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설정

사건/사고 목포의 눈물,아시아나항공 733편 추락사고[발롱도르~]

99b983892094b5c6d2fc3736e15da7d1_1.jpeg

8f5d5a8946730a47167ce901f3bda637.jpg

1993년 7월 26일 오후 3시경,전라남도 해남군 상공

보잉 737-5L9 한대가 비구름사이를 날고있었다.

 

 

a84e84d38a176bfdc96bd75b76e18657.jpg

이 보잉 737기의 정체는 바로 116명이 탄 아시아나항공 733편,김포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지금은 해군비행장으로 바뀐지 10년이 넘은 공항인 목포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이었다.

733편 기장은 공군 소령출신인 황인기였고,부기장은 역시 공군출신인 박태환이었다.

 

 

461a9e72fd537473a6ad6f0190101d4e.jpg

733편은 오후 2시 37분(이륙이 10분 지연)에 김포공항을 이륙해 2시 58분까지 광주에 도달했었고,광주 관제탑으로부터 공항접근을 허가받았다.

그후 3시 14분에 733편은 목포 인근까지 다다르는데 성공했고,곧 목포공항 관제탑과 교신을 시작하는 한편,착륙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는 평소와 같은 비행이었고,733편은 무사히 목포공항으로 갈수있을거같았다.

 

 

1883e3d2371ff0afaf0bc304e3d72da6.jpeg

그런데,갑자기 순조로이 착륙중이던 733편에게 이변이 생겼다.

소나기가 갑자기 목포공항 주위에 내리기 시작했던것이다.

이에 733편의 시정이 크게 줄어들었고,하필이면 목포공항은 착륙시 최소요구시정이 무려 2.8km인 공항이었다.

이대로라면 착륙자체가 무리인 상황이었다.

 

 

48da373644276bba79cf2806e6d37101.jpg

733편은 이런 악조건속에도 3시 17분에 착륙을 시도해보았으나,우려하던일이 벌어졌다.

활주로가 보이지 않았던것이다.

결국,733편은 착륙을 포기해야했다.

 

 

44fb22699bacc202c2917f005762c369.jpg

그후 3시 32분의 착륙시도도 가시거리문제와 우천으로 실패하자,조종사들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3시 36분,733편은 광주 관제탑으로부터 접근허가를 재발급받아 다시 착륙을 시도했고 이번에는 잘되는거 같았다.

소나기가 점점 잦아들었고,관제탑도 계기착륙접근을 허락했다.

이에 733편은 랜딩기어를 내린후 착륙을 위해 점점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eb57615e2945b12ae145b424cf083e47.jpg

운거산

 

착륙중이던 733편의 앞에 갑자기 산(전라남도 해남군 마산리의 운거산)이 나타났다!

조종사들은 급히 엔진출력을 최대로 올려 상승을 시도했지만,

 

 

874f0aa5c2f706137a969095958cc9d4.png.jpg

이미 733편은 너무 내려가있었다.

오후 3시 40분,733편은 운거산 232m지점에 추락했다.

다행히 비가 내리고있어서 추락직후 폭발은 없었고 나무가 완충작용을 한것이 더해져서 꽤 많은사람이 생존할수 있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과 목포경찰서가 해군헬기까지 동원해 수색을 했음에도 추락지점을 알아내지 못하는바람에 구조가 심하게 지연되었고,이에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8bfad81be10a07433dadc315866ac100.jpg

추락 2시간 후,경상자였던 2명의 생존자가 산을 내려와 추락지점 인근의 마천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마을이장이 신고를 하면서 드디어 구조대가 출동하게 되었다.

구조대가 오는동안,마천마을 주민들은 구조대에게 길을 터주기위해 낫을 들고 수풀을 베었다.

그와 동시에,주민들은 생존자들을 구조하고 응급처치를 해주기도 했다.

 

 

99b983892094b5c6d2fc3736e15da7d1.jpeg

당시 신문에 실린 구조대의 활동.

이 생존자는 들것없이 이송되는 바람에 척추에 손상이 가서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오후 6시쯤,군경과 구조대/마천마을 주민 600~700여명이 구조작업을 시작했다.

구조대들은 헌신적으로 생존자들을 구조했지만,급히오느라 들것이 없어서 생존자들이 이송중에 척추나 목등을 크게다치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이외에도 앰뷸런스나 응급구조용 차량이 구경온 인근마을 주민들과 기자단의 차량에 가로막혀 진입을 못하는 사태나 생존자 수송용 대잠헬기가 추락위기를 겪는등의 돌발사태가 생겼고,심지어 도둑들이 사망자들의 귀중품을 도둑질하는 일까지 있었다

 

 

2644e9428dcd9b042169aa47ac42f047.jpeg

733편 탑승자들의 사망/생존기록표.

이름이 적힌 좌석은 생존자들이 탄 좌석이다.

 

사고 8~9시간후인 27일 오전 12시 30분,마지막으로 부기장의 시신이 수습됨으로써 생존자 수색이 종료되었다.

사망자는 68명이었고,생존자는 48명이었다.

사고직후 대검찰청은 철저한 사고조사를 주문했고,이에 교통부/광주지검/전남경찰청 합동수사본부가 조사를 시작했다.

 

 

6a4ade771f2c0fb0d826d14616856222.jpeg

블랙박스가 무사함에따라 사고원인은 빠르게 밝혀졌고,사고 3일후인 29일에 조사단은 사고의 원인을 얼추 파악했다.

원인은 바로 조종사의 실수였다.

 

 

d77d3cddecacea04da9deceb3e755fba.jpg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 확인결과,3차 접근시도부터 기장과 부기장은 너무 조급했는지 분당 1000피트정도를 하강하며 기준하강률을 2배이상 초과했고,고도점검을 하지않고 너무일찍 랜딩기어와 플랩조정을 했다.

