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설정

사건/사고 잘못된 활주로,웨스턴에어 2605편 착륙 실패사고[발롱도르~]

 

 

추천은 작성자에게 큰 힘이됩니다

 

 

5765737465726e204169726c696e65732044432d31302d31302e6a7067.jpg

1979년 10월 31일,멕시코시티 상공.

DC-10-10 한대가 착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52040_1218020203.webp

이 항공기는 바로 88명이 탄 웨스턴 항공 2605편으로,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에서 멕시코시티 국제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이었다.

기장은 찰스 길버트,부기장은 에른스트 레이첼,항공기관사는 다니엘 월시였다.

특이하게도 이날 LA-멕시코시티 항로에 투입되었던 2605편은 사실 원랜 이 항로에 투입될 예정이 아니었다.

원래 투입되어야 할 항공기에 문제가 생겨서 웨스턴 항공 측이 예비로 있었던 대형기 DC-10 한대를 땜빵으로 투입했었던 것이다.

좀더 큰 항공기를 예비로 투입해서 그랬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날 2605편은 꽤 한산했다.

 

 

3213acffc486b5ec48b15bb31dc1df2a.jpg

각설하고,2605편은 장시간의 비행 끝에 마침내 오전 5시쯤에 목적지인 멕시코시티에 도착했고,이제 공항에 접근해서 착륙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이날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 착륙하는건 매우 위험성이 높았다.

 

 

MEX_3-984x554.jpg

왜냐하면 당시 멕시코시티 주위엔 안개가 심하게 낀 상태였던데다가 평소 2605편이 쓰던 23L 활주로가 포장작업으로 폐쇄되어 ILS(계기착륙장치)가 지원되지 않는 23R 활주로에 착륙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조종사들은 안개가 주위에 낀 상황에서 시계착륙을 강행해야 했다.

 

 

maxresdefault.jpg

23R 활주로에 접근하기 위해선 일단 ILS 장치가 설치된 23L 활주로의 유도를 받은 후 사이드스텝 어프로치를 해서 23R로 가야했고,2605편 조종사들은 조심스럽게 ILS 유도를 받으며 멕시코시티 공항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중간에 안개가 점점 심해지면서 활주로의 접근등을 보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으나,전체적으로 2605편은 별 문제없이 멕시코시티 공항 활주로에 접근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착륙만 하면 이번 비행은 무사히 끝났고,2605편은 천천히 활주로를 향해 하강하기 시작했다...

 

 

39917386920_287db88c2a_b.jpg

그런데,활주로와 거의 맞닿았을때쯤,2605편 조종사들은 충격에 빠졌다.

알고보니 2605편이 착륙하고 있는 활주로는 23R이 아닌 23L이었던 것이다!

2605편은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photo17.jpg

조종사들은 급히 복행을 시도했으나 2605편에겐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복행을 시작한지 몇초 되지도 않아서 2605편의 랜딩기어가 보수공사를 진행중이던 활주로 위의 트럭과 충돌해버리고 말았다.

이 충돌로 균형을 잃은 2605편은 곧바로 오른쪽으로 크게 기움과 동시에 격납고와 충돌했고,그후 빙글빙글 돌며 미끄러지다가 이스턴 항공의 건물과 정면충돌했다.

 

 

ElnyRqcXYAAG-W2.jpg

사고직후 급히 구조대가 도착해 생존자 구조에 나섰지만 이미 충돌의 충격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후였다.

탑승자 88명중 72명이 사망했고 오로지 16명만이 살아남았다.

한편 지상에서도 1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에 후송되는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 사고는 곧바로 멕시코시티 전역에 알려졌고 사고 이틀후엔 2,000명 이상의 구경꾼들이 몰려들 정도의 엄청난 관심을 받게되었다.

 

 

DGAC.png.jpg

2605편 사고가 한창 멕시코시티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을때,멕시코 연방 민간 항공국(DGAC)에서는 조사단을 편성해 사고조사를 지시했다.

얼마간의 조사 후 DGAC는 2605편의 사고 원인을 알아냈다고 발표했고,곧 조사 결과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회보에 게시했다.

 

 

CwGEFsvWgAAV8y2.jpg

DGAC가 말한 2605편의 사고원인은 다음과 같았다.

