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한국 역사상 첫 항공기납치,창랑호 납북사건[발롱도르~]

1958년 2월 16일 12시경,경기도 평택 상공

작은 DC-3기 한대가 하늘위를 날고있었다.

이 DC-3기의 정체는 바로 34명이 탄 대한국민항공(대한항공의  전신)소속 비행기인 창랑호였다.

창랑호의 이름은 당시 국무총리였던 장택상의 호 창랑을 따서 지어진 것으로,이외에도 대한국민항공은 우남(이승만의 호),만송(이기붕의 호)등 정치인들의 호를 항공기의 이름에 붙여 운행했었다.

각설하고,2월 16일 이날도 창랑호는 부산 수영비행장에서 출발해 서울 여의도비행장을 향해 비행하기 시작했다.

이날 창랑호의 기장은 윌리스 홉스,부기장은 미 공군 중령 맥클라렌이었다.

이륙직후부터 평택까지는 별탈없는 비행이었고,이대로 창랑호는 무사히 서울까지 갈거같았다.

그런데 12시 40분경,

공작원들의 사진이 없어 대신 북괴군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갑자기 승객 5명이 자리에서 흉기와 총을 꺼내며 일어나 승객 2명을 폭행해 실신시키고는 조종사들을 위협했다!

이 승객들은 모두 북한 공작원이었고,남파간첩 기덕영의 수하였다.

기덕영과 이들은 북한에 중국 수상 저우언라이가 방문한다고 하자 저우언라이에게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대한민국 여객기 1대를 납치해 월북시킨후 여객기가 남한이 싫어 스스로 월북한거라 선전한다는 모략을 세웠었던것이다.

순식간에 항공기를 장악한 이들은 조종사들에게 평양으로 갈것을 지시했고,결국 창랑호는 북한공작원들의 지시대로 평양순안공항에 착륙하게 되었다.

한국 최초의 항공기납치가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계획이 성공하자,북한은 사건발생 다음날인 17일에 "대한국민항공 창랑호가 의거월북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와 동시에,북한은 창랑호의 승객들을 강제억류하고 공산주의 세뇌교육을 실시하였다.

이에 승객들이 반발하자,북한은 이들을 고문해 강제로 공산주의 세뇌교육을 듣도록 했다.

자기들의 체제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한 추한 발악이었다.

한편,국무총리의 호를 딴 항공기가 납북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승만정부와 국회는 기겁했고 즉시 수사에 들어가 간첩 기덕영 외 2인을 체포했다.

또,22일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는 결의를 행했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승객들을 송환받기 위해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16개국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24일 UN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가 직접나서 북한에게 탑승객과 기체를 송환할것을 요구했으나,북한은 이를 무시하고 탑승객들에 대한 고문과 세뇌를 계속했다.

참으로 안하무인적인 행동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곧 상대를 잘못건드렸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미국과 독일이 곧바로 북한에 대한 규탄과 전면적인 압박에 나섰던것이다.

당시 창랑호에는 미국인과 독일인들이 타고있었고 이에 미국과 독일은 자국민의 송환을 위해,또 우방국 한국이 도와달라고 요청했으니 지원사격에 나서기로한것과 버르장머리없는 북한에 대한 참교육등의 이유들때문에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미국과 독일은 곧바로 북한을 강력 규탄했고,이에 타 국가들이 호응해 북한은 외교적으로 강력한 압박을 받게되었다.

그리고,국제 적십자사도 북한에 압력을 가했다.

국제단체마저도 북한을 규탄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더는 버티지 못했고,결국 탑승객들을 송환하기로 했다.

사건발생 18일째인 3월 6일,북한은 북파공작원 5명과 방조자겸 협력자 2명,승객이었던 미군 중령을 제외한 탑승객 26명을 남한에게 송환했다.

창랑호가 의거월북했다는 북한의 발표가 거짓말이었던게 까발려지는 순간이었다.

송환에서 제외된 미군 중령은 북한군에게 살해당했다고 하는데,북한이 어찌어찌 미국에게 사과해서 넘어간 모양이다.

북한은 꼴에는 자존심이라고 창랑호는 남한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이사건 이후 대한국민항공은 탑승객의 소지품검사와 보안을 강화했고,항공운항에 대한 공중감시를 강화했다.

납치를 계획및 지시했던 간첩 기덕원은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사고이후 북한에게 창랑호를 삥뜯긴 대한국민항공은 이미 직전에 사고로 항공기 1대를 잃은 상황이라 적자를 보던 상황에서 치명타를 맞게되었고,결국 1962년 폐업했다.(그래도 폐업이후 군부가 인수했다 나중에 한진그룹에 인수되며 대한항공으로 살아남)

북괴에게 살해된 미군 중령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