조종사들이 한 실수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d6c3f2092310cd9f9fa995e3c3e1d41a.jpeg

오후 3시 38분,조종사들은 아직 중간접근지점을 통과 못했음에도 최종접근지점을 지나갔다고 대화했다.

자신들이 이미 최종접근지점을 지나갔다고 오해한것이다.

이 오해는 사고의 원인이된 중대한 실수를 불렀다.

최종접근지점의 표준안전고도는 1600피트였지만,조종사들은 1600피트보다 훨씬 낮은 실패접근지점의 최저안전고도인 700피트(200m)까지 하강해버린것이다.

심지어 조종사들은 700피트까지 하강하기 직전에 최종접근지점에서 1600피트까지 하강해야한다고 대화했는데도 그런실수를 저질렀다.

자신들의 위치를 착각한 나머지,자기들이 너무 높게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eb57615e2945b12ae145b424cf083e47.jpg

그리고 최종접근지점의 근처에는 해발고도가 324미터여서 700피트보다 100미터이상 높은 운거산이 있었다.

 

 

0fa625ec8cc7f5f9c5eec7ffd8193da4.jpeg

이사실을 모르던(소나기로인해서 주위가 잘 안보였던 탓도 있고 조종사들이 이 노선에 배치된지 얼마안되어 지형을 몰랐던 탓도 있음) 조종사들은 그대로 고도를 유지한채 자신들이 활주로로 가고있다고 믿고 운거산에 돌진했고,그결과 충돌해버렸던 것이다.

조종사들의 착각과 조급함,악천후가 만든 참사였다.

 

 

99b983892094b5c6d2fc3736e15da7d1.jpg

그런데,조종사들은 왜이렇게 조급하게 착륙을 시도한것일까?

그 이유는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정책과 한국 항공사들의 문화때문이었다.

당시 한국 항공계는 공군이든 민간항공사든 스케줄준수와 정시도착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정시에 도착하지 못할시나 연료를 평상시보다 더 사용할시에는 조종사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

그리고 아시아나항공은 당시 정시이착륙이 세계 1위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항공사였다.

그결과 733편 조종사들은 정시착륙에 대한 부담감이 높았고,악천후상태에서도 무리하게 착륙시도를 했던것이다.

실제 사고당일의 733편 조종실 음성기록장치에서는 조종사들이 연료량에대하여 수차례 걱정하는것이 녹음되어있다.

또,기장은 사고직전 1달간 단 3회밖에 쉬지 못하며 혹사당했다.

조종사들도 어찌보면 피해자였던것이다.

 

 

a3a9750de28132a89bff575cfe07649d.jpg

조사단들은 9월 18일에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조종사들의 부적절한 행동과 실수,광주관제탑의 악천후상태에서도 733편의 접근을 허가한 행위를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서울-목포노선 3개월 운항중지와 과징금 4,5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유가족들에게 1명당 1억 7천500만원을 배상해야 했다.

 

 

bd0ca71db9d2f7efb02838c565681ac6.jpg

목포공항

 

733편 사고이후 정부는 장비가 열악하고 주위에 산이 많아 악명높은 착륙난이도를 자랑하던,또 733편 추락에 간접적 원인을 제공한 목포공항을 대체할 공항을 구상하기 시작했고,결국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무안공항 건설계획이 다시 추진되게 되었다.

 

 

83bd2ee105fe38aafbd71cba980bb381.jpg

사진은 진도 씻김굿

 

마천마을 주민들에겐 이 사고가 매우 큰 트라우마가 되었고,이후에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씻김굿을 했다.

 

 

 

733편 사고 희생자 68명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4

best 백곰따까리 작성자 2021.05.15. 21:31
여담:이 사고로 가수 김경호의 이모와 조카가 사망했습니다.
김경호의 노래 '누명 쓴 아이'는 이모와 조카를 추모하는 노래라고 합니다.
best 백곰따까리 작성자 2021.05.15. 21:31
여담:이 사고로 가수 김경호의 이모와 조카가 사망했습니다.
김경호의 노래 '누명 쓴 아이'는 이모와 조카를 추모하는 노래라고 합니다.
댓글
천우희 2021.05.15. 22:33
항공기 사고가 이래서 무서워... 추락하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니까
댓글
ChenchoGyeltshen 2021.05.16. 16:42
저때 부상자중에 20대 초반 여자가 구조될때 무리하게 헬기 설치 와이어에 매달려서 구조되다가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악천후 상황이라 그렇게밖에 구조할수없었지만. 그래도 그 여자는 구조대 원망은 안한다더라.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사항 오늘은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날입니다 2 조영욱갈아탐 90 4
공지사항 미역갤 '새해' 이행시 이벤트 당첨자 발표 조영욱으로갈아탐 111 8
공지사항 미스터리/역사 갤러리 통합 공지(2023.05.29) 88번이태석 1714 13
인기 50대들이 기억한다는 학원 분위기.jpg 김유연 23 2
인기 의외로 아예 금녀의 영역은 아니었던 일터 김유연 15 2
인기 몽골이 고려에서 벌인 학살 김유연 12 1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17 3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25 3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13 1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12 0
문명/역사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51 2
밀리터리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53 6
과학/우주/의학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40 3
사회/인간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60 8
자연/생물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41 4
밀리터리
이미지
Sso! 93 5
기타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292 22
사회/인간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177 13
문명/역사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76 8
사회/인간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124 9
문명/역사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72 7
문명/역사
파일
김유연 58 7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56 5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57 7
문명/역사
이미지
김유연 59 9
사회/인간
이미지
조자룡조영욱 18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