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기적의 활주로,유나이티드항공 232편 사고[발롱도르~]

1989년 7월 19일,296명이 탄 유나이티드항공 232편이 덴버 국제공항의 활주로를 힘차게 달려나갔다.(기종 DC-10-10)

 

 

 

오헤어 국제공항

 

232편은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경유해 필라델피아까지 가는 국내선으로 232편의 기장은 알프레드 헤인즈,부기장은 윌리엄 레코드스,항공기관사는 두들리 드보라크였다.

이들은 모두 베테랑 조종사들이었고,조종술이 매우 뛰어나단 평가를 받고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날의 비행에서도 뛰어난 조종술을 발휘해 매우 부드럽게 비행기를 이륙시켰고,232편은 목적지인 오헤어 국제공항을 향해 비행하기 시작했다.

 

 

당시 232편의 사진.꼬리날개가 파손된게 보인다.

 

그런데,오후 3시 16분에 232편이 우선회할때 갑자기 문제가 하나 터졌다.

2번엔진이 굉음과 함께 폭발한것이다.

 

 

그리고 2번엔진의 파편은 튕겨나가면서 꼬리날개와 그 근처의 유압계통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주었다.

이때문에 232편은 폭발직후부터 방향타와 승강타(항공기의 선회,상승과 하강을 책임지는 장치)가 사실상 없는것과 마찬가지가 되어버렸다.

순식간에 296명이 탄 항공기가 조종불능상태가 되어버린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종사들이 할수있는일은 엔진출력 조절밖에 없었다.

엔진출력 조절로 항공기의 선회나 고도조정이 어느정도는 가능했으나,이렇게 조종할경우 항공기가 실속해 추락할수 있었다.

 

 

게다가,이미 이전에 일본항공 123편이 232편과 비슷하게 유압을 상실한 적이 있었다.

123편의 조종사들은 엔진출력 조절로 조종불능의 항공기를 긴시간동안 비행시키며 분투했으나 결국 야산에 추락하여 무려 52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온적이 있었다.

이외에도 유압계통이 망가진 항공기들은 232편 이전까지만 해도 전부 탑승자 대다수가 사망하는 대형참사로 결말이 났었다.

232편 사고 전까지만해도 유압상실은 사실상 죽음의 보증수표였던것이다.

그래서 232편은 엔진출력 조절을 해도 결국 조종계통 상실상태를 버티지 못하고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전부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였다.

 

그러나 사고당시의 232편 조종사들은 이런 위기들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사고기의 기장,알프레드 헤인즈

 

232편 기장 헤인즈는 DC-10 비행시간 7000시간에 총 비행시간은 30000시간이나 되는 베테랑이었고 부기장 레코드스 역시 비행시간이 20000시간 이상이었다.

그들은 DC-10을 어떻게 조종해야 하는지 알고있었고,엔진출력을 조절해 항공기의 방향을 틀면서도 절대 실속하지 않도록 했다.

 

 

데니스 피치

 

게다가,232편에는 또다른 베테랑기장인 데니스 피치가 타고있었다.

그는 DC-10기종의 전문가이자 비행교관이였고 일본항공 123편 사고이후 유압상실 상태에서도 항공기를 조종하는방법을 연구하고있었다.

그는 사고직후 즉시 조종실에 와서 유압상실시 대처법을 알려주고 조종사들의 조종과 속도유지를 도와주었다.

 

 

또,조종사들은 분당 평균 31회에 달하는 의사소통을 하며 서로 항공기에 대한 정보와 비상착륙시 대비,조종방법들에 대한 논의를 했다.

이렇게 충분한 의사소통을 한 결과,232편 조종사들은 항공기에 대한 효율적인 조종을 할수 있었고 점차 조종불능이던 232편을 어느정도 안정적인 상태로 통제할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조종사들이 엄청난 저력을 보이며 추락해야할 항공기를 살려가던때,관제탑에서 교신이 왔다.

아이오와의 시외 공항(수 공항)에 비상착륙을 하라는 교신이었다.

 

 

시외 공항

당시 232편의 항적

 

시외 국제공항은 근거리에 있었지만 그곳으로 가려면 선회를 여러번 해야했고,232편 조종사들은 그것을 엔진출력의 조절만으로 해나가야했다.

심지어 이때 232편은 휴고이드 운동이라는 항공기가 조종계통 이상시 좌우로 흔들거리다 실속해 결국 추락하게되는 운동을 하고있었다.

 

 

당시 사진에 찍힌 232편

 

하지만 232편의 조종사들은 휴고이드운동이고 뭐고 분투끝에 여러번의 선회를 성공시켰고,연료가 남은채로 시외 공항 바로앞에 도달하는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연료가 남으면 비상착륙시 폭발할수 있으므로 232편은 연료를 버리면서 착륙하기 시작했다.

 

 

https://m.youtube.com/watch?v=DImcfZ5_o1M

 

232편의 음성기록장치 녹음본.

6분쯤부터 비상착륙이 시작된다.

 

그러나 엔진만으로 조종을 했기 때문에 232편은 300km/h가 넘는 속도로 착륙했고,결국 착륙중에 오른날개가 부러진 이후 미끄러지며 조각났다.

 

 

사고직후 엔진폭발로 끔찍한 화재가 발생했고,많은 탑승자가 화재로 질식사했다.

그래도 공항구조대의 신속한 구조와 진화작업으로 많은사람이 목숨을 건질수 있었다.

 

 

232편 사망자/부상자표

 

232편 사고로 탑승자 296명중 111명이 사망했다.

하지만,185명이 목숨을 건졌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는데,유압상실사고에서 생존자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 극소수의 사고였기 때문이다.

조종사들의 분투가 185명을 살린것이였다.

 

 

사고이후,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는 232편의 사고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블랙박스가 멀쩡했고 사고 몇달후 실종되었던 2번엔진의 잔해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사고원인은 곧 밝혀졌다.

 

바로 2번엔진의 피로파괴였다.

운항누적과 제조당시 불순물의 침투로 점점 균열이 가던 2번엔진의 팬블레이드가 운항중 파손되었고,이 잔해가 꼬리날개와 유압계통을 파손시킨 것이었다.

NTSB는 최종보고서에서 유나이티드 항공의 엔진 검사및 관리소홀,엔진의 균열과 피로파괴를 지적했다.

 

 

사고이후 DC-10의 제조사 맥도넬 더글라스는 유사시 유압계통의 전체손실을 막기위해 퓨즈를 설치하여 유압상실시에도 일부 장치는 작동이 가능하도록 했고 항공기 제작공정을 개선했다.

또,항공사들은 승무원의 훈련을 의사소통을 중요시하는 훈련으로 재편했다.

 

232편의 조종사들은 항공업계 최고의 영예인 폴라리스상을 수상했고,사고기의 기장 헤인즈는 2019년 노환으로 별세했다.

 

 

232편 사망자 111명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