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악명높은 활주로,TAM 3054편 활주로 이탈사고[발롱도르~]

2007년 7월 17일,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밤.

한대의 항공기가 공항에 착륙할 준비를 하고있었다.

 

 

그 항공기는 바로 브라질 최대의 항공사인 TAM 익스프레스 항공소속인 3054편.(A320-233)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출발해 상파울루 콩고냐스 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이었다.

3054편의 조종사는 이날엔 특이하게도 2명의 기장이었고,두 조종사의 이름은 엔리케 디 사코와 클레이버 리마였다.

 

 

콩고냐스 공항

 

아무튼,3054편은 힘든 비행을 마치고 곧 콩고냐스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조종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악천후로 공항이 일시 폐쇄된데다가,3054편의 역추진장치중 하나가 고장나 착륙시 활주로를 이탈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설상가상으로,콩고냐스 공항은 착륙이 더럽게 힘들다고 악명이 높은 공항이었다.

활주로 길이가 2km도 안된데다가,주위에는 고속도로와 대형 건물들이 즐비했으며,공항에는 우천시 배수설비가 안되어있어서 이날같이 비가 많이오면 착륙실패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바로 전날에도 항공기 한대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때문에 조종사들은 엄청난 심적 압박을 받아야했다.

 

 

 

어쨌든,잠시후 콩고냐스 공항은 다시 문을 열었고,3054편은 35L 활주로로 접근해 활주로에 무사히 접지했다.

이제,속도를 줄이기만 하면 됐다.

 

 

공항 cctv에 찍힌 3054편

 

그런데,속도가 줄어들지를 않았다.

조종사가 역추진장치를 급히 가동했지만 3054편은 오히려 왼쪽으로 기울어 활주로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결국,3054편은 170km의 속도로 활주로를 이탈해 자동차 전용도로로 이동한후 공항근처의 TAM 항공 물류센터에 정면충돌한후 폭발했다.

급히 공항소방대가 출동해 폭발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해서 더큰피해(당시 사고지점에는 주유소가 있어 하마타면 시가지에 대형폭발이 발생할뻔했다.)는 막았지만 3054편 탑승자 187명 전원과 물류센터 직원 12명이 사망했다.

 

 

당시 브라질 대통령이었던 룰라 다 실바는 국상을 선포했고,사고 현장에서 5000명의 브라질인들이 시위를 벌였다.

팬 아메리칸 게임에 참가한 브라질 선수들은 이 사태를 추모하기 위해 검은 완장을 찼다.

브라질 최대의 도시 상파울루에서 벌어진 이 대참사에 브라질 전역이 충격에 빠졌고,브라질 항공조사및 예방센터에서 즉각 사고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시작했다.

 

 

조사단은 사고직후 블랙박스를 찾는데 성공했으나,불안감에 휩싸였다.

사고당시 엄청난 화재가 일어나서 블랙박스가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블랙박스는 무사했고,조사단은 미국 NTSB에 블랙박스를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또,당시 공항 cctv에 3054편의 착륙이 찍혔기 때문에 조사단은 사고당시 3054편의 속도를 확인할수 있었다.

놀랍게도,3054편의 사고당시 속도는 보통의 A320기가 착륙할때의 속도보다 약 3배이상 더 빨랐다.

역추진장치 하나가 고장났다고 해도 이해할수가 없는 속도였다.

 

 

조사단은 사고기의 잔해를 분석해 사고기가 사고당시 제동장치나 타이어에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했으나,사고기는 아무 결함도 없었다.

그렇다면 3054편은 왜 그렇게 빨랐던 것일까?

고민하던 조사단에게 NTSB에서 분석한 3054편의 사고당시 기록이 도착했고,조사단은 곧 그 자료를 분석하고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사진은 보잉 777의 추력조절장치)

 

바로 3054편이 착륙할때,역추진장치가 고장난쪽 엔진이 최대추력상태였었다는 것이다.

조사단은 곧 사고당시 조종사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해 왜 엔진하나를 최대추력으로 두었는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사단은 당시 조종사들이 역추진장치 고장과 활주로 문제,악천후,착륙실패등에대한 부담감이 매우 높았다는것을 조종실 음성기록장치를 통해 알아내었다.

조종사들은 불안감때문에 엔진 하나만 역추진장치를 작동시키고 한쪽은 최대출력으로 두는 실수를 저지른것이다.

 

 

게다가 사고당시는 매우 어두운 밤이어서 역추진장치가 보이지 않아 조종사들은 자기들의 실수를 끝까지 파악하지 못하였다.

추가로,배수상태가 안좋은 활주로는 사고기의 제동거리를 길게 늘였다.

결국,3054편은 이 복합적인 원인들의 작용으로 엔진한쪽이 최대출력인 상태로 착륙하다 결국 활주로를 벗어나 건물에 충돌한 것이었다.

 

 

조사단은 2009년에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사고의 원인을 조종사의 부담으로 인한 실수와 활주로 문제라고 결론지었고,공항시설 개선과 조종사 교육 강화,역추진 장치가 고장났더라도 착륙시에 추력장치를 모두 역추진까지 당겨야 함을 권고했다.

 

 

콩고냐스 공항은 이후 배수시설정비를 한후 재개장했고,사고현장에는 2012년 7월 17일에 추모공원이 들어섰다.

이 추모공원 중앙에는 사고당시 살아남은 한그루의 나무가 우두커니 서있다.

 

 

 

 

 

3054편 사고 사망자 199명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