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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무시된 죽음의 경고,LAPA 3142편 활주로 이탈사고[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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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8월 31일 오후 8시,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호르헤 뉴베리 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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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이 탑승한 B737-200 1대가 이 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보잉 737기의 정체는 바로 LAPA 3142편으로,부에노스아이레스 호르헤 뉴베리 국제공항을 출발해 코르도바의 암브로시오 타라벨 국제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이었다.

기장은 구스타브 웨이겔,부기장은 루이스 엣치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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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 50분쯤,3142편은 관제탑으로부터 13번 활주로에서의 이륙허가를 받았다.

곧바로(정확히는 오후 8시 53분) 조종사들은 스로틀을 당겨 활주를 시작했고,3142편은 힘차게 활주로를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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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무언가가 이상했다.

3142편이 V1(이륙결심속도,이 속도를 넘기면 어지간히 위급한일이 생기지 않는이상 무조건 이륙해야함)을 훨씬 넘었는데도 뜨지 않은것이다.

조종사들은 어떻게든 3142편을 이륙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3142편은 마침내 상승하는듯 보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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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잠시,3142편은 잠시 솟구쳤다가 하강해 다시 활주로에 접지했다.

조종사들은 역추진장치를 작동시켜 3142편을 멈추려 했지만 이미 V1을 넘긴 속도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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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3142편은 활주로를 이탈하고 오버런하여 활주로 앞을 지나던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깔아뭉갠후 주유소와 충돌했다.

이 폭발로 엄청난 화재가 발생했고,구조대가 빠르게 출동해 구조작업에 나섰으나 탑승자 63명이 충돌로 인한 폭발과 화재로 사망했고,37명만이 구조되었다.

추가로 크라이슬러 자동차에 타고있던 2명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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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벌어진 이 끔찍한 대참사에 아르헨티나 전역이 경악했고,아르헨티나 민간 항공 조사위원회(줄여서 JIAAC)는 조사단을 꾸려 사고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고,NTSB에서도 지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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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블랙박스는 무사했고,조사단은 블랙박스 기록 분석을 기다리는 동안 잔해 조사에 나섰다.

한창 조사가 진행되던 도중,조사원 한명이 날개부근 잔해에서 무언가 이상한점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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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737-200의 플랩

 

원래라면 이륙시 펼쳐져야 할 플랩이 플랩이 내려와있지 않았던것이다.

플랩은 이륙시에 펼쳐져 항공기의 양력 효율성을 증가시켜 이륙을 돕는다.

그런데 3142편의 날개 잔해에서는 플랩이 펼쳐지지 않고 그냥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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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웨스트 항공 255편의 잔해

 

플랩을 내리지 않으면 항공기는 이륙시에 양력을 제대로 얻을수 없고,평상시보다 이륙에 필요한 속도와 받음각이 높아져서 이륙을 하기가 매우 어려워져 사고로 이어질수 있다.

실제로,노스웨스트 항공 255편,델타항공 1141편 등이 플랩을 펼치지 않아서 이륙에 실패하고 추락한적이 있다.

만약 3142편이 플랩을 펼치지 않고 이륙했다면,충분히 이륙에 실패할수 있었던것이다.

일부 조사원들은 3142편이 플랩을 펼치지 않고 이륙해 사고가 발생했을거라고 가설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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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조사단은 3142편이 플랩을 펼치지 않고 이륙했다는 이 가설이 쉽시리 믿겨지지가 않았다.

일단,모든 조종사들은 이륙전에 반드시 체크리스트의 점검절차들을 확인하며 준비를 해야하는데 이 체크리스트의 점검절차에는 플랩 세팅이 명시되어있다.

원래대로 점검절차가 이루어졌다면 이륙 전에 이미 플랩이 펼쳐져야 했던 것이다.

게다가,B737-200기종은 이륙시 플랩이 펼쳐지지 않았을경우 조종사들에게 경보음을 울린다.

상식적으로 플랩을 펼치지 않고 이륙한다는건 불가능했던 것이다.

조사단이 이렇게 플랩문제로 토론하는동안,조종실 음성기록장치가 분석되었고 조사단은 일단 음성기록을 먼저 들어보고 다시 사고원인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잠시후 음성기록 재생이 시작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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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조사단은 충격에 빠졌다.

녹음기록 확인결과,조종사들은 정말 플랩을 펼치지 않고 이륙을 시도했으며,이 과정에서 안전따위는 개나 준 정말 비상식적인 행동을 벌였다는것이 밝혀졌던 것이다.

 

과연 조종사들은 무슨짓을 벌였던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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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들은 음성기록 시작부터 서류를 내던지거나 자신들이 매우 나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고,곧 옆에 있는 객실승무원과 같이 잡담을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문제는 체크리스트의 점검절차들을 체크할때 발생했다.

체크리스트 점검은 이륙시의 안전과 직결되므로 집중해서 매우 꼼꼼하게 해야하지만,조종사들은 이때까지도 잡담을 나누었고,잡담을 나누느라 체크리스트 점검에 소홀해져 플랩 세팅 절차를 무시하고 지나쳐버렸던 것이다.

그 결과,3142편은 플랩이 펼쳐지지 않은채 이륙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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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랩이 펼쳐지지 않은 이륙에 당연히 경보음이 울렸지만,조종사들은 여기서 또 치명적 실수를 해버린다.

경보음을 무시해버린것이다.

이륙 시작부터 V1 도달까지 대략 30초동안 경고음이 울렸지만,조종사들은 '무슨 경보음인진 모르지만 괜찮겠지'란 생각으로 이륙을 감행했고,그결과 이륙에 실패하고 활주로를 이탈해 도로와 주유소를 덮쳤던것이다.

조종사들의 부주의가 부른 대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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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최종보고서에서 조종사들의 과도한 잡담과 이륙절차 무시및 안전불감증,LAPA 항공의 조종사 인적자원 관리 실패,경보음만 울리고 이륙은 그대로 시도할수있게 만든 B737-200의 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다.

사고이후 LAPA항공의 회장 등 여러 사고 관련인물들이 기소되었지만 그중 운영관리자와 인사 관리자만이 유죄선고를 받았고,그나마도 2014년에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이 불가능해져 아무도 이사고의 책임을 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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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5년후인 2004년에는 전직 LAPA 조종사가 이 사고와 관련된 아르헨티나 항공업계의 나사빠진 운영을 폭로하는 내용의 영화 '위스키 로메오 줄루'를 개봉했고,이 영화는 하바나 영화제,바하마 국제 영화제 등에서 입상했다.

 

 

 

3142편 사고 희생자 65명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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