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정신병자 기장,일본항공 350편 추락사고[발롱도르~]

1982년 2월 9일,도쿄 하네다 국제공항 33R 활주로 앞바다

DC-8-61 한대가 천천히 착륙중이었다.

 

 

이 착륙중인 항공기는 바로 일본항공 350편,174명이 탄 여객기로 후쿠오카 공항에서 이륙해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이었다.

기장은 카타기리 세이지,부기장은 이시카와 요시후미,항공기관사는 오자키 요시미였다.

 

 

2월 9일 이날도 350편은 여느때와같이 오전 7시 34분에 후쿠오카를 이륙해서 하네다 국제공항을 향해 비행했고,8시쯤에 하네다 근처에 도착해서 35분에 33R 활주로에 착륙허가를 받은후 하강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는 별일없는 평범한 비행이었고,이제 활주로 앞까지 왔고 하강해서 착륙만 하면 되었으니 350편은 이대로 무사히 비행을 마칠거같았다.

조종사들은 천천히 1000피트에서 200피트까지 하강해 활주로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고도 200피트 지점에서 기장 세이지가 오토파일럿을 끄고 조종간을 밀어 기수를 내리고,동시에 엔진 4개중 2개의 역추진장치를 작동시켰다!

당황한 부기장이 "기장님,그만두세요!"라고 외쳤지만 기장은 멈추지 않고 계속 기수를 내렸고,350편은 빠르게 바다위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결국 항공기관사가 기장을 제압했고,부기장은 급히 통제권을 넘겨받아 기수를 올리고 역추진을 해제하려 노력했지만...

 

 

8시 44분,350편은 활주로 300m앞 바다위에 추락했다.

충격으로 350편은 두동강났고 승객 24명이 사망했지만 다행히 가라앉지는 않았다.

사고직후,항공기관사(기장을 말리려 벨트를 풀었다가 크게다침)와 부기장은 기장에게 왜 항공기를 추락시켰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기장은 울며 말했다."해버리고 말았어."

 

 

사고지점이 공항과 가까운덕분에 구조선들이 단시간에 350편 주위로 몰려들었고,객실승무원들의 필사의 노력으로 다행히 모든 생존자들이 탈출할수 있었다.

이때 세이지 기장은 제일먼저 구조선을 탔고,TV에 생방송되고 있는데도 자기가 회사원이라고 구조대에게 거짓말하기도 했다.

 

 

사건의 진상은 곧 알려졌고,일본 전역이 이 괴이한 사고에 집중했다.

350편을 추락시킨 세이지 기장에게 비판이 집중되었고,세이지 기장과 같은 이름의 학생은 왕따가 되기도 했다.

한편,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즉각 사고조사에 들어갔다.

 

 

사고원인이 기장의 기행이라는 것이 이미 알려져있었기 때문에,조사단은 기장이 왜 그런행동을 했는지를 알기위해 기장의 상담기록과 비행시의 태도,정신병경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사를 끝낸 조사단원들은 경악할수밖에 없었다.

기장은 조종석에 앉으면 안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기장은 사고이전부터 정신질환 치료를 받고 있었고,일본항공 정기 건강검진에서 "도청당하고 있다",나 "나를 공산당이 죽이려한다"등,헛소리를 해 부기장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그리고 사고직전 비행에서도 이륙허가전에 출력을 증가시키거나 갑자기 급회전을 하는등,이상행위를 보였었다.

한마디로 기장은 정신질환자였던 것이다.

 

 

사고이후 조사단에게 기장이 한 증언도 그가 정신병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기장의 말에 의하면 사고직전에 "죽어!"라는 환청이 연속적으로 들려와 비행기를 추락시켰다는 것이었다.

이후에 진행된 검사에서,기장은 정신분열증 즉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결국 기장은 정신병으로 인해 착륙중이던 항공기를 추락시켜버린 것이었다.

 

 

이렇게 사고원인은 규명되었지만,조사단은 의문이 생겼다.

어떻게 일본항공은 세이지 기장이 사고전에도 수차례 이상행동을 보였음에도 별 조치를 치하지 않은것일까?

 

 

조사단은 그 이유를 일본항공 내의 상하질서에서 찾았다.

당시 일본항공 내에서 비행시 기장은 거의 모든결정을 내렸고 부기장은 기장의 평가를 받는 들러리였다.

이때문에 부기장이 함부로 기장에 대하여 말할수 없었고,이때문에 세이지 기장이 이상행동을 하더라도 부기장은 이에대해 발설할수 없었던것이다.

조사단은 일본항공의 경직된 위계질서가 사태를 키웠다고 결론지었다.

 

 

조사단은 최종보고서에서 일본항공의 경직된 위계질서,기장의 정신병이 원인이라 발표했다.

세이지 기장은 사고직후 과실치사로 기소되었지만,심신상실판정을 받아 불기소처분되었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이때 일본항공은 정신병원 입원 1년후에야 세이지 기장을 해고하는 미숙한 일처리로 욕을 먹기도 했다.

현재 세이지 기장은 후지산 근처에서 은거중이라고 한다.

한편,언론이 이사건을 보도하면서 "역분사"란 말이 정신나갔단 뜻으로 국가적 유행어가 되기도 했는데,이 말은 아직도 승부조작이란 뜻으로 쓰이고있다.

사고가 부른 본의아닌 영향이라고 할수있다.

 

 

350편 사고로 희생된 24명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