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기아 타이거즈 간단한 시즌 프리뷰[발롱도르~]

2020 시즌에 들어서기 전 오프시즌, 기아 팬들이 가장 놀란 소식은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기아 타이거즈에서 20년 동안 뛰며 은퇴하고 싶다던 안치홍의 롯데 자이언츠로의 이적이었을 것이고

두 번째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맷 윌리엄스, 이른바 약동님의 감독 선임이었다.

맷 윌리엄스의 감독 선임은 기존의 내부인사 우선주의 혹은 타이거즈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신호탄이기도 했는데

약동님의 선임을 필두로 위드마이어 수석코치, 송지만 우타 타격코치, 진갑용 배터리코치 등 현장 요직에 외부인사들의 영입이 줄줄이 이어졌다.

기아 타이거즈의 내부 분위기가 정확히 어떨지는 알 수 없으나, 기존 언론에 노출된 바에 따르면 매우 경직적이고, 엄격한 분위기로 보인다.

이는 아무래도 타이거즈의 순혈주의가 만들어낸 분위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외부인사들의 영입을 통해 새로운 분위기를 갖길 기원한다.

약동님의 선임을 먼저 칭찬한 이유는 지금부터 프런트를 까기 위해서이다. 

19시즌부터 기아 프런트는 시즌 내내 줄곧, 프랜차이즈 스타들인 안치홍과 김선빈 둘 다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가 있고

시즌 내내 관련 기사들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기에 팬들은 어렵더라도 둘 다 지켜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안치홍의 충격적인 롯데 자이언츠의 이적으로 결론이 나고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조계현 단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을 차릴 것이라는 팬들의 생각과는 달리, 전권조차 실어주지 않은 직원을 협상 테이블에 앉혀놨으며

그 과정에서 별다른 신경조차 안 썼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까일만하다. 미국으로 넘어가서 외인들을 직접 보느니 뭐니 하는 와중에

정작 중요한 집토끼는 못 지키고 검증되지도 않고 추후 보강이 가능한 부분에 단장이 직접 매달렸다는 점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힘든 점이었다.

비록 안치홍이 19시즌 공인구의 여파와 과도한 벌크업으로 인해서 2루수로서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타이거즈 프랜차이즈라는 가치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고, 무엇보다 추후에 프랜차이즈 스타들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이다.

안치홍이 이적하고 난 후 그제서야 부랴부랴 김선빈이라도 잡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차렸으며 간신히, 천신만고 끝에야 김선빈이라도 붙잡았다. 

조계현 단장 정신 차리기 바란다. 팬들은 당신을 더는 신뢰하지 않는다.

프런트진에 대한 평가는 C+ 다, 마음 같아서는 F를 줘버리고 싶은데 약동님 선임과 얼마 전 브룩스의 상태가 매우 양호해보였기에 C+를 준다.

선발투수 라인업은 누가 뭐래도 양현종이 1선발이고 그 뒤가 문제인데 브룩스 - 가뇽 순으로 3선발을 구축할 것이며 

나머지 두 자리는 임기영, 이민호, 김기훈, 홍건희 등등 그 중에서 컨디션 제일 좋은 놈이 선발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니까 정말 한숨만 나오는 상황인데 어떻게 두 시즌을 연달아 잘 던지는 놈이 한 놈도 없는지...

4,5 선발들은 성적은 별로 기대 안 하니 이닝이라도 잘 먹어줬으면 좋겠다. 

불펜진 소모라도 최대한 줄여야 더블헤더가 많은 것으로 예상되어 유독 긴 시즌이 될 것 같은 이번 시즌을 조금이라도 잘 버틸 수 있지 않겠는가.

불펜진은 지난 시즌과 같이 하준영 - 전상현 - 문경찬  이 순으로 7,8,9이닝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며 임기준은 원포인트 릴리프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 투수가 빨리 무너지는 날에는 스윙맨이나 롱릴리프로 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선수들이 대기할 걸로 보인다.

시즌 초반에는 아마 김기훈이나 홍건희가 담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이후부터는 선발 경쟁 구도에서 탈락한 선수들이 메울 것이다.

패전처리조는 뭐 굳이 알아야하나? 누구든 가져다 쓰겠지. 이 팀은 항상 승리조 불펜이 문제였지 그 외는 늘 그렇듯 관심 밖이었다.

문제는 이제 안치홍이 빠진 타선이다. 사실 이 부분은 제대로 모르겠는데 제자리를 완전하게 꿰찬 놈이 그리 많지 않다보니 심히 고민이 된다.

그래서 사심을 듬뿍 담아서 한번 짜보았다.

1번 3B 박찬호

2번 SS 김선빈

3번 RF 터커

4번 DH 최형우

5번 LF 나지완

6번 1B 김주찬

7번 2B ???

8번 C 한승택

9번 CF 김호령

아마 이 타선에는 많은 조정이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이창진은 현재 허리 부상으로 이탈해있고

타격에서 매우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던 유민상이나 외부에서 데려온 이우성, 장영석, 나주환, 문선재 등 많은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기아 팬들의 관심이 큰 황대인이나 박진두, 그리고 이젠 애증의 대상이 된 최원준 등 유망주들도 즐비하니

제발 다 잘해서 대타든 대주자든 대수비든 뭐든 좀 나오길 바란다.

이번 시즌은 아무래도 가을야구는 기대하면 안 된다. 여태껏 쓴 프리뷰에 물음표가 많기 때문인데 이는 필자가 부족한 탓도 있지만

기아의 현 주소라고도 생각이 든다. 그냥 3년 동안의 약동 체제에서 어떤 야구를 할지 청사진을 그리는 단계라고 봐야하는데

문제는 큰 그림 그리려다가 캔버스 찢어지는 일은 없길 바란다. 설마 3년짜리 외국인 감독 선임인데 첫시즌에 모가지 날아가겠냐마는...

그래서 이번시즌 목표는 현실적으로 7위 이상적으로는 치열한 5위 싸움 끝에 6위로 잡아보고자 한다.

물론 순위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기대하는 것은 유망주들의 포텐이 터지기만을 개인적으로 바라고 있다.

제발 김호령은 2할 6푼만 쳐주길 바란다. 홈런은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2할 6푼만. 이 정도만 치면 중견수 자리는 무조건 니꺼다.

그리고 최원준은 제발 BQ 좀 장착하길 바란다. 빠따 돌리는 스킬 자체도 크게 나쁘진 않고 달리기도 빠른데 BQ가 딸리니 뭐든 허접하다.

나지완은 이번시즌을 끝으로 마지막 FA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차피 데려갈 팀은 없을거고 기아에서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제발 잘 좀 하자. 어차피 수비 못해서 시즌 좀 지나다보면 DH로 갈텐데 그래도 좋으니 타격만이라도 잘하자.

마무리는 갸한나.