1.2605편의 접근단계 항공기 운항절차 미준수.

2.접근 절차에 대한 기상 최소값 미준수.

3.금지된 활주로 착륙.

간단히 말해서,조종사 과실로 인한 착륙실패라는 것이었다.

DGAC의 조사결과를 본 NTSB는 우회를 요하는 공항접근에 대한 명확한 활주로 접근 절차를 요구했고,착륙에 요구되는 착륙 최솟값을 접근차트에 확실히 표시하도록 했다.

이렇게 2605편 사고는 조종사 과실로 마무리되는듯 했다.

 

 

channels4_profile.jpg

그러나,이러한 조사결과에 국제항공조종사협회(ALPA)는 반발했다.

멕시코 조사단의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DGAC의 보고서는 분량이 매우 적었고 2605편 조종사들에게 불리하게 편파적으로 작성되어 있었다.

결국 ALPA는 독자적 조사단을 꾸려서 다시 2605편 사고를 재조사하기 시작했다.

 

 

N903WA-5.jpg

ALPA는 DGAC의 여러 중대한 오류와 편파적 서술들을 밝혀내며 2605편의 사고조사가 매우 왜곡되어 있었다는것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이들도 조종사 과실이 원인이라는 DGAC 보고서의 결론을 뒤집지는 못했다.

주어진 정보가 매우 적었으며,사고당시에 2605편의 음성기록장치가 고장나있었던 상황이라 2605편 조종사들의 대화가 제대로 기록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DGAC의 결론을 뒤집을 수 있는 증거를 찾을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ALPA도 2605편 사고의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였다.

 

 

sU_X8O_-Mn43qPC_C3boX2dxG30UIjINJJMIlg9kPd0.png.jpg

결국 2605편의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무도 알수 없었고,2605편 사건은 아직까지도 미스터리한(2605편이 23L에 착륙한 정확한 이유를 알수가 없음) 사건으로 남아있다.

그러나,그렇다고 해서 2605편이 잘못된 활주로에 착륙한 원인을 추론할 수 없는건 아니다.

 

DGAC와 ALPA의 사건조사보고서와 사고현장을 찍은 사진,사고당시 멕시코시티 공항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의 증언들에서 몇가지 단서를 찾을수 있고,이 단서들을 종합해보면 2605편이 추락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수 있다.

한번 2605편의 잔해와 사고조사보고서들이 남긴 몇가지 증거들을 보며 2605편의 사고원인을 추론해보자.

 

 

western-airlines-flight-2605-ddf97175-2f22-4dc9-ae8b-a5824567eaa-resize-750.jpeg

1.관제탑의 문제

 

2605편의 교신 기록을 보면 멕시코시티 관제탑과 접근관제소에서 2605편에게 4번이나 착륙할 활주로가 23R이라는 것을 통보했던것을 알수있다.

이것만 보면 2605편 조종사들이 교신을 들었는데도 잘못된 활주로에 착륙한 사람들처럼 보일것이다.

그러나,여기엔 맹점이 있다.

멕시코시티 관제탑과 접근관제소는 2605편에게 23R에 착륙하란 말은 해주었으나 23R 활주로에 접근하기 위해서 해야하는 기동과 멕시코시티 주변의 악천후에 대해선 제대로 설명을 안해준 것이다.

당시 2605편의 23R 접근차트는 매우 부실해 조종사들에게 별 도움이 안되던 상황이라서 2605편에겐 관제탑의 도움이 필요했는데,관제탑 역시 2605편에게 23R 접근에 대하여 제대로 된 설명을 안해준 것이다.

심지어 관제탑과는 별개로 공항정보와 기상상황을 알려주는 공항 비행정보 서비스(AFIS)에선 2605편의 어느 활주로가 이용되고 있냔 질문에 좌우구분없이 그냥 '23'이라고만 대답하기도 했다.

결국 관제탑,접근관제소,AFIS 모두 2605편 조종사들이 어떻게 착륙을 해야햐는지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은것이다.

이것은 2605편 조종사들에게 혼란을 일으킬수도 있는 치명적 문제였다.

 

 

19791031-0-P-1.jpg

2.공항 시설 문제

 

당시 2605편이 23R 활주로에 접근하는데엔 ILS의 지원이 꼭 필요했다.

