찾아볼 수 있고 그 반대로 K리그까지 위로 올라가서 생각해보면 축구로 국가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을 모두 아우르는 장점을 활용하면 어떨까요. 가령, 대성할 자질이 보이는 인재나 아이템, 혹은 상품 / 서비스, 점포 등을 로컬에서 스카우팅하고 이를 기초, 광역자치단체 단위의 단계를 거쳐 전국적으로 노출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다른 동네 간 거래가 철저하게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예외적인 케이스가 아니라면 동네 아이템이 긍정적인 상황을 가지고 전국적으로 부상할 수 있는 케이스가 극히 적을 것입니다. 반면 K리그를 비롯한 통합 디비전은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가 확실합니다. 상하위 단계 간 관계가 비교적 확실하고 축구 내적으로도 이들 간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로컬 생태계를 잡으면서 동시에 이들의 전국 진출을 도모한다면 로컬 생태계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대전의 <성심당> 같은 히트 상품을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지역 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이 K리그를 비롯한 한국 축구와 손을 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그것이 성공해야 그들이 협조할 것입니다. 물론 멤버십에 할인 등 프로모션이 있어야 겠지만 협력 업체들은 계산할 때 CJ ONE이나 T 멤버십을 받을 때처럼 멤버십이 있는지 고객에게 물어볼 것입니다. 수원 삼성의 블루하우스처럼 구단과 여러 이벤트를 하면서 팬들을 대상으로 모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단과의 협력으로 얼마나 이득을 보였는지 점포들에 알려줄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도 이 시스템을 매력을 느끼고 참여하면 그만큼 이 생태계에 있는 사람들이 성장할 것입니다 만약 업체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들이 더 늘어나면 그만큼 더 정밀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지역에 사업 솔루션 역할을 제시할 수 있씁니다. 어쩌면 비즈니스 플랫폼의 용도 이외에도 다양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K리그 등 한국 축구 리그 뿐만 아니라 학생 축구 대회가 개최되는 곳, 혹은 한국 축구와 연결된 지자체의 명소와 연동하여 다양한 곳을 방문하면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 역시 마련할 수 있습니다.

 

 축구단과 로컬이 상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존재할 것이고 위에서 제시했던 방안이 틀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 축구가 로컬의 흐름을 방관하면 결국 그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옵니다. 한국 축구 통합 디비전이 흐트러짐 없이 나아가려면 로컬을 잡아야 하는데 그 정도 사이즈가 추진력 있게 진행되려면 로컬을 장악하는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가면 한국 축구는 스폰서 수입도 뺏기고 일명 축덕 후원자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구인 장소는 당근마켓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정말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한국 축구가 가지고 있는 이점이 많습니다. K7리그까지 세면 당근마켓도 범접하기 힘들 정도로 전국 방방곡곡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 축구, 특히 K리그 구성원들은 그래도 충성도가 높은 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자자가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으면 어느 정도 시드머니가 필요하듯이 더 나은 아웃풋을 위해 인풋도 어느 정도 필요한데 한국 축구는 유의미한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미래가 기대되는 산업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합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는지 그 부분도 매우 상당히 중요합니다. 고객이 그 방식을 외면하면 앞서 언급했던 것들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에 대한 고찰은 다음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이 글은 K리그 통합 멤버십이 필요한 이유만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더 나은 가능성을 다룰 계획입니다.

1) 축구장에서의 멤버십

2) 생활 속에서의 멤버십

3) 멤버십 도입 방법

 

 

댓글 8

COSMO 작성자 2020.11.27. 12:20
 최원창
댓글
Hunt_K 2020.11.27. 12:26
밥 먹어야하니 이따 읽어볼꺼ㅇㄷ
댓글
Hunt_K 2020.11.27. 14:11
 COSMO
글에서보면 로컬비즈니스 얘기하는데 전부터 생각했던것중 하나가 지역동호회를 지역 1부 축구팀들이 활용하는 방법이 없을까?
댓글
COSMO 작성자 2020.11.27. 14:19
 Hunt_K
각자 하기 나름이겠지만 아무래도 K1 팀들은 주로 광역 사이즈로 움직이니까 하위 단계에서 지엽적으로 담당하는 부분을 더 큰 세상으로 콜업시킬 수 있고 몇 개 비슷한 범주의 것들을 이어주고 교류시켜줄 수 있겠죠. 아니면 광역의 범주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을 담당할 수 있겠죠. 이들은 더 큰 것을 담을 수 있고 더 큰 스피커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댓글
심PD 2020.11.27. 12:55
아마존 토트넘 다큐를 보면 관중들의 수요조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확장성을 위해서라면 언젠가는 K리그도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마케팅의 중요성을 얼마나 빠르게 캐치하고 투자하는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0.11.27. 12:59
 심PD
K리그 구단을 포함해서 축구계는 이미 마케팅에 대한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여건상 좀 힘든 부분이 있는데 이를 넘어서 어떻게 슬기롭게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지 모두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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