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두산베어스 2020시즌 프리뷰 - 투수편[발롱도르~]

두산베어스 2020시즌 프리뷰 - 투수편

외국인 원투펀치 린드블럼과 후랭코프가 나란히 팀을 떠났다. 린드블럼은 KBO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밀워키와 계약을 맺었으며, 후랭코프는 계약연장이 불발되었다. 시즌 MVP를 포함한 용병 원투펀치를 잃게 된 두산 베어스의 2020시즌 성적은 새로 계약한 두 명의 용병인 크리스 플렉센과 라울 알칸타라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예상 선발 로테이션

플렉센(R) - 알칸타라(R) - 이영하(R) - 유희관(L) - 이용찬(R)

선발 5인 중 2명은 신규계약한 외국인이며 2명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FA자격을 얻게된다. 언뜻 괜찮은 선발진으로 보이나 다른 한편으로는 물음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뉴욕 메츠 출신의 강속구 투수 크리스 플렉센은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를 통해 150km를 웃도는 빠른공과 좋은 경기운영을 보여주었다. 결국 KBO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지난시즌 kt위즈에서 뛰었던 알칸타라 역시 빠른공을 주무기로 하며 다양한 변화구를 가지고 있다. 알칸타라는 2019년 kt에서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시즌이 점차 진행되며 구위가 약해지고 기복이 심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 측에서는 이미 적응이 완료되었고, 기량이 점차 만개해가는 선수이기 때문에 계약을 했다고 밝혔으나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활약을 보인다면 분명 잘못된 외국인 영입이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두산 야수진의 뛰어난 수비와 광활한 잠실구장을 바탕으로 훨씬 더 좋은 기록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kt위즈 역시 좋은 수비력을 보유한 팀으로 해당 부분으로 얻는 이점은 언론에서 주목하는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간단히 말해서 '작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3선발 이영하는 2018년 10승, 2019년 17승을 기록하며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었다. 국가대표로도 선발되며 두산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의 최상위권에 당당히 자리잡게 되었다. 작년 이영하의 성적은 물론 놀라운 것이지만 세부적인 기록을 살펴본다면 올시즌에도 비슷한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장담을 하기는 어려워보인다. 낮은 BABIP과 낮은 탈삼진비율 등은 15승 이상을 보장하는 에이스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이영하의 기량 상승폭이 유지된다고 하면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선발로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을 것이다. 군면제와 결혼으로 인한 심리적 안정 등의 긍정적 외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4-5선발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유희관과 이용찬은 2020시즌 이후 FA가 기다리고 있다. 유희관은 7년 연속 두자리승수를 올해 8년 연속으로 갱신하며 150이닝 이상을 책임지게 된다면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선발 로테이션 중 가장 안정적인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이다. 5선발 이용찬은 부상 등 컨디션관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기몫은 누구보다 잘 챙기는 선수이므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중간중간 선발 땜빵 역할을 할 예비 선발진의 역할 역시 중요해 보인다. 현재 두산의 예비선발로는 최원준이 가장 유력하다.

불펜

마무리 이형범(R) 

필승조 함덕주(L), 윤명준(R), 최원준(S)

추격조 박치국(S), 권혁(L), 김승회(R), 이현승(L), 김강률(R) 

2020시즌 두산베어스의 약점이라면 불펜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지난시즌 양의지의 FA이적 반대급부로 이적해온 이형범은 깜짝 활약을 보여주며 2020시즌 마무리로 낙점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구위를 가진 솔리드한 마무리로 보기는 어렵기에 셋업 역할을 할 선수들의 기량이 더더욱 중요해진다. 2018년 나란히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활약했던 함덕주와 박치국은 피로 누적때문인지 폼이 떨어지고 있다. 작년 상무 전역 이후 바로 팀에 복귀해 중요 역할을 맡은 윤명준 역시 피로누적 문제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문제는 이를 양적으로 뒷받침해줄 나머지 투수들이 전부 노인들(!)이라는 점이다. 권혁은 현재 원포인트 이상의 활약을 기대하기 힘들고, 이현승과 김승회는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최원준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문제는, 최원준은 5선발에 구멍이 생길 경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야 하는 선수라는 점이다. 2019시즌에도 50이닝 이상을 출장했던 최원준에게 더 큰 부하가 예상되는데 이를 잘 이겨낼 수 있을 지가 두산 불펜 성적의 핵심 요소로 보인다. 그 외에 김강률의 빠른 컨디션 회복도 기대해 볼 수 있겠으나 이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여기에 추가적인 변수가 있으니 확대 엔트리가 8월 18일부터 조기 시행된다는 점이다. 위 라인업에서 볼 수 있듯 두산의 불펜진 뎁스는 습자지처럼 얇다. 따라서, 늘 그랬듯이 누군가가 튀어나와야 한다. 다행히 두산 프런트는 현재와 같은 상황을 예상했는지 좋은 투수자원들을 드래프트를 통해 잘 모아왔다. 1군을 오갈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들은 다음과 같다.

채지선(R), 박종기(R), 김민규(R), 이동원(R), 박신지(R) 김호준(L) (필자가 기대하는 주관적순서)

이들 중 몇명이나 1군에서 반짝 활약을 할 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김호준 유일한 좌완으로 기대치가 높은 선수는 아니나 함덕주가 퍼지거나 권혁 이현승 중 한명이 자리를 비우면 그 자리를 메꾸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간단히 말해 1군에 가장 많이 얼굴을 비추는 선수가 될 것이다. 155km 이상을 뿌려대는 이동원은 최근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두산팬들의 마음을 애닳게 하고 있다. 그렇지만 '제구만 잡히면'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는 앞서 수많은 강속구 유망주들이 증명한 바가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정말 복권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이외에 부상 등으로 자리를 비웠던 유망주 곽빈, 김명신 등의 복귀가 불펜 운용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줄요약

선발진은 나름 탄탄해보이지만 변수가 너무 많다.

불펜뎁스가 너무 얇다. 노인 아니면 혹사 둘중 하나다.

결국 누군가 튀어나와야만 우승을 노릴 수 있다.

너무 길어져서 야수편은 따로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