그런데,당시 멕시코시티 공항의 ILS 설비는 수준 이하였다.

자주 오류가 발생했으며,신뢰성이 부족해 멕시코시티에 착륙하는 조종사들이 항상 지적하는 문제점이었다.

자주 오류가 발생했다고?

그렇다.만약 멕시코시티 공항의 ILS가 잘못된 정보를 2605편에게 전달했다면 2605편이 잘못된 활주로에 착륙하는 것도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고당시에 멕시코시티 공항의 ILS가 오류를 일으켰단 증거가 없어서 정말 ILS가 원인인진 알수없다.

 

 

49445255877_84ff453d64_b.jpg

3.너무 밝은 폐쇄된 활주로

 

사고당일 23L 활주로는 보수공사로 인해 폐쇄되었기 때문에 접근등이 꺼진 상태였고,2605편 조종사들도 이를 알고있었을 확률이 높다.

그런데,보수공사를 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많은 트럭과 건설차량이 보수공사를 위해 23L 활주로에 있었는데,이들의 대다수가 전조등을 키면서 마치 접근등이 켜진것처럼 활주로가 밝아진 것이다.

거기다 당시 멕시코시티 공항에는 짙은 안개가 껴있어 가시거리가 매우 짧았기 때문에 활주로에 켜진 불빛이 접근등인지 건설차량인지 구분할수 없었다.

2605편이 23L의 불빛을 23R의 접근등인줄 알고 착륙을 시도했던 것일수도 있던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단서였으나,DGAC의 보고서에선 가볍게 묵살되어버렸고 결국 최근에 와서야 알려지게 되었다.

 

 

western-airlines-flight-2605.jpg

이 증거들을 종합해보면,2605편의 추락원인에 대한 다음과 같은 가설들을 얻을수 있다.

 

1.관제탑과 AFIS등의 불명확한 접근지시와 착륙지시,악천후,접근차트 문제 등등으로 인해 2605편 조종사들이 혼란에 빠졌고 결국 착륙할 활주로를 착각하게 되었다.(ALPA가 주장한 가설)

2.ILS 오류로 인해 2605편이 잘못된 활주로에 유도되었다.

3.폐쇄된 23L 활주로의 불빛이 2605편 조종사들에게 23L 활주로를 23R 활주로로 착각하게 했다.

4.위의 문제들이 전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하나같이 설득력이 있는 가설들이다.

 

 

8e4e29c3f3de8e42c773db00c447976b93c944094a95637c2ab3a32e5b710ab31b3990a9c50372c7c81ca2f1235cdf7a61beb377f5471993c9b9202118.jpeg

그러나,DGAC의 부실한 사고조사때문에 아직까지도 2605편 사고에 대한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고,2605편의 잔해들은 이미 대다수가 사라져 재조사를 할수가 없으며 2605편의 음성기록장치 기록은 다수가 고장으로 인해 손실되었기 때문에 현재로선 위의 가설들을 증명할 방법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고장난 음성기록장치와 DGAC의 막장 사고조사란 두개의 잘못끼운 단추가 아직까지도 2605편의 사고원인 규명을 어렵게 한 것이다.

 

결국 2022년 현재까지도 2605편 사고는 원인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며,이 사고는 멕시코 역사상 세번째로 사망자가 많은 항공사고로 기억되고 있다.

 

2605편 사고로 희생된 73명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1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사항 오늘은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날입니다 2 조영욱갈아탐 90 4
공지사항 미역갤 '새해' 이행시 이벤트 당첨자 발표 조영욱으로갈아탐 111 8
공지사항 미스터리/역사 갤러리 통합 공지(2023.05.29) 88번이태석 1714 13
기타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214 22
사회/인간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78 9
문명/역사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50 6
사회/인간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81 7
문명/역사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47 5
문명/역사
파일
김유연 40 6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39 4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34 7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38 9
사회/인간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136 13
문명/역사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89 8
과학/우주/의학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81 7
문명/역사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70 4
사건/사고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73 4
자연/생물
이미지
김유연 54 6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52 9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67 9
미스터리/괴담/공포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79 3
사건/사고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113 6
문명/역사